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자 없는 치킨 전쟁?…BBQ‧bhc, 손해배상‧상표침해 소송서 각각 승자 주장

김형규 / 기사승인 : 2023-01-13 17: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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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박현종 bhc 회장 BBQ에 28억 원 배상하라”
BBQ의 bhc ‘황금올리브’ 상표권 침해 주장 기각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BBQ‧bhc가 손해배상책임과 상표권침해금지 소송에서 각각 승리를 주장하며 패자 없는 ‘치킨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13일 법원에선 BBQ가 bhc 매각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점포 수 부풀리기' 논란의 책임이 박현종 bhc 회장에게 있다는 취지의 판결이 나왔다. 한편 BBQ가 bhc의 ‘블랙올리브 치킨’에 대해 자사 상표권 침해와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제기한 주장은 같은 날 기각됐다.
 

▲ bhc, BBQ 각사 CI

 

서울고등법원 제18민사부(가)는 13일 오후 지난 2021년 1월 BBQ가 박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약 72억 원대 규모의 손해배상청구소송 항소심 판결에서 피고의 선관주의의무 위반행위 및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다.


이날 법원은 박 회장이 BBQ등 원고에게 약 28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BBQ 관계자는 “기존 1심 판결을 뒤집을 수 있는 2013년 bhc 매각과 관련 박 회장의 업무기록을 디지털포렌식 분석을 통해 BBQ가 복구한 것이 판결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BBQ는 지난 2013년 6월 당시 자회사였던 bhc를 미국계 사모펀드 CVCI(현 TRG)에 1130억에 매각했다.

하지만 매각 직후 CVCI는 계약 하자를 주장하며 약 100억 원의 잔금을 지급 거절했다. 이듬해인 지난 2014년 9월 국제상공회의소(ICC) 산하 국제중재법원에 200억 원 규모의 손해 배상 분쟁을 신청했다.

당시 CVCI측은 BBQ가 진술 보증한 bhc 점포 수 등이 사실과 다르다며 계약서의 진술 보증조항을 근거로 거액의 손해배상 분쟁을 진행했다.

이에 대해 BBQ 관계자는 “지난 2013년 6월경 bhc 매각과 동시에 bhc 매각업무를 주도한 박 회장을 비롯한 담당자들이 관련 자료와 함께 이미 bhc로 이직한 상태였기 때문에 BBQ는 속수무책으로 손해배상책임을 떠안을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BBQ에서는 이와 같은 손해배상책임이 지난 2013년 6월 bhc 매각 당시 이를 기획하고 모든 과정을 주도했던 박 회장에게 있다고 보고 그를 대상으로 구상권 성격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BBQ 관계자는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으나 박 회장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해준 재판부의 판결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재판부의 이번 판결에 대해 bhc는 상고장을 제출하고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bhc 관계자는 이에 대해 “판결문을 받아 본 뒤 등기이사 중 하나로 등재된 것만으로 책임을 물어야 하는 건지 등 명확하게 확인하겠다”며 “향후 대법원 상고를 통해 잘못된 부분은 1심과 동일하게 반드시 바로 잡힐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양사의 상표권 소송에선 사실상 bhc가 승소했다.

13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62민사부(부장판사 이영광)는 bhc의 ‘블랙올리브 치킨’ 사용 표장 사용 행위가 자신의 상표권 침해와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제기한 BBQ의 주장에 대해 모두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지난 2020년 BBQ는 bhc가 출시한 블랙올리브 치킨이 자사 ‘황금올리브치킨’의 상표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상표권침해금지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bhc는 “올리브와 치킨은 친숙한 식재료로 ‘올리브치킨’이 올리브‧올리브오일을 사용한 치킨 요리를 지칭하는 것으로 사용되고 있어 특정인의 독점이 불가능한 식별력 없는 단어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BBQ가 중점적으로 사용한 것은 황금올리브치킨이므로 사용하지도 않은 '올리브치킨'만에 대한 식별력을 취득했다고 볼 수도 없다는 게 bhc의 설명이다.

이날 재판부는 올리브치킨은 특정인이 독점할 수 없는 식별력 없는 단어로 실제 제품에서도 확연히 다른 제품 특성으로 인해 소비자의 혼동은 발생하지 않아 상표권 침해 행위 혹은 부정경쟁행위에 전혀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bhc의 손을 들어 줬다.

아울러 bhc의 블랙올리브치킨은 그 원료가 실제 ‘블랙올리브’이기 때문이지 다른 의도가 없다는 bhc의 주장도 인정했다.

bhc 관계자는 “이번 판결로 또다시 BBQ의 주장이 무리한 것이라는 점이 확인됐다”며 “앞으로도 bhc는 경쟁사의 어떠한 억지 주장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판결에 대해 BBQ 관계자는 “올리브치킨 명칭은 BBQ에서 지난 18년간 사용해 오며 비용‧노력 등을 투자했기에 BBQ 대표 브랜드라고 생각한다”며 “몇 가지 증거를 더 채택해 바로 항소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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