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 수상 윤여정, '고상한 체하는 영국인' 영어소감도 터졌다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1-04-13 02:10:18
“모든 상은 의미가 있지만 이번 상은 특히 그렇다. 매우 고상한 체 하는 영국인들에게 인정받고 그들이 저를 좋은 배우로 인정해줘서 저는 매우 영광스럽고 행복하다.”


11일(현지시간) 런던 로열 앨버트홀에서 개최된 '2021 영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큰 웃음과 박수를 이끌어낸 배우 윤여정의 수상 소감이다.

영화 ‘미나리’에서의 열연으로 한국인 배우로서 첫 수상의 영광을 누린 윤여정은 화상으로 전한 영어 수상소감을 통해 코로나19로 갑갑한 나날을 보내는 영국 언론과 영화팬들의 마음을 유쾌하게 만들었다.
 

▲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영화 '미나리'에서 순자를 연기한 윤여정이 영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에 이어 미국 아카데미상 수상도 노린다. [판씨네마 제공=연합뉴스]


수상 소감에서 특히 영국인들을 빵 터지게 만든 단어는 ‘고상한 체 하는(snobbish·스노비시) 영국인’이었다. 대영제국의 역사와 품격, 자부심을 지닌 영국인을 위트있게 표현한 것이다.

버라이어티지는 “‘미나리’ 스타 윤여정이 우스갯소리 소감에서 영국인을 ‘스노비시’라고 불렀다”는 제목 아래 윤여정의 수상소감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전했다.

이 매체는 “(‘스노비시’는) 영국인들에게는 자기비하적인 것(self-deprecating)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들조차도 ‘미나리’ 스타 윤여정의 그들에 대한 ‘잔인하게 솔직하고 즐거운 평가(brutally honest, funny assement)’에 약간 기습당했다고 느꼈을지 모른다”고 서두를 꺼냈다.

이어 “고(故) 에딘버러 공작 필립공(엘리자베스 여왕의 남편)의 사망에 애도를 표한 직후, 윤씨는 이날 밤 ‘논쟁할 여지없이 가장 큰 웃음’(arguably the biggest laugh)을 선사했다”고 전했다.

이 깜짝 소감에 이날 밤 시상식 공동 진행자인 더모 오리어리는 윤여정의 말에 어찌 반응해야할지 당황해 하며 깜짝 놀란 눈썹을 치켜올리며 재빠르게 다음 순서를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버라이어티는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첨하지 않는(그러나 아마도 꽤 정확한) 견해’가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것인지 윤여정에게 물었다.

이에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것”이라고 답한 윤여정은 ”영국을 여러 차례 방문했고 10년 전에 배우로서 케임브리지대에서 펠로십을 했다. 모두 고상한 체한다고 느껴졌다. 그러나 나쁘지는 않았다(not in a bad way)"고 설명했다.

또 "영국은 역사가 길고 자부심이 있다. 아시아 여성으로서 이 사람들은 매우 고상한 체한다고 느꼈다. 그게 내 솔직한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 '미나리' 윤여정 영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 [그래픽= 연합뉴스]

   
올해 영국 아카데미상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온라인 화상 앱인 ‘줌’을 이용해 진행해 여느 때의 시상식과 달리 분위기가 가라앉았고, 전반적으로 수상 후보들도 신통치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윤여정의 재치있는 수상 소감은 무미건조할 뻔했던 시싱식에 활기를 불어넣었다며 최고의 화제 장면으로 꼽고 있다.

윤여정은 미국배우조합상(SAG)에 이어 영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까지 받으면서 오는 25일(현지시간) 개최될 미국 아카데미상에서도 여우조연상을 수상할 가능성이 한층 올라갔다는 예상이 나온다.

영국 아카데미상은 영미권 최고 권위의 영화제 중 하나로 꼽히는 상으로, 영국과 미국 영화 구분 없이 진행돼 미국 아카데미상 결과를 가늠해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화 '미나리'는 올해 영국 아카데미상에 외국어영화상, 감독상, 여우·남우조연상, 음악상, 캐스팅상 6개 부문에서 후보로 올랐지만 아쉽게 여우조연상 1개 부문 수상에 그쳤다.

올해 작품상은 영화 '노매드랜드'가 받았고, 이 영화를 연출한 중국 출신의 여성 감독인 클로이 자오 감독이 감독상을 받았다.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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