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멈춘 성장은 더 위험"…AI로 다시 뛰어야 할 한국 경제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1-19 14:54:55
잠재성장률 1%대 경고 속 규제 개혁·글로벌 AI 전략으로 신성장 해법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구조적으로 둔화한 한국 경제의 현주소를 진단해 성장 중심의 정책 전환과 인공지능(AI)을 축으로 한 신성장 전략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국면에서 규제·제도 개편과 국가 차원의 전략적 선택이 병행되지 않으면 경제·사회 전반의 활력이 급격히 저하될 수 있다는 경고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최 회장은 18일 방송된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성장이 멈춘 경제는 브레이크가 걸린 자전거와 같아 다시 출발하기가 훨씬 어렵다”며 “한국 경제는 지금 성장의 불씨가 상당히 약해진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의 성장률은 5년마다 약 1.2%포인트씩 하락해 왔고 현재 잠재성장률은 1.9% 수준까지 낮아졌다”며 “실질성장률은 이보다 더 낮은 1% 안팎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특히 잠재성장률과 실질성장률 간 괴리를 한국 경제의 핵심 문제로 꼽았다. 

 

그는 “잠재력은 존재하지만 정책과 행동이 실제 성과로 충분히 연결되지 않고 있다는 뜻”이라며 “성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구조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장 둔화가 장기화될 경우 사회 전반에 미치는 파장도 우려했다. 

 

최 회장은 “경제 성장은 청년 세대에게 ‘이 나라에서 계속 살아도 되는가’라는 질문과 직결된다”며 “성장이 멈춰 희망이 적은 사회가 되면 청년층의 불만과 이탈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은 경제 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거의 유일한 국가”라며 “성장이 멈추면 분배 재원이 줄고 사회 갈등이 확대돼 민주주의의 지속 가능성마저 위협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 환경에 대해서는 ‘성장할수록 불리해지는 구조’를 문제로 지적했다. 최 회장은 “이른바 계단식 규제가 기업의 성장 의지를 꺾고 있다”며 “성장을 통해 얻는 보상보다 규제와 리스크가 더 크다면 기업은 투자를 멈추고 현상 유지를 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투자 결정과 관련해 “형사처벌 리스크는 기업이 계산하거나 감내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영역”이라며 경제형벌 제도의 합리적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해외 사례로는 대만을 언급했다. 그는 “대만은 국부펀드를 만들어 전략적 투자를 통해 TSMC라는 글로벌 기업을 키워냈다”며 “많은 대기업이 유입되고 경쟁하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국가 전체의 성장 동력이 살아난다”고 강조했다.

 

한·일 협력 역시 새로운 성장 해법으로 제시했다. 최 회장은 “한일 양국이 유럽연합(EU)의 셍겐 조약과 같은 단일 비자 체계만 도입해도 약 3조원의 부가가치가 창출될 수 있다”며 “양국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바라보면 새로운 상품과 시너지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는 AI를 꼽았다. 그는 “AI는 단순한 기술 진보가 아니라 석기시대에서 철기시대로 넘어가는 수준의 문명적 변화”라며 국가 차원의 전략적 접근을 주문했다. 

 

한국의 AI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과제로는 ▲글로벌 수준의 AI 인프라 구축 ▲AI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 ▲상품 테스트(PoC) 지원 체계 구축을 제시했다.

 

특히 “한국 안에서만 사용하는 AI 인프라로는 한계가 있다”며 “전 세계가 활용할 수 있는 글로벌 인프라를 목표로 해야 지속 가능한 투자와 성장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대한민국은 여전히 새로운 성장과 미래를 만들어 갈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K-컬처로 대표되는 문화 자산과 AI 기술, 소프트 역량을 결합해 새로운 국가 모델과 경제 서사를 만들어 갈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장을 위한 리스크를 감수하는 민간의 도전이 필요하며, 그 리스크가 과도한 부담이나 위기로 전환되지 않도록 정책이 뒷받침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여전히 밝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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