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 양성 유방암, 난소기능 억제 치료 장기 효과 입증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3-09-20 15:50:29
  • -
  • +
  • 인쇄

[메가경제=주영래기자] 유방암 환자 3명 중 2명은 여성 호르몬 수용체와 관련해 발생하는 호르몬 양성 유방암이다.

여성 호르몬의 영향을 아직 많이 받는 젊은 호르몬 양성 유방암 환자의 경우 수술, 항암제 치료 후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항호르몬제와 더불어 호르몬 생성 자체를 억제하는 난소기능 억제 치료제가 함께 사용되는데, 장기적인 치료 효과가 최근 입증됐다.

▲서울아산병원 김희정 교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사진=서울아산병원]

김희정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교수팀은 수술과 항암제 치료를 받은 45세 이하 폐경 전의 호르몬 양성 유방암 환자 1천 2백여 명을 약 9년 간 분석한 결과, 재발 방지를 위해 항호르몬제 단독 치료를 받은 환자보다 항호르몬제와 난소기능 억제 치료를 함께 받은 환자들의 무병생존율이 높고 재발률은 낮았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한국유방암학회 주관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2022년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에서 발표됐으며, 암 분야에서 전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학술지 중 하나인 ‘미국임상종양학회지(Journal of clinical oncology, IF=45.3)’에 최근 게재됐다.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의 ‘한빛사(한국을 빛내는 사람들)’ 논문에도 최근 선정됐다.

호르몬 양성 유방암 환자 중에서도 폐경기거나 항암제 치료로 월경이 멈춘 환자들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등 여성 호르몬 생성이 활발하지 않기 때문에, 재발 방지를 위해 호르몬 영향을 줄이기 위한 항호르몬제만 사용해왔다.

반면 아직 폐경기가 오지 않고 다시 월경이 시작된 젊은 환자들은 호르몬 생성이 활발해 항호르몬제와 더불어 호르몬 생성 자체를 억제하는 난소기능 억제 치료를 같이 시행해왔다.

폐경 전 젊은 호르몬 양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재발 방지를 위해 항호르몬제와 난소기능 억제 치료를 시행하고 약 5년 간 추적 관찰한 연구는 있었다. 하지만 다른 유방암 유형인 HER2 양성 유방암이나 삼중 음성 유방암에 비해 호르몬 양성 유방암은 시간이 지나도 재발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게 줄어들지 않다보니, 항호르몬제와 난소기능 억제 치료에 대해 더욱 장기적인 추적 관찰 연구 결과가 필요했다.

김희정 교수팀은 2009년 3월부터 2014년 3월까지 국내 33개 기관에서 수술과 항암제 치료를 받은 45세 이하 폐경 전 1~3기 호르몬 양성 유방암 환자 1,231명을 항호르몬제 단독 치료군과 항호르몬제와 난소기능 억제 병행 치료군으로 나눠 두 집단의 치료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평균 추적 관찰 기간은 106개월(8년 10개월)이었다. 항호르몬제 ‘타목시펜’ 치료는 5년 간 진행됐으며, 난소기능 억제 치료는 항호르몬제 치료와 병행해 2년 간 진행됐다.

전체 환자 중 621명은 항호르몬제 치료만 받았으며, 610명은 항호르몬제와 난소기능 억제 치료를 함께 받았다.

연구팀이 8년 무병생존율 즉 8년 동안 특별한 질환이 발생하지 않고 생존한 환자 비율을 분석한 결과, 항호르몬제 단독 치료군은 약 80.2%인 반면 항호르몬제와 난소기능 억제 병행 치료군은 85.4%로 5.2%나 차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방암 재발율도 큰 차이가 났다. 항호르몬제 단독 치료군의 8년간 유방암 재발 없이 생존한 비율이 82.4%인 반면 항호르몬제와 난소기능 억제 병행 치료군은 86.3%였다.

45세 이하 호르몬 양성 유방암 환자들을 5살 단위로 나눠 집단별로 분석한 결과 40~45세 환자들의 경우 난소기능 억제 병행 치료 결과 차이가 가장 컸다. 항호르몬제 단독 치료군의 8년 무병생존율이 80.1%, 항호르몬제와 난소기능 억제 병행 치료군은 89.1%였다.

호르몬 양성 유방암은 그 중에서도 HER2 단백질 과발현 여부에 따라 HER2 양성과 HER2 음성으로 나눌 수 있는데, HER2 음성인 경우 항호르몬제와 난소기능 억제 병행 치료군의 8년 무병생존율이 85.2%로 항호르몬제 단독 치료군이 80.9%인 것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희정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교수는 “호르몬 양성 유방암은 여성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유방암이다보니, 젊은 환자의 경우 재발률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져왔다”며, “하지만 최근 난소기능 억제 치료가 시행되면서 재발률이 낮아졌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장기적으로도 치료 효과가 매우 크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45세 이하 호르몬 양성 유방암의 8년 생존율은 95~96%였다”며, “젊은 나이에 유방암으로 진단되면 좌절감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지속적으로 치료법도 발전하고 있어 의료진과 함께 포기하지 않고 치료 과정을 밟아 나간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매드포갈릭, 경기도교육청 선도기업 인증
[메가경제=심영범 기자]매드포갈릭을 운영하는 엠에프지코리아가 경기도교육청의 선도기업 인증를 받았다고 4일 밝혔다. 엠에프지코리아는 경기도교육청 식음료서비스 분야에서 선도기업으로 지정되었으며, 이를 계기로 현장 중심의 교육 협력 모델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앞서 엠에프지코리아는 창의경영고등학교와 급변하는 외식산업 현장에 적합한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

2

이랜드파크 켄싱턴호텔, 크리스마스 감성 담은 한정판 케이크 선봬
[메가경제=심영범 기자]이랜드파크가 운영하는 켄싱턴호텔 여의도와 켄싱턴리조트 설악비치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크리스마스 한정판 케이크 6종을 출시했다고 4일 밝혔다. 켄싱턴호텔 여의도는 산타클로스를 모티브로 한 ‘산타볼’ 케이크와 크리스마스 트리를 형상화한 ‘그린 포레스트 트리’와 ‘화이트 스노우 트리’ 케이크 3종이 출시돼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케

3

‘잇올 몰입관 수원 광교캠프’ 신규 오픈…12월 16일 입학설명회 개최
[메가경제=전창민 기자] 관리형 독학재수학원 대표 브랜드 ㈜잇올이 오는 12월 16일(화), ‘잇올 몰입관 수원 광교캠프’를 새롭게 오픈한다고 밝혔다. 잇올 몰입관 7호점으로 문을 여는 몰입관 수원 광교캠프는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도청로에 자리해 광교권 중등/고등/N수생들의 접근성을 크게 높일 전망이다. 수원 광교는 지속적인 개설 요청이 이어져 온 지역으로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