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택배노조, 출범식서 '폭행‧무단침입'…CJ대한통운 사태 데자뷔 우려

김형규 / 기사승인 : 2023-04-26 16: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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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CLS 캠프 앞에서 택배노조 출범식 단행
출범 첫날 일대 소동,대한통운 다음 표적 논란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이 쿠팡 택배노조 출범식 첫날부터 쿠팡 사유지를 무단침입하고 직원을 폭행하는 등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지난해 CJ대한통운 본사 불법점거와 폭력사태 등으로 얼룩졌던 택배노조의 불법 행위가 쿠팡에서도 데자뷔 현상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 쿠팡 배송센터 [이미지=쿠팡]

 

지난 24일 오전 택배노조는 서울 강남과 성남 분당, 고양 일산 등 세 지역의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배송캠프 앞에서 개인사업자인 쿠팡 택배기사 노조 출범식을 진행했다. CLS는 쿠팡의 물류배송 자회사다.

이날 택배노조 집행부는 야간까지 집회를 진행하며 욕설 등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이에 집회 현장에는 경찰 병력이 배치되고 CLS 직원들도 정문에 바리케이트를 설치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이날 집회는 결국 우려했던 폭력 사태로까지 번졌다.

경기 용인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신고된 집회시간 40분 전인 8시 50분경 택배노조 경기지부장 A 씨가 CLS 배송캠프 담을 넘어 쿠팡 사유지를 무단침입했다.

이 과정에서 A 씨는 본인과 노조원들의 침입을 막으려던 일부 CLS 직원들의 목을 조르거나 때리는 등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인근에서 대기 중이었던 경찰은 CLS 측의 피해 상황 등을 확인하고 A 씨를 현장에서 형사 입건했다.

이에 26일 택배노조는 "CLS는 법에 보장된 노동조합 활동을 하려던 지회장과 조합원들의 출입을 막으려 했고 상급단체 간부의 출입을 봉쇄했다"며 "물리적 충돌이 발생한 것은 유감이지만 해당 사건은 CLS 측이 부당노동행위를 했기 때문"이라고 사측에 책임을 돌렸다.

현재 A 씨는 CLS 직원과 배송 기사 등 5명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CLS 측은 그를 폭행, 사유지 불법점거와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CLS 관계자는 "택배노조는 그동안 택배 대리점주에 대한 불법적인 협박과 비노조 택배기사 폭행, 불법점거 등을 일삼고 쿠팡 사업장에 와서 불법 행위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에 모든 법적 조치 등으로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쿠팡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과 우체국, 롯데, 한진, 로젠에 이은 6번째 택배노조 지회다. 현재 CLS와 계약한 택배 대리점 소속 배송 기사 100여 명이 속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택배노조 CLS 지회로도 불린다.

이들은 지난 24일 집회에서 쿠팡이 자신들을 부당해고하고 분류 작업 전가와 다회전 배송에 따르는 장시간 노동, 프레시백 회수 업무 등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CLS 관계자는 "쿠팡은 분류전담인력 수천명을 운영하고 있고 로켓프레시백은 전문 설비와 인력을 통해 별도의 세척 과정을 거치고 있다"며 "개인사업자인 택배기사는 택배대리점과 위탁 계약을 체결하고 있음에도 노조는 CLS가 부당해고한 것처럼 허위 사실을 바탕으로 불법 선동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택배노조의 이번 CLS 사태가 지난해 CJ대한통운 사태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2022년 2월 10일 CJ대한통운 본사에 진입하는 택배노조원들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2021년 12월 28일 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 노조원 1600여명은 CJ대한통운이 사회적 합의를 따르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이들은 택배비 인상분의 공정분배와 과로사 방지 대책 이행 등을 사측에 요구했다.

파업을 이어가던 택배노조는 지난해 2월 10일 서울 중구의 당시 CJ대한통운 본사 사옥을 기습해 1층 로비와 3층을 무단점거하며 불법 농성을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본사 임직원 30여 명이 상해를 입었다.

이후 택배노조는 교섭 대상자인 CJ대한통운 대리점연합 측과 협상을 진행한 끝에 지난해 3월 2일 CJ대한통운본부 파업을 두 달여 만에 종료했다.

올해 택배노조가 CLS를 상대로 파업 등 투쟁을 이어간다면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하겠다는 쿠팡의 청사진에도 적신호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쿠팡은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연속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창사 이래 최대 연 매출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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