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조작국 피한 한국, 환율조작국이 뭐기에

이필원 / 기사승인 : 2017-10-18 11:4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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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 이필원 기자] 1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가 오늘 10월 환율보고서를 발표하면서 한국을 지난 4월에 이어 관찰대상국으로 분류했다. 당국은 환율조작국 지정을 피했다는 것에 안심하는 분위기다. 지난 14일 워싱턴 D.C에서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양자면담을 하고 온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환율조작국 지정 고비를 넘긴 데 대해 "급한 불은 껐다"고 표현했다.


환율조작국이란 한 나라의 화폐를 다른 나라 화폐로 바꿀 때 적용하는 비율인 환율을 인위적으로 국가가 조작한다는 것이다. 각 나라의 화폐 단위는 서로 다르므로 환율계산이 필요하다. 지난 2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위안화를 사용하는 중국이나 엔화의 일본 등 미국에 수출을 많이 하는 나라들이 더 많이 팔려고 일부러 자국의 화폐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환율조작국 지정은 미국 재무부에서 하고 있는데 요건은 ▲대(對)미 무역흑자가 200달러 이상 ▲해당 국가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국내총생산(GDP) 3% 이상 ▲해당국 통화가치 상승을 막기 위한 일방적·반복적 외환시장 개입이다.


경상수지란 국가 간 거래에서 상품의 수출과 수입의 차액 수지(수입과 지출), 서비스 거래 관계가 있는 수입과 지출의 차액 수지, 투자의 결과로 발생한 수입과 지급의 차액 수지, 송금·기부금 등의 대가 없이 주고받은 거래의 차액 수지를 말한다.


1988년 이미 우리는 저달러·저유가·저금리의 '3저'호황을 누리며 경상수지흑자가 140억 달러를 초과하던 시절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된 적이 있었다. 당시 원화가치가 급격하게 올라가서 저가에 의존하던 수출경쟁력이 큰 타격을 입었고 이듬해인 1989년 경상수지흑자가 50억달러로 줄어들었고 대미무역도 30% 감소했다.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된 후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큰 영향 없을 것'과 '대미수출 악화'의 견해가 갈린다.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는 측에서는 현재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돼도 과거와 같이 큰 충격은 주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미국 교역촉진법에 따라 1년간 양자협의를 하고 그 이후 고쳐지지 않으면 미국은 대외원조 관련 자금지원 금지, 정부 조달계약 금지, IMF협의 시 추가 감시요청 등의 조치를 취하게 되는데 우리나라는 여기에 해당 사항이 별로 없고 규모도 크지 않다는 것이다.


'대미수출 악화'로 보는 측에서는 미국에 대한 수출 실적 악화로 국내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특히 정부의 환율에 대한 적절한 개입 수단이 없어지면서 투기 세력에 의한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이번 미 재무부의 보고서는 한국에 대한 정책 조언으로 국내수요 활성화 필요성을 언급하고 외환시장 개입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국제적 평판의 악화와 수출기업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피하는 것이 상책이라는 것은 전문가 사이에서도 이견이 없다. 급한 불은 끈 한국이 미국의 관찰대상국 시선에서 어떻게 대응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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