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4.5일제 포문...금융노조, 9.25 총파업 예고 가능할까

노규호 기자 / 기사승인 : 2024-08-29 16: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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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 개시시간 등 요구사항 안건 발표 기자간담회
"주4일제, 찬반의 문제 아냐...관철시킬 것" 주장
사용자협의회 "금융소비자들 불편함 초래" 반대

[메가경제=노규호 기자] “주4일제는 찬반의 문제가 아닙니다. 의지의 문제이고, 결단의 문제입니다.”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원들이 주4.5일제 도입을 목적으로 피켓을 들고 있다.[사진=노규호 기자]

 

29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은 서울 중구 금융노조 투쟁상황실에서 ‘근무시간 단축 4.5일제 총파업 투쟁계획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노조는 주4일제와 노동시간 단축을 주장하며 총파업 계획 관련 핵심 안건을 발표했다. 하지만 귀족 노조의 단체행동이라는 지적과 함께 금융 이용자들의 불편은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이번 기자간담회에서는 김형선 금융노조 위원장 주재로 김태희 여성위원장, 최호걸 사무총장의 현장발언이 이어졌다. 금융노조는 주4일제 실시가 대한민국의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이자, 전체 산업 기관 및 기업들의 사용자가 지향해야 할 중요한 관문이라는 주장이다. 

 

금융노조가 주장하는 핵심 요구사항은 구체적으로 ▲주 36시간, 4.5일제 실시 등 노동시간 단축 ▲비정상적인 근무시간 정상화(영업 개시시간 9:00 → 9:30) ▲금융의 사회적 책임·역할 강화 ▲본사 이전 계획 통지의무 및 본점 이전 또는 폐지 시 노동조합과 합의다.

 

김형선 금융노조 위원장은 “이번 총파업은 ‘주4일제를 위한 최초의 산별 총파업’이라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노조는 2022년부터 3년째 주4.5일제를 요구했지만 사측은 정부의 입김으로 이는 시기상조라며 교섭 자체를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성 노동자를 대표하는 김태희 금융노조 여성위원장은 “대한민국은 현재 유례없는 저출생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금융노조는 노동자가 일터에 있는 시간을 줄여 국가적 최대 난제인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형선 위원장은 특히 은행권 여성근로자 비중이 높은 점을 강조해 은행업 특성상 빠른 출근 문제를 거론하며 균형 있는 근로시간이 중요함을 언급했다. 그는 “4대 시중은행의 여성직원 비율이 62%에 달한다. 은행이 9시에 영업 개시를 하면 직원들은 늦어도 8시 30분까지 출근해야 하는데, 아이들 아침밥 먹이기도 쉽지 않은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무엇보다 출생률 증가의 척도로 근로시간 단축을 들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지금 대한민국의 사회 담론을 이야기할 수 있는 노조가 몇 개 없다”며 “금융노동자들의 노동조건만을 말하는 것이 아닌 우리 사회가 주4일제를 향해 가야만 저출생 문제의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피력했다.

 

▲현장발언을 진행하는 김형선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좌측). 우측은 김태희 금융노조 여성위원장.[사진=노규호 기자]

 

금융노조에 따르면 총파업 투쟁 목적에 대해 그간 사측과 3년 동안 해당 안건 문제 논의를 지속해 왔으나, 매번 안건 통과에 실패했다. 이들은 이번에 제대로 포문을 열겠다는 각오를 보이는 모습이다. 

 

반면, 사측에서는 이에 강력한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영업 개시시간을 30분 늦추는 것이 고객들의 금융서비스 이용 불편함을 늘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결국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업무 생산성 감소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 관계자는 “디지털 소외계층이나 급히 은행을 찾는 소비자들은 주4일제나 근무시간 단축 등에 부정적인 시선을 보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용자협의회 의견에 대해 김 위원장은 “은행 서비스는 사실상 10시 30분부터 고객들이 본격적으로 찾아온다”며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금소법) 개정 이후 1인당 거래시간이 늘어나 대기시간이 늘어난 것이 고객 불편사항의 가장 큰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금융 취약계층의 접근성 보호를 위해 지방에 존재하는 은행들의 폐점을 막고 사회공헌기금을 조성하는 것도 우리의 목표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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