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조 빚 잔치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과연 괜찮을까

이동훈 / 기사승인 : 2024-08-05 14:5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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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논란 속, 자칫 혈세 투입 가능성 우려도
업계 “항공사 부채비율 500%까지 적정 수준”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따른 재정적 위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자칫 국민 혈세가 투입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항공산업은 국가기간산업이라는 특성상 정부로선 그 위기를 강 건너 불구경 할 수 만은 없다는 이유에서다. 


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양사 합병 절차는 이달 중 EU 집행위원회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관련 최종 승인에 대한 결론을 내리고, 미 법무부가 올 10월말까지 최종 승인해준다면 마무리된다.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볍이 기정사실화되면서, 부채 등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대응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업계도 합병에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졌던 EU의 암묵적 동의를 얻은 시점에서 통합 항공사 출범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이다. 대한항공은 미국으로부터 확실한 승인을 받기 위해 올해 7월 미 항공기 제작사 보잉에 최대 30조원에 달하는 항공기를 주문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이 최종 승인될 경우 세계 10위권의 ‘공룡 항공사’가 등장하게 된다. 환승 수요 확대, 스케줄 경쟁력 강화, 여객·화물 수익 증대, 정비·조업·시설 운영비용 절감 등 규모를 앞세워 점유율 상승 효과가 예상된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양사 합병으로 연간 3000억원 규모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양사 합병에 따른 지나친 장밋빛 전망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독점으로 인한 서비스 질 저하, 운임 인상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확실한 부채 절감 계획없이 실익을 판단하기는 무리수라는 지적도 있다. 금융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올 1분기 부채(3월31일 기준)는 약 21조로 3개월만(2023년 12월31일 기준에 무려 1조 가까이 증가했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도 같은 시기 약 12조 7739억으로, 지난해 말 약 12조 2064억보다 5700억 가량 늘어났다. 양사의 빚을 합치면 약 34조원에 이른다.

이런 추세라면 올 연말이면 양사 부채 금액은 40조원에 육박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양사 합병으로 인해 발생하는 막대한 부채와 이로 인한 예상되는 문제점들이 심각한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더욱 큰 문제는 항공산업이 국가기간산업이라는 점이다. 막대한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기업이 위기에 처할 경우, 정부는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불가피하게 지원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전문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은 단순히 두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 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이다. 정부는 합병 이후에도 항공 독과점을 견제할 장치를 유지하고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강력한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에 메가경제는 부채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대책 등을 질의하기 위해 대한항공 측과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는 없었다.

그러나 증권가는 대한항공의 재무건전성은 높은 수준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재무적 부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항공업계의 부채비율은 300~500%를 적정 수준으로 보고 있다. 항공업계의 경우 항공기 운용 리스를 부채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대한항공 관계자는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항공업계에서는 부채비율 1000%도 다반사”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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