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조사단 권고사항 충실히 이행할 것"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지난 9월 초 국내를 강타한 태풍 ‘힌남노’에 따른 피해로 2조 원 이상의 매출 감소를 겪은 것으로 추산됐다.
침수 피해를 입은 공장 전체의 재가동은 내년 1분기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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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22일 포항제철소 스테인리스 1냉연공장에서 직원들이 진흙을 제거하고 있는 모습 [사진=포스코 제공] |
산업통상자원부는 포항 수해 이후 구성한 민관합동 ‘철강수급조사단’으로부터 지난달 말 보고받은 조사 중간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총 10명으로 구성된 조사단은 사전 준비 회의와 3차례의 현장조사를 통해 피해 상황 확인과 복구계획을 점검하고 수급 차질 대응계획 점검 등을 진행했다.
조사단은 태풍 피해의 직접적 원인에 대해 강한 집중 호우에 따른 도심하천(냉천) 범람으로 침수가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포항제철소 2‧3문 쪽으로 하천수가 집중적으로 유입돼 수전설비(154KV)가 물에 잠겼고, 정전으로 고로‧파이넥스‧코크스‧제강설비 등을 포함한 선강 설비의 가동이 중단됐다.
이와 함께 압연 라인 침수로 각종 전기와 제조시설이 마비되고 화재까지 발생했다.
조사단은 이번 침수 피해로 포스코 매출이 2조 400억 원 줄어든 것으로 추산했다. 또 포스코에 납품하는 기업들은 2500억 원 규모의 매출 감소를 겪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침수 이후 전체 공정의 가동을 중단하고 순차적으로 복구작업을 진행한 결과, 현재 상공정은 정상화된 상태이며, 하공정은 지난 10일 기준 18개 제품공장 중 6곳이 복구를 마쳤다.
연내 9개 공장이 추가로 가동될 예정이다.
조사단은 내년 1분기까지 STS 1냉연공장과 도금공장 등 나머지 2개 공장이 재가동을 마치면 포스코 제품생산 설비가 피해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1후판공장은 아직 복구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
전기강판‧선재‧STS 등 포항제철소에서만 생산하는 3개 품목을 중심으로 수급 차질이 우려됐으나 광양제철소 전환생산과 국내 협력 생산, 수입 등으로 긴급 대응해 현재까지 철강재 시장에서 수급 문제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와 시장 재고량 등을 고려할 때 주요 설비가 복구되는 연말까지 수급 관련 이슈 발생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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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1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민관합동 철강수급조사단 중간결과 발표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포스코는 국내 공급사‧협력사에 대해 1707억 원 규모의 유동성을 지원하고, 침수로 매출 피해를 입은 기업에 대해 수출을 주선하는 등 협력기업 지원방안을 시행 중이다.
다만 조사단은 2열연 등 향후 설비 복구 일정 지연 여부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대체 생산·공급을 추진 중인 ‘LNG운반선 화물창용 스테인레스’의 진행 상황을 긴밀히 주시하기로 했다.
조사단은 이번 수해 대응 과정에서 미진한 점이 확인된 포스코의 배수시설과 자가발전설비 등에 보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하천 범람으로 인한 침수 가능성을 고려한 배수 체계 개선이 필요하고, 주요 외부 유입수 예측지점에 차단벽 등 구조물 설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포스코가 이번 수해 대응의 경험을 반영해 재난 대비와 복구, 시장 보호 등을 포함하는 기업활동 지속 전략(BCP)을 수립할 것을 권고했다.
설비 복구 완료 이후에도 핵심 설비나 부품의 침수‧화재 영향이 추후 나타날 가능성에 대해 철강 부문 당기 매출과 무관하게 지속적인 설비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도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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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9월 17일 침수 피해를 크게 입은 포항제철소 압연지역(후판공장) 지하에서 직원들과 함께 토사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제공] |
조사단은 내달 말 활동 종료 시까지 BCP 수립 권고내용을 구체화하고 향후 설비 복구 진행에 따라 수급 통계 분석을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포항시를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해 긴급 경영안정 자금, 재해예방 인프라 구축 등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포스코가 복구계획에 따라 차질없이 복구하고 향후 재해 예방에 힘쓸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발표에 대해 “연말까지 전 제품에 대해 생산을 재개해 시장수요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도록 포항제철소 수해 복구를 차질없이 진행 중”이라며 “국내 고객사 전수조사 등을 통한 품목별 수급 안정화 대책 시행으로 국내 수급 영향은 미미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유사사례 재발 방지를 위한 조사단 권고사항인 BCP 수립에 대해 기존 재난대응 체계를 점검‧보완하는 등 충실히 이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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