재무통 경영진 교체에 빅 배스 분석..."불확실성 해소"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현대건설이 지난해 대규모 어닝쇼크를 기록했지만 증권가에서는 목표가를 올리고 매수 의견을 유지해 주목받고 있다.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을 중심으로 대규모 비용을 반영한 것이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건설은 작년 한 해 매출 32조6944억원, 영업손실 1조2209억원으로 전년(영업이익 7854억원)과 비교해 적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 23일 공시했다. 이 중 현대건설의 연결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의 영업손실은 1조2000억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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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현대건설 사옥 [사진=현대건설] |
이를 두고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대표 재무전문가인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사장)가 지난해 11월 취임하면서 이른바 빅 배스(Big Bath, 경영진 교체 시기에 진행하는 잠재 부실 처리)를 한 것이 현대건설 실적 악화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향후 부진을 털고 수익성 개선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하며 호평하는 것이다.
23일 NH투자증권은 현대건설에 대해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의 비용을 선제적으로 반영해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며 목표주가를 3만7000원에서 4만원으로 올렸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영업적자의 주요 원인은 현대엔지니어링의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현장이며 여기서 발생할 수 있는 비용의 대부분을 미리 반영했다고 판단한다"며 "이후의 수익성 개선을 고려해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올렸다"고 설명했다.
하나증권은 현대건설에 대해 "지난해 적자로 바닥을 확인해 주가 상승 여력이 커졌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3만6000원에서 4만원으로 상향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2024년 대규모 비용 반영으로 그동안 현대건설의 잠재적 비용반영 여지·규모에 대한 무지가 해소됐다"며 "지속적으로 마진을 깎아 먹었던 해외현장에서 비용 반영은 불확실성을 해소했다"고 밝혔다.
장문준 KB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건설이 20여 년 동안 영업적자를 기록하지 않은 것은 안정적인 실적 유지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소극적인 손실 처리로 인해 실적 턴어라운드가 번번히 지연되는 기업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혔다"며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이번 영업적자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적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그간 묻혀졌던 현대건설의 투자 포인트가 부각될 수 있다"며 "현대건설은 2024년말 기준 브릿지론 규모를 1.7조원까지 축소했고,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7·8호기 및 해외 SMR에 대한 노출도 역시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4만1000원으로 상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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