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 시장 중저가 강세 영향
국내에선 외이도염 논란 속 할인‧환불 중
글로벌 무선이어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샤오미에 밀리고 있다.
1위인 애플 에어팟 시리즈가 주도하는 세계 TWS(True Wireless Stereo, 무선이어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샤오미에 판매량 2위를 내주고 3위에 머물러있다. 국내에서 불거져 나온 갤럭시 버즈 프로의 외이도염 논란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TWS 시장의 중저가 제품군 강세에 삼성이 고전 중인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외이도염 논란에 삼성 측은 기기 이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며 할인‧환불 정책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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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무선이어폰 시장 점유율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갈무리] |
4일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글로벌 무선이어폰 시장 전망 보고서(Hearables Market Forecast)’에 따르면, 올해 TWS 시장점유율은 1위 애플 27%, 2위 샤오미 9%의 뒤를 이어 삼성전자가 7%로 3위에 위치해 있다.
삼성을 누른 샤오미의 ‘트루와이어리스이어폰2’와 ‘에어2’ 등은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제품이다. 다른 샤오미 제품과 마찬가지로 프리미엄을 추구하기보다는 저렴한 가격과 적당한 품질의 가성비를 좇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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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오미 홈페이지의 무선 이어폰 제품 설명 [샤오미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
특히, 지난해부터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군 판매량이 줄어들고 중저가 제품 위주로 소비자가 몰리기 시작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중저가 제품 중심으로 소비가 이뤄졌다. 이 같은 흐름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를 지향하는 삼성이 가성비의 샤오미에 밀리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1위를 지키고 있는 애플 역시 지난해 31%에 비해 점유율이 다소 감소했지만 “불경기에는 1위만 살아남는다”는 업계 통설대로 애플 에어팟만이 프리미엄 TWS로는 중저가 제품들을 상대할 수 있었다.
이대로라면 글로벌 무선이어폰 시장에서 삼성이 당분간 자사 하만그룹이 보유한 외국계 브랜드들로 점유율을 유지하는 방법이 최선이라는 업계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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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럭시 버즈 프로 [삼성전자=연합뉴스] |
삼성의 고급형 무선이어폰인 갤럭시 버즈 프로는 최근 국내에서 외이도염 논란으로도 3개월 가까이 골머리를 앓아왔다.
지난 9일에는 중국 국영방송 CCTV에서도 “삼성 신형 무선 이어폰이 귀에 염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보도돼 논란이 해외로도 번졌다.
외이도염이란 귓바퀴에서 고막 까지 연결된 통로인 외이도에 화농균이 침입해 생기는 염증이다. 귓구멍이 덥고 습한 상태로 오래 밀폐된다면 발병하기 쉽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삼성의 갤럭시 버즈 프로가 채택한 구조인 ‘커널형’ 이어폰의 경우 다소 헐거운 오픈형과는 달리 차음성을 위해 귓속을 완전히 밀폐하는 고무 이어팁(ear tip)을 사용한다. 이는 장시간 사용 시 귓속을 외이도염에 취약한 상태로 만든다.
같은 커널형 구조 이어폰인 애플의 에어팟 프로 역시 외이도염 증상에서 완전하게 자유롭지 않지만 갤럭시 버즈 프로는 유독 그 발병 호소 건수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삼성전자 공식 판매 사이트 삼성닷컴에서는 갤럭시 버즈 프로와 무선충전 솔로(무선 충전기)를 함께 할인해서 판매하는 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외이도염 논란에 대해 “발매 전 안전 기관의 검증을 거친 만큼 기기에는 이상이 없다”며 “다만 고객 케어 차원에서 염증 발병 호소 고객에겐 진단서 지참 시 환불 처리와 치료비 지원 등을 실시 중”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삼성의 갤럭시 버즈 프로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최근까지 순조롭게 판매 중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가전 전문 유통업체 관계자는 “온라인상에서 귓병 논란이 끊이지 않지만, 막상 매장에서는 삼성의 인지도가 막강해 판매가 잘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스마트폰 점유율이 아이폰 아니면 갤럭시 양강 구도로 좁혀지는 국내 시장 특성상, 무선이어폰 역시 어차피 에어팟이 아니라면 갤버즈를 구매한다”고 말했다.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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