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6700억 전력설비 입찰 담합 파문…전력기기 '빅2' 임원 구속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1-13 08:42:03
효성중공업·HD현대일렉트릭 연루 정황 드러나며 업계 전반 수사 확산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한국전력공사가 수년간 발주한 대규모 전력설비 입찰 과정에서 담합을 벌인 혐의를 받는 효성중공업과 HD현대일렉트릭 소속 전력기기 업체 임직원들이 구속됐다. 

 

수천억원 규모의 공공 입찰에서 조직적으로 낙찰 물량을 나눠 가진 정황이 드러나면서 전력기기 업계 전반으로 수사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효성중공업 상무 최모씨와 현대일렉트릭 부장 정모씨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들은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약 8년간 한국전력이 발주한 가스절연개폐장치(GIS) 구매 입찰에서 사전에 낙찰 물량과 순서를 합의한 뒤 차례로 낙찰을 받아온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입찰은 일반경쟁 및 지역 제한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전체 규모는 약 6700억원에 달한다.

 

GIS는 발전소와 변전소에 설치돼 과도한 전류를 신속히 차단해 전력 설비를 보호하는 핵심 장치로, 국가 전력망 안정성과 직결되는 중요 설비다. 

 

검찰은 이 같은 담합 행위로 낙찰가가 인위적으로 상승했고, 그 부담이 전기요금 인상 등으로 전가돼 소비자 피해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앞서 검찰은 담합 구조를 기획하고 업체 간 조율을 맡는 이른바 '총무' 역할을 한 혐의를 받는 LS일렉트릭 전 실장 송모씨와 일진전기 고문 노모씨를 이미 구속 기소한 바 있다.

 

이번 추가 구속으로 관련 업체 전반의 조직적 개입 여부와 윗선 개입 가능성까지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또 앞서 사건을 조사한 공정거래위원회는 해당 담합 행위에 대해 시정 명령과 함께 총 39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효성중공업을 포함한 전력기기 업체 6곳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이들 업체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실시해 본격적인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력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는 가운데 공공 발주 시장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이번 사건이 전력기기 업계의 거래 관행과 내부 통제 시스템 전반에 적잖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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