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중국 제약업계가 기술수출 중심의 외형 성장에 이어, 인공지능(AI) 기반 신약개발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며 글로벌 주목을 받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대형 기술이전 계약이 잇따르고 있으며, AI 플랫폼 상용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중국 증권사인 차이나포스트증권(China Post Securities)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기준 중국 제약업계의 기술수출 규모는 660억 달러로,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을 초과한 수준이다. 특히 지난 7월에는 영국 GSK가 장쑤 헝루이 제약과 12개 신약후보물질에 대한 125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해 중국 사상 최대 규모 기술수출 사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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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한 대학의 신약 실험실. [사진=연합] |
이 같은 흐름은 중국 정부의 정책적 드라이브와 맞물려 있다. 중국은 2025년 5개년 계획에서 AI 신약개발을 국가 핵심 우선과제로 지정, 관련 기업들의 R&D 투자가 늘고 있으며 규제도 점차 간소화되고 있다.
AI 기반 신약개발 기업 중 대표 사례로는 선전(深圳) 소재 XTalPi가 있다. 이 회사는 8월 6일, 하버드대 그레고리 버딘(Gregory Verdine) 교수가 설립한 DoveTree와 6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에 따라 DoveTree는 XTalPi가 AI 플랫폼을 통해 발굴한 신약후보물질을 상용화할 수 있는 독점 권리를 획득했고, 계약금 1억 달러 중 5,100만 달러가 이미 지급됐다. 이후 후보물질의 성과에 따라 최대 58억 9천만 달러의 성과급과 로열티가 추가로 지급될 예정이다.
XTalPi는 "AI+로보틱스 기술을 활용한 통합형 신약 발굴 플랫폼으로, 종양학·신경장애·대사질환 분야에서 약물 후보를 개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는 지난 6월, 중국 CSPC 제약과 AI 기반 항암제 포트폴리오 계약을 체결하고 5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화이자(Pfizer), 사노피(Sanofi) 등도 중국 AI 신약개발 스타트업과의 협업에 나서고 있다.
특히 사노피는 2024년 4월, 중국 헬릭슨 자회사와 17억 달러 규모의 AI 기반 자가면역질환 신약 후보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며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McKinsey & Company) 상하이 파트너 장팡닝(Fangning Zhang)은 “중국 기업은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AI 플랫폼과 약물 라이선스를 제공하고 있어 글로벌 제약사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파트너”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은 차세대 AI 신약개발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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