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는 국가 전략산업"…병협, 필수의료 회복 청사진 제시

김민준 기자 / 기사승인 : 2026-06-24 10: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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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재정 한계 지적·국가재정 투입 확대 요구
전공의 수련 강화·지역의료 회복 방안 제안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필수의료는 더 이상 건강보험 재정만으로 유지할 수 없다."

 

대한병원협회가 필수의료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규정하며 국고 지원 확대와 국가 책임형 전공의 수련체계 구축을 촉구했다. 의료계는 필수의료 붕괴와 지역의료 공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건강보험 중심 지원체계만으로는 한계에 도달했다고 진단했다.

 

▲대한병원협회가 지난 23일 유경하 제43대 대한병원협회 회장 취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메가경제]

 

대한병원협회는 지난 23일 유경하 제43대 대한병원협회 회장 취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유 회장은 "의정갈등 이후 의료현장은 여전히 정상화의 길을 찾고 있고, 지역과 필수의료는 심각한 인력난과 경영난을 겪고 있으며, 저출산·고령화와 AI 등 디지털 기술 발전이 의료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집행부 운영의 핵심 가치로 병원계 상생 필수의료 회복 회원병원 안전망 구축 미래의료 혁신 전공의 육성 등 5대 과제를 제시했다.

 

집행부의 가장 큰 현안으로는 필수의료 위기를 꼽았다. 유 회장은 분만과 소아, 응급, 중환자 진료의 경우 국민 생명과 직결되는 영역이지만, 현재 수가체계와 인력구조만으로는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을 지적했다.

 

특히 코로나19 시기 소아청소년과 의원의 상당수가 폐업하고, 전공의 지원율 역시 과거 100% 수준에서 최근 10%대로 급락한 상황인 소아청소년과 붕괴를 대표적 사례로 언급하며, 국가와 사회가 그 가치를 정당하게 평가하고 충분히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수의료 지원을 위해서는 건강보험 재정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유인상 대한병원협회 부회장 겸 제1보험위원장은 "의료는 국방과 마찬가지로 국가 전략사업"이라면서 "건강보험 재정만으로 유지·운영하라는 방식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고 지원금이 30~50% 수준인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는 아직 20% 이내에 머물고 있다"면서 환산지수와 상대가치 개편뿐 아니라 국가 차원의 별도 재정지원 체계가 필요하며, 지역의료 활성화를 위해서는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참여도 확대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필수의료 개념 자체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현재 정책이 사망 예방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필수의료 용어를 굳이 사용한다면 실제 의료행위 중심으로 정의해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김우경 대한병원협회 제1정책위원장은 "특정 진료과를 필수의료라고 규정하는 접근은 한계가 있고 진료과별 이기주의에 매몰될 수 있다"면서 "응급개두술, 응급제왕절개, ECMO 치료, 중증외상 수술 등 실제 의료행위 중심으로 정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사망 예방에만 의료 정책이 집중돼서는 안 된다""중증 장애 예방(마비, 실명, 척수손상, 뇌손상 등)과 고난도 수술(장기이식과 암수술, 고위험 뇌수술 등) 역시 필수의료 범위에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뇌동맥류와 같은 질환은 파열 전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생애주기별 검진 프로그램을 통해 예방 중심의 국가 지원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뇌혈관 질환 조기 발견을 위한 국가검진 확대 필요성도 언급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과 관련해서는 상급종합병원만 생존하는 구조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특히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전문병원 지역병원이 각각의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면서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의료전달체계의 균형 발전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우리가 의료기관 종별의 역할에 적합한 지표를 만들어서 보건의료 관련 법안을 선도적으로 제시함으로써 각 의료기관들이 서로 협력할 수 있도록 병원들과 대화를 지속 및 확대해 나가고 있음을 밝혔다.

 

전공의 수련체계 개편도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병원협회는 의정갈등 이후 전공의가 단순 노동력인지, 교육을 받는 수련생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련비용을 국가가 부담하는 방식의 공공 주도 수련체계 구축 필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전공의 교육을 국가가 직접 지원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변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경하 대한병원협회 회장은 "훌륭한 의사를 양성하는 것은 국가가 책임져야 할 영역"이라면서 "67년간 병원협회가 담당해 온 전공의 수련 체계를 더욱 체계화하고 책임 있게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의료사고 배상공제조합 설립도 추진 과제로 제시됐다. 병원협회는 회원 병원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실질적인 보장을 제공할 수 있는 병원 맞춤형 공제모델을 검토하고 있으며, 사업 타당성과 운영 범위 등을 검증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병원협회는 이 같은 필수의료 문제 개선을 위해 향후 필수의료 별도 지원체계 마련, 공공정책수가 확대, 지역의료 강화 정책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기능 중심 의료전달체계 개편안도 마련해 정부와 국회에 선제적으로 제안할 계획이며, 수련교육본부 조직을 확대 개편하고 수련환경 개선과 평가·교육 품질관리 기능을 강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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