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삼성·키움도 선방...신한투자·대신은 부진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줄줄이 한 해 누적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진입하는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한국투자증권이 3분기 만에 누적 영업이익 1조원 선을 넘어선 데다, 세 곳의 증권사에서도 9000억원 대의 누적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사실상 1조 클럽 달성이 유력하다.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이 많아진 만큼 거래 수수료 수익이 급증했고,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채권운용 이익이 늘 경우 최대 7곳까지 ‘1조 클럽’의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면 1300억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한 신한투자증권과 보유 상품 평가손실이 발생한 대신증권은 상반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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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1조1587억원을 기록하면서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먼저 영업이익 1조를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21% 늘어난 3835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도 3307억원으로 72.1% 증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3분기 누적 영업이익 9145억원을 달성해 연말까지 영업이익 1조원 진입이 유력하다. 3분기 영업이익은 3708억원이고 순이익은 2901억원이다. 삼성증권은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9949억원을 기록하며 마찬가지로 1조 클럽 가입을 목전에 뒀다. 영업이익은 3241억원이며, 순이익은 2403억원이다. 누적 영업이익도 9949억원에 달했다.
키움증권은 3분기 영업이익은 2680억원, 순이익 2116억원을 기록했고 누적 영업이익은 9180억 원이다. 키움증권까지는 올해 영업이익 1조 클럽 달성이 무난할 전망이다.
반면 신한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은 다소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발생한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의 1300억원 규모 운용 손실로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 감소한 215억원을 기록했다. 순손실도 168억원에 달한다.
대신증권은 3분기 영업이익이 3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4% 줄었다. 순이익은 32억원으로 85.6% 급감했다. 누적 영업이익은 1129억원이다. 대신증권 측은 "일 평균 거래대금 감소로 리테일이 부진했다"며 "분기 말 보유상품 평가손실로 인해 트레이딩 성과가 저조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호실적을 이끈 것은 ‘서학개미(미국 주식 소액 개인 투자자)’들이었다. 국내 주식의 경우 수수료 수익이 부진했지만 미국주식 열풍이 효자 노릇을 한 셈이다.
실제 해외주식 투자자를 많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은 해외주식 수수료로 올해 3분기에만 각각 709억원, 508억원을 번 것으로 나타났다. 각각 전년 대비 수익이 148%, 79% 증가한 수준이다. 키움증권의 경우에는 3분기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79.4%(524억원) 급증했다. 올해 3분기 해외주식 일평균 거래대금은 1조5000억원 가량으로 1년 전에 비해 8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정책금리 인하로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채권‧파생금융상품 관련 운용손익이 증가했으며 국내 거래대금 감소에도 불구하고 해외주식 고객 자산의 꾸준한 증가로 해외주식 관련 수탁수수료 수익이 늘었다”며 “기업금융 부문에서도 전분기 대비 소폭 감소하긴 했지만, 전년 동기보다는 우수한 IB 관련 수수료 수익이 증가세를 계속 시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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