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장찬걸 기자]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이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중공업이 인수전 불참 의사를 공식 통보함에 따라 현대중공업이 인수후보자로 최종 확정됐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12일 "삼성중공업은 대우조선 인수제안 요청에 대해서 지난 11일자로 참여의사가 없음을 공식적으로 통보해 왔다"며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이 인수후보자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31일 대우조선의 최대주주인 산은은 현대중공업과 매각 추진을 위한 기본합의서를 체결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이 계열 조선사를 총괄하는 조선통합법인을 출범시켜 산은이 보유한 주식 전량을 출자받고 통합법인은 다시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구조다.
![DSME 대우조선해양 [사진=연합뉴스]](/news/data/20190212/p179565862207430_229.jpg)
당시 산은은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쪽과 대우조선 매각 협상을 진행한다는 방침에 따라 삼성중공업에도 인수제안서를 보냈다. 인수의향자를 미리 확보한 상태에서 공개입찰을 진행하는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이었다.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란 회생기업이 인수의향자와 공개입찰을 전제로 조건부 인수계약을 맺는 방식을 말한다. 회생기업은 인수의향자를 확보한 상태에서 공개입찰을 하는데, 응찰자가 없으면 인수의향자가 최종 인수예정자로 확정된다.
반면 더 나은 조건을 낸 응찰자가 있으면 기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이 제도 도입 이전에는 이 같은 과정 없이 공개입찰을 했다. 스토킹 호스는 원래 사냥꾼이 몸을 숨기고 사냥감에 접근하기 위해 위장한 말을 의미한다. '들러리'라는 뜻도 있다.
산은이 보낸 입찰의 회신 기한은 오는 28일까지였지만 삼성중공업은 조기에 불참 의사를 밝혔다. 전문가들은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조선업을 키울 의지가 강하지 않다는 점 등을 들어 삼성중공업이 불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중공업의 불참으로 현대중공업이 인수후보자로 최종 확정됨에 따라 산은의 대우조선 매각 작업도 속도를 내게 됐다.
산은은 다음달 초 이사회 승인을 거쳐 현대중공업과 본계약을 체결하고 확인 실사 등의 제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의 포기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은 급물살을 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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