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알고리즘 조작' 네이버, 267억 규모 과징금 불복 소송 패소

이석호 / 기사승인 : 2022-12-14 21:38:14
  • -
  • +
  • 인쇄
재판부 "부당한 차별취급행위와 고객유인행위에 해당"

네이버쇼핑의 상품 검색결과 노출순위를 결정하는 알고리즘을 조작했다는 이유로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네이버가 결과에 불복하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 네이버 사옥 [사진=연합뉴스]


서울고등법원 제6-1행정부(최봉희 위광하 홍성욱 부장판사)는 14일 네이버가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 명령 취소' 소송에 대해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앞서 공정위는 네이버가 2012년 2월부터 2020년 8월까지 자사 쇼핑몰 플랫폼 서비스인 '스마트스토어'를 지원하기 위해 자사 비교쇼핑서비스인 '네이버쇼핑'의 상품 검색결과 노출 순위를 결정하는 알고리즘을 유리한 방향으로 조정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이 같은 네이버의 행위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과 불공정거래에 해당한다고 보고 시정조치와 함께 266억 35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에 맞서 네이버는 검색 알고리즘 조정이 소비자 효용 증진을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하면서 지난해 3월 1일 공정위 처분을 다투는 소를 제기했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네이버는 2012년 2~5월 G마켓·11번가·옥션·인터파크 등 경쟁 오픈마켓의 네이버쇼핑 검색결과 노출순위를 낮게 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해 7월에는 네이버쇼핑 검색결과의 한 페이지 내 스마트스토어 입점 상품의 비율을 15∼20%로 보장했다.

이듬해 1월에는 스마트스토어 입점 상품에 대해서만 검색결과 노출순위 결정 요소 중 판매지수에 1.5배의 가중치를 부여하고, 9월에는 동일몰 로직을 도입하면서 스마트스토어에 대해서만 오픈마켓이 아닌 동일한 몰로 판단했다.

2015년 4월에는 네이버쇼핑 검색결과의 한 페이지 내 전체 상품에서 스마트스토어 입점 상품 개수 제한을 8개에서 10개로 상향 조정했다.

2020년 8월에야 검색 알고리즘이 모두 제거됐다.

법원에서는 네이버의 이 같은 행위에 스마트스토어를 지원하고자 하는 의도와 목적이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네이버 직원들이 주고받은 이메일이나 각종 회의자료 등 내부문서에 따르면 네이버가 검색 알고리즘을 조정하면서 스마트스토어 상품 노출 빈도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향후 계획을 수립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마트스토어의 성장을 위해 네이버쇼핑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직접적인 언급이 있는 경우도 있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지배적 지위에 있는 비교쇼핑서비스 시장과 경쟁제한 효과 발생의 우려가 있는 오픈마켓 시장이 서로 다른 경우에도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이 성립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네이버쇼핑은 오픈마켓 유입 경로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며 "네이버는 비교쇼핑서비스 시장에서의 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오픈마켓 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오픈마켓 입점업체로 하여금 스마트스토어와 거래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고 했다.

결론적으로 네이버의 검색 알고리즘 조정 행위는 오픈마켓 시장에 경쟁제한 효과를 발생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로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에 해당한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

따라서 네이버의 행위는 부당한 차별취급행위와 고객유인행위에 해당한다고 결론지었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석호
이석호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대사 나이 늙으면 당뇨·지방간 위험 ‘폭증’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연말이 다가오며 한 살 더 먹는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의료계에서는 실제 나이보다 신체 대사 상태를 반영하는 ‘대사 나이(Metabolic Age)’가 더 중요한 건강 지표로 부상하고 있다. 지방조직의 기능적 젊음과 양적 균형이 대사 나이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으로 꼽히면서, 지방줄기세포 연구 역시 주목받고 있다.대사 나이는 인체의

2

대웅제약, 씨어스·엑소와 스마트병동 통합솔루션 구축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대웅제약이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들과 손잡고 병상에서 바로 근기능 평가까지 가능한 스마트병동 통합 솔루션 개발에 나선다. 병실 밖 검사실로 이동해야 했던 기존 시스템의 한계를 뛰어넘는 것으로, 의료 인력 부담은 줄이고 환자 편의는 크게 높일 전망이다.대웅제약은 11일 서울 본사에서 씨어스테크놀로지, 엑소시스템즈와 스마트 병상 모니터링

3

연말연시 이어지는 과음에 위·간·췌장 건강 망친다...“증상별 구분 중요”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연말연시 잦은 술자리로 소화기 계통 질환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단순한 숙취나 속쓰림으로 치부하기 쉬운 급성 위염, 알코올성 간염, 급성 췌장염은 초기 증상이 비슷해 방치될 경우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손원 교수는 “잦은 술자리 이후 복통이 느껴진다면 단순 위장 문제가 아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