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연체율 리스크 상승...당국 규제에 수익성 악화 가능성
[메가경제=노규호 기자] 롯데카드가 보유한 팩토링 채권에서 20억원 가량의 연체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용평가사는 롯데카드가 대손충당금을 추가 적립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일각에서는 외형 확장을 위한 지나친 대출자산 증가가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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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금융권과 신용평가사에 따르면 롯데카드에서 786억원 규모의 팩토링 대출 부실이 발생했다. [사진= 롯데카드] |
27일 금융권과 신용평가사들에 따르면 롯데카드에서 786억원 규모의 팩토링 대출 부실이 발생했다. 팩토링은 매출 채권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기업평가는 보고서에서 “해당 채권은 소매 렌탈사에 대한 단일 채권”이라며 “올해 1월말 기준 잔액은 786억원”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연체 발생이 금융 사고에 의한 부실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며 “롯데카드가 2024년 결산 시 375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추가 적립할 예정”이라고 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채권 잔액 786억원 중 실제 연체가 발생한 금액은 20억 가량”이라며 “카드사 업황이 비우호적인 측면이 있기에 꾸준히 모니터링 중”이라고 밝혔다.
한기평도 “외형 대비 연체 규모 등을 감안하면 재무부담은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며 “다만 향후 해당 팩토링 채권이 3개월 이상 연체돼 고정 이하로 분류될 경우 충당금 적립률(대손충당금/고정이하여신)도 상당 폭 저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작년 9월말 롯데카드의 팩토링 채권 잔액은 총 6326억원으로 총 자산의 2.6%를 차지했다. 자동차 할부금융을 주로 취급하는 타 전업 카드사와 달리 기업금융(팩토링 포함) 취급 비중이 높은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특히 팩토링 채권 내 거액여신 비중이 높아 부실여신에 대한 손실 인식 및 건전성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전체 수익 대비 카드론 비중도 만만찮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롯데카드의 전체 수익(6660억원) 대비 카드론 수익(1785억원) 비중은 26.8%에 달한다. 가맹점수수료 수익이 585억원임을 고려하면 카드론 수익이 3배가 많은 것이다.
일각에서는 MBK파트너스에 매각된 롯데카드가 재매각을 위해 대출자산을 늘리는 등 몸집 불리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 31일 롯데카드 수시검사에 착수하면서 대출 부실을 비롯한 외형 확장 절차 점검에 나섰다. 내부통제 절차의 미비점 또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롯데카드의 기업금융 취급 규모가 타사에 비해 높은 수준인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외형적인 규모를 키운다고 해서 순자산가치가 올라가는 게 아닌 만큼 기업가치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기평은 “지난 14일 가맹점수수료가 인하됨에 따라 신용판매자산의 채산성이 저하된 가운데 비신용판매자산의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롯데카드의 팩토링 채권, 부동산PF, 카드론 등 비신용판매자산의 규모 및 건전성 추이를 지속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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