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바운드 변수 직면한 여기어때…환율·외화유출 부담 속 전략 시험대
[메가경제=정호 기자] 놀유니버스가 정부 정책 전환과 맞물려 인바운드 사업 수확기에 들어설 채비를 마쳤다.
4일 여행 중계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K-컬처와 결합한 상품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하며 콘텐츠 측면에서 완성도를 갖췄다는 평가다.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면 놀유니버스 사업 역량을 발판으로 여기어때를 내실 면에서 추월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 ▲ <사진=연합뉴스> |
놀유니버스는 M&A를 통한 인수·합병으로 외형 성장 면에서 여기어때를 앞서고 있다. 다만 낮은 영업이익률로 인해 수익성 측면에서는 다소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는 놀유니버스가 단기 실적보다 그룹 차원의 질적 성장을 추구해왔다는 점에서 반박이 가능하다.
대내외적 시장 환경 변화는 놀유니버스 측에 청신호를 켜고 있다.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수요 흡수는 ▲외화 획득을 통한 국가 경제 기여 ▲숙박·쇼핑·교통 등 연관 산업 파급 효과 ▲K-컬처 성장에 따른 구조적 확장 등 복합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여기어때는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 현재 아웃바운드 시장은 환율이 오르면 해외여행 경비 증가로 직결돼 한국인의 해외여행 부담을 키운다. 최근에도 미국·이란 간 군사 충돌 여파로 원·달러 환율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이 문제가 가시화되고 있다.
서비스수지 측면에서도 외화 유출 압력이 커지며 여행 시장에도 둔화가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해외여행을 통해 국내에서 순환돼야 할 소비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며 관광수지 악화와 내수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관광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까지 매달 약 300만명이 해외여행을 떠났다. 1인당 평균 지출액 147만원을 적용하면 매달 약 3조원이 해외로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국경제인협회는 국내 여행 평균 지출액을 54만3000원으로 집계했다. 해외 지출의 약 37% 수준이다.
이 배경에는 국내외 여행객들 모두의 한국 여행에 대한 낮은 신뢰도가 밑바탕에 깔린 것으로 알려졌다. 바가지와 과도한 호객 행위 등은 관광객들의 한국여행 체험 만족도를 낮춰 재방문율과 체류기간 저하를 불러왔다.
실제로 해외에서도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광장시장 사례를 들며 '바가지요금'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공유되고 있다. 해외 커뮤니티에서는 "바가지 문제는 광장시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관광객이 몰리는 시장마다 가격을 올려 외국인을 떠나게 한다", "5000원 음식을 주문했고 만원을 냈지만, 거스름돈을 받지 못했다"는 반응을 살펴볼 수 있다.
정부가 대대적인 한국관광 구조 재정비에 착수한 배경이기도 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여행객의 발길을 돌리게 만드는 부당행위를 경계해야 한다"며 "바가지요금과 과도한 호객행위는 지역경제를 해치는 악질적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확대 국가관광전략회의'에 참석해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 달성을 위한 범부처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를 거쳐 입국 편의 제고, 지방공항 인바운드 거점화, 크루즈 관광 수용 태세 개선 등을 과제가 나왔다. 특히 관광지 가격표시 관리 강화, 현장 점검 확대, 행정 제재 강화 등 '바가지요금 근절 대책'을 전략 핵심으로 제시했다.
내국인 지역관광 활성화 방안도 포함됐다. 기획예산처는 문화체육관광부·한국관광공사와 함께 농어촌 인구감소 지역 여행 시 경비 절반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환급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지역관광 재방문율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 실적 엇갈린 두 회사…외형은 놀유니버스, 수익성은 접전
정부가 한국관광을 대대적으로 손 보는 상황에서 여행 플랫폼 업계를 보면, 인바운드에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했던 놀유니버스가 당장 정책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주사 야놀자의 전자공시 자료를 보면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760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6961억원) 대비 9.3%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152억원으로 전년 동기(494억원) 대비 69.2% 감소했다.
놀유니버스 측은 "선제적 투자와 놀유니버스 내 플랫폼 통합을 위한 IT 인프라 구축 비용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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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놀유니버스> |
야놀자는 2022년 3분기 누적 매출 4205억원을 기록한 이후 외형 성장을 지속해 왔다. 동기 기준 2023년 5607억원, 2024년 6961억원으로 각각 33.3%, 24.2% 성장했다.
여기어때는 2020년 1287억원, 2021년 2049억원, 2022년 3059억원, 2023년 3092억원, 2024년 248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24년 기준 매출 격차는 약 3배까지 벌어졌다.
영업이익은 유사한 수준이다. 여기어때는 2024년 556억원을 기록했다. 당장 2024년 기준 556억원으로 같은해 야놀자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과 비교하면 앞선 상황이다.
영업이익률 기준으로 보면 여기어때는 2022년 9.8%, 2023년 15%, 2024년 22.7%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외형이 정체된 상황에서 수익성 방어 성격이 짙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야놀자는 2024년과 2025년 3분기 각각 7%, 2%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플랫폼 통합과 글로벌 인프라 투자 비용이 반영된 결과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외형 확장 속 수익성 둔화와, 외형 정체 속 수익성 개선이라는 대비가 뚜렷해지는 대목이다.
◆ '놀 월드' 키운 놀유니버스…정책 전환 분기점 될까
축적해온 경쟁력에서 차이가 나타나면서 내실 또한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놀유니버스는 방한 여행객을 위한 여행+티켓 통합 글로벌 플랫폼 '놀 월드(NOL WORLD)' 서비스를 통해 계열사 간 시너지를 확대해왔다. 독자적인 서비스 부문에서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는 셈이다.
놀 월드는 지난달 19일 기준 누적 가입자 867만명을 기록했다. 거래액 증가율은 2022년 120%, 2023년 347%, 2024년 119%, 2025년 40%로 성장세를 유지했다. 콘서트·스포츠·전시 패스와 입장권 판매, 로컬 체험 서비스가 성장 배경으로 꼽힌다.
놀유니버스 관계자는 "공연과 관광, 로컬과 글로벌, 디지털과 피지컬의 경계를 허물고 K-컬처 중심의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며 "실시간 로컬 콘텐츠와 트래블 테크를 결합한 여행 정보 허브로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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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여기어때> |
업계에서는 이번 정책 전환이 양사의 성장 궤적을 가를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바운드 기반을 다져온 놀유니버스의 전략이 정부 드라이브와 맞물려 구조적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반면 아웃바운드 중심 모델을 유지해온 여기어때는 대외 변수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향후 체격 차이가 실적 격차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성장 기반을 구축해왔다"며 "정부 정책과 시장 환경 변화 속에서 어떤 전략이 더 큰 외형 확대로 이어질지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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