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전격 사임…수능 5개월 앞두고 수능관리 비상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3-06-20 01: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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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모평 관련 책임지겠다…수험생·학부모께 심려 끼쳐 죄송"
모평 탓 사퇴는 최초…후임 원장 인선에 두 달 정도 걸릴 듯
尹 수능 발언에 교육부 대입국장 경질 이어 평가원 감사 예정
9월 모평부터 난도 하락 예상…이주호 "킬러문항 없애도 변별력 가능"
킬러문항 줄고 '준 킬러문항' 늘 듯…'물수능' 논란 피할지도 주목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이규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19일 전격 사임 의사를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공정 수능’을 직접 언급한 지 나흘만이다.


평가원에 따르면 이 원장은 6월 모의평가 결과에 책임을 지고 이날 전격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 이규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원장이 19일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은 지난 3월 2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이 원장의 모습. [세종=연합뉴스]

평가원장이 수능을 앞두고 모의평가 결과 때문에 사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12대 원장인 이 원장을 포함해 역대 평가원장 중 3년 임기를 모두 채운 사례는 4명뿐이다.

이 원장은 이날 평가원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6월 모의평가와 관련해 기관장으로서 책임을 지고 사임하기로 했다”며 “오랜 시간 수능 준비로 힘들어하고 계신 수험생과 학부모님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이어 “2024학년도 수능의 안정적인 준비와 시행을 위한 것”이라며 “평가원은 수능 출제라는 본연의 업무에 전념해 2024학년도 수능이 안정적으로 시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연세대 교육학과 교수 출신인 이 원장은 지난해 3월 취임했으며 임기는 2025년 2월까지였다.

후임 원장 선임에는 2개월가량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원장의 전격 사퇴는 윤 대통령이 최근 ‘공정 수능’ 출제 기조를 직접 언급한 뒤 교육부 대입 담당 국장을 경질한 가운데 나왔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부터 교육개혁 추진 상황을 보고 받는 자리에서 ‘공교육 과정 밖 수능 출제 배제’라는 ‘공정 수능’을 지시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공교육 교과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의 문제는 수능 출제에서 배제해야 한다”며 대통령으로선 이례적으로 수능 출제를 직접 언급했다.

이 ‘공정 수능’ 지시의 파장은 이후 교육부 담당국장 경질, 평가원 감사 방침, 나아가 이날의 평가원장 사퇴로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문제는 수능을 불과 5개월 앞둔 민감한 시점에 출제 방향 전환에 대한 지시가 갑작스럽게 나왔고 급기야는 수능 출제기관의 최고 책임자가 사임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 국민의힘과 정부는 19일 국회에서 학교교육 관련 당정협의회를 열고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이른바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 출제를 배제하고 수능의 적정 난이도 확보를 위해 출제 기법 등을 점검하기로 했다. 당정은 또 학생들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는 차원에서 문재인 정부에서 폐지키로 결정했던 자사고, 외국어고, 국제고를 존치하기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9일 국회에서 열린 ‘학교 교육 경쟁력 제고 및 사교육 경감 관련 당정 협의회’에서 ”(수능의) 적정 난이도가 확보되도록 출제 기법을 고도화하기 위한 시스템을 점검하는 등 교육부 수장으로서 모든 가능한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그간 논란이 돼 온, 공교육에서 다루지 않은 소위 ‘킬러 문항’은 시험의 변별성을 높이는 쉬운 방법이지만, 이는 학생들을 사교육으로 내모는 근본 원인이었다”고 킬러 문항을 직접 지적하기도 했다.

변별력을 갖추는 공정한 시험이 돼야 한다고 윤 대통령이 강조한 데 이어 이 부총리가 이날도 ‘적정 난이도’를 언급한 터라 올해 수능 난이도가 예년보다 높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18년 말 시행된 2019학년도부터 지난해 2023학년도까지 출제된 수능은 비교적 어려운 편에 속했다.


특히 올해 수능은 물론 평가원 주관 9월 모의평가에서도 킬러 문항은 자리를 잡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 ‘킬러 문항’ 자리는 ‘준 킬러 문항’이 대신하면서 올해는 ‘불수능’ 논란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이 부총리가 이날 “공교육 과정 내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은 출제를 배제하겠다”고도 강조한 점을 감안하면 현재 50% 수준인 EBS 교재와의 연계율이 다시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응용력을 평가하기 위한 시험 출제에서 과연 어디까지를 ‘공교육 과정 범위 내’라고 봐야할지에 대한 논란이 일 수도 있다.


하지만 수능을 5개월여 앞둔 시점에 나온 이러한 출제 지침 변화에다 평가원장의 중도 사퇴로 수험생의 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물수능’ 논란이 일어나지 않을지가 관건이다. 평가원이 킬러 문항을 피하려다가 변별력을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육부는 킬러 문항을 배제하면서도 적정한 난이도를 확보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이 부총리는 이날 킬러 문항을 없애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충분히 가능하다”며 “대학 교수도 풀지 못할 정도로 문제를 배배 꼬는 사안이 많았는데, 이런 것들은 정말 없어져야 한다. 그런 문제로 손쉽게 변별력을 확보하는 논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충분히 좋은 평가자들이 좋은 문항을 개발하면 얼마든지 변별력이 가능하고 이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과연 교육부가 수능 5개월을 앞두고 평가원장 사퇴까지 나은 수능 출제 기조 변화에 대한 수험생들의 불안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지, 또 올해 수능에서 ‘출제기법을 고도화’해 킬러 문항을 배제하면서도 적정한 난이도를 확보하는 뾰족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자료=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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