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세브란스병원 간호국 여자 간부, 남자 교수에 강제 입맞춤 논란

김형규 / 기사승인 : 2023-12-11 14:5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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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석 간호사 "부끄러움 누구 몫"..."성적 수치 자괴감"
세브란스병원 새노조 "정식 사과하고 스스로 물러나야"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지난달 30일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의 한 송년회 자리에서 만취 상태의 간호국 여자 고위 간부가 의사인 남자 교수의 얼굴을 잡고 수 차례 입맞춤을 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메가경제 취재 결과 파악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연세의료원 새노동조합(이하 새노조)은 이 사건과 관련해 간호부와 해당 관리자는 제대로 사과하고 당사자의 경우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또한 새노조는 해당 사건과 관련한 포스터를 제작해 노조원들에게 공유했다.

 

▲세브란스병원 [사진= 세브란스병원 홈페이지, 새노조 입장 포스터]

 

세브란스병원은 해당 사건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일파만파 퍼질 조짐을 보이자 '내 얼굴에 침 뱉는 격'이니 함구하고 넘어가자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커뮤니티에서 관련 게시물이 올라올 경우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세브란스병원으로 추정되는 쪽에서 신고해 삭제 조치하는 사례까지 빈번한 것으로 파악됐다.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작성자는 "1년 동안 애쓰고 수고한 모든 이들을 격려하는 송년회 자리에서 간호국 고위 간부의 성추행 장면을 목격했다"고 성토했다.

이어 이 작성자는 "그 장면을 목격한 동료 간호사들은 성적 수치심과 자괴감 그리고 분노를 느꼈다. 양심이 있는 간호인으로서 도저히 침묵할 수 없었다"며"그 자리에 동석한 누구 하나 그 행동을 제지하거나 수습하는 사람도 없었고 한동안 지속되는 것을 보고 세브란스병원 간호국의 민낯을 본 것 같아 치욕스러움과 역겨움이 가라앉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간호국 관리자는 송년회 자리에 동석한 간호사들에게 '교수에게 술을 따르라는 강요'와 함께 술 안 먹는 간호사들에게는 '분위기를 못 맞춘다' 며 입에 담지 못할 욕과 고성까지 질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해당 송년회 자리에 동석한 간호사는 직장인 커뮤니티에 모멸감, 수치심, 자괴감, 분노 등을 느낀다며 '부끄러움은 누구의 몫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이 간호사는 송년회에 참석해 목격한 사실을 낱낱이 명시하며 책임자의 진정한 사과를 요구했다.

그는 "술 마셨으니까 일 커지면 골치 아프니까 하고 가슴에 묻기에는 산산이 부서진 자존감을 회복하기 어려워 묻는다"면서 "조용히 눈 감고 귀를 닫고 있는 게 맞나. 침묵하는 여러 분, 웃고 손뼉 쳤던 분들, 상처 받은 간호사들에게는 관심이 없냐"고 질타했다.

이번 성추행 사건이 불거지자, 계열 병원인 용인 세브란스병원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해당 간호사는 "신입 때 회식 자리에 참석하면서 진료과장 옆자리에 착석해 술을 따라주는 등의 술 시중을 잘해야 한다는 지시를 받은 적도 있다"면서 "그런 걸 잘해야 교수들과 일할 때 업무가 편해진다"라고 했다.

세브란스병원 새노조 관계자는 "해당 사건이 발생한 후 노조원들에게 해당 사실을 명시한 포스터를 제작해 공유했다. 많은 노조원의 공분을 사는 상황이며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 아직 병원 인사위원회에 인사 처리를 위한 공문을 발송한 단계는 아니지만 병원의 대응 방안을 지켜보며 공론화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해당 사건과 관련해 병원 측에 공식 접수된 건이 없어 구체적인 사실 여부에 대해 언급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남녀고용평등법에서는 성범죄 사건이 발생 한 경우 피해 당사자 뿐만 아니라 제3자도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 그 사실을 해당 사업주에게 신고할 수 있다. 특히 동석한 직원이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면 성범죄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성범죄 신고가 접수되면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 발생이 확인된 경우 지체 없이 행위자에 대해 징계나 이에 준하는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 사업주는 피해를 입은 근로자 또는 성희롱 피해 발생을 주장하는 근로자에게 불리한 한 조치를 해서는 안된다,

이번 사태 파장이 어디까지 번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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