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참여 시 비용 절감, 수익 증대 기대
[메가경제=황동현 기자] 이지스자산운용이 탄소중립 시대에 상업용 부동산 업계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했다. 친환경 참여 시 비용이 절감되고 수익 증대가 기대되는 만큼 녹색채권 등 자금조달 옵션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지스자산운용 투자전략실은 최근 ‘부동산 탄소중립 활동의 그린 프리미엄(Green Premium)과 브라운 디스카운트(Brown Discount)’라는 제목의 이슈보고서를 발간했다고 5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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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스자산운용의 ‘부동산 탄소중립 활동의 그린 프리미엄(Green Premium)과 브라운 디스카운트(Brown Discount)’ 이슈보고서 [이미지=이지스자산운용] |
그린 프리미엄은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에서 처음 등장한 개념이다. 보고서는 그린 프리미엄을 친환경 활동에 동참해서 얻는 유·무형의 혜택으로, 반대로 브라운 디스카운트는 친환경 활동에 참여하지 않아 발생하는 유·무형의 손실로 재정의했다.
건설부문은 전세계 탄소 배출량의 약 37%를 차지한다. 탄소중립 시대에 건물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저감하기 위한 각국 정부의 노력이 나타나는 배경이다. 우리 정부도 건물의 탄소 배출량을 2018년 기준 시점으로 2030년까지 32.8%, 2050년까지 88.1% 감축하는 ‘국토교통 탄소중립 로드맵’을 2021년 발표한 바 있다.
보고서는 로드맵에 따라 도입된 제로에너지빌딩(ZEB) 및 그린리모델링 제도가 국내 부동산 시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 ZEB 제도는 의무화 대상을 현재 공공건축물에서 2025년 연면적 1000㎡ 이상 민간건축물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국내 상업용 부동산의 핵심 거점인 서울시는 올해부터 1000세대 주거시설과 10만㎡이상의 비주거시설 대상으로 ZEB 제도를 조기 시행할 예정이다. ZEB는 ▲건축물 에너지효율등급 1++이상 ▲에너지 자립률 20% 이상 ▲BEMS(건물 에너지 관리시스템) 설치 등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그린리모델링 제도는 에너지 성능 개선을 위한 건축물 리모델링 시 이자지원사업 등을 인센티브로 제공하는 사업이다. 의무 사항이 아니므로 단기적인 영향은 작을 수 있으나, 탄소중립 기준 및 규제의 강화로 임차인과 투자자의 자산 선택 기준과 대응 요구가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상업용 부동산 업계가 그린리모델링 제도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다.
보고서는 상업용 부동산 업계가 탄소중립 규제에 단순히 방어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과 투자의 일환으로 그린 프리미엄 기회를 적극적으로 창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미 앞서 글로벌 부동산 투자자는 다양한 친환경 인증제도를 활용한 탄소중립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인증 활동을 통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개선해 에너지 비용 절감 등 실질적 효과를 누리고 있다.
대표적인 인증제 중 하나가 GRESB다. GRESB는 부동산과 인프라 등 실물자산의 지속가능성을 매년 평가·발표하는 국제기관이다. 친환경을 중심으로 한 포괄적이고 구체적인 평가 항목을 제시하며 탄소중립 준비를 위한 가이드라인 역할을 맡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국내 자산운용업계 최초로 2017년부터 오토웨이타워가 기초자산인 펀드를 대상으로 GRESB 평가를 매년 받고 있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 연속 최고 등급인 ‘5스타(Five Star)’를 기록하기도 했다.
아울러 증가하는 친환경 임차 수요에 따라 우호적인 임대 환경도 구축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해외 선진국 중심으로 그린리스(Green Lease, 친환경 임대차계약)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그린리스는 건물의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 임대인과 임차인 간에 에너지 절약 등 지속가능성 성과에 대한 책임과 인센티브를 규정하는 계약을 뜻한다.
투자 관점에서 녹색금융, 지속가능금융 등 다양한 신규 자금조달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점도 그린 프리미엄 요소다. 특히, 환경개선 목적을 위한 녹색 프로젝트에 사용되는 ‘녹색채권’ 으로 장기간 자금조달도 가능하고, 낮은 비용을 지출할 수 있다는 기대를 모은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사회의 지속가능성과 발 맞춰 투자하는 것이 운영수익 및 자산가치 증대 등 더 나은 수익 창출로 이어지는 길”이라며 “회사가 먼저 준비하지 않으면 브라운 디스카운트를 피할 수 없겠지만, 적극적으로 친환경 체질로 개선한다면 그린 프리미엄 기회를 창출해 투자자와 임차인 모두와 탄소중립 시너지를 공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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