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송호의 과학단상] 재활용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다

김송호 칼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21-04-21 09:4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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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동네마다 트럭을 타고 다니면서 폐전자 제품들을 수거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이렇게 폐전자 제품들을 수거하는 이유는 그 안에 들어있는 금 등 희귀금속들을 추출해 내기 위해서다. 그리고 이렇게 폐전자 제품으로부터 희귀금속을 추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친환경적이면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라고 인식되고 있다. 

 

도시광산업이라고도 불리는 이러한 재활용 산업은 과연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해결책일까? 

 

이에 대한 대답을 얻기 위해서는 수거된 폐전자 제품들로부터 희귀금속을 추출하는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폐전자 제품들로부터 희귀금속을 추출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흔한 방법은 폐전자 제품들을 열을 가하거나 화학적으로 녹인 다음, 각 금속의 특성에 맞게 추출해 내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 폐휴지. [사진= 픽사베이 제공]

 

여기서 문제는 폐전자 제품들 중에서 희귀금속이 차지하는 비중은 1퍼센트도 되지 않을 정도로 아주 적다는 사실이다. 나머지 99퍼센트 이상은 다시 폐기물로 처리를 해야 한다. 그러니까 폐전자 제품을 그대로 폐기물로 처리를 하거나, 희귀금속을 추출한 다음에 폐기물로 처리를 하거나 그 양이 크게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희귀금속을 추출하기 위해 화학적 처리를 하면서 폐기물의 양이 늘어나고, 화석 연료 또는 다른 자원이 소모되어 환경에 악영향을 끼칠 수가 있다.


그러면 왜 폐전자 제품들로부터 희귀금속을 추출하는 것일까? 그건 단순히 경제적인 논리 때문이다. 

 

다시 말해 폐전자 제품들로부터 희귀금속을 추출하는 비용이 추출한 희귀금속을 팔아서 생기는 수익보다 적어서 이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 앞으로 희귀금속이 점점 고갈되면서 가격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도시광산업은 더욱 각광을 받게 될 것이다. 하지만 도시광산업은 경제적인 필요성 때문에 각광을 받는 것이지 친환경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비슷한 예로 폐지 재활용의 경우를 들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폐지를 재활용하면 종이를 만들기 위한 벌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지구 온난화를 방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폐지를 재활용하기 위한 처리 과정에 많은 물과 화석 연료, 화학 약품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물론 나무로부터 종이를 만들 때에도 물과 화학약품, 화석 연료는 들어간다. 하지만 폐지를 재활용하는 공정에도 그에 못지않은 양의 물과 화학약품, 화석 연료가 소요된다. 

 

그러니까 폐지를 재활용하면 나무라는 원료는 적게 들어가지만, 물과 화학약품, 화석 연료는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폐지 재활용이 환경적으로는 생각만큼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을 정수하고, 화학약품을 생산하는 데 화석 연료가 사용되어 결국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화석 연료를 더 많이 소모하게 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아니 오히려 신문지 등 종이에 인쇄를 하기 위해 사용된 잉크를 제거하기 위해 화학약품이 사용됨으로써 환경에 오히려 악영향을 끼치는 경우도 생기게 된다. 

 

더 나아가 이런 처리 과정을 거치게 되면 나무로부터 종이를 생산할 때보다 원가가 오히려 올라가 경제성이 떨어지는 문제도 생길 수 있다. 물론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최근에는 재활용 종이는 표백이 필요 없는 포장지 등의 용도로 재활용하여 경제성을 맞추고 있긴 하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재활용보다는 재사용을 더 많이 하고, 불편함을 조금 감수하더라도 소비생활을 줄여야 한다. 물론 재사용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지만, 재활용보다는 훨씬 더 효율적으로 지구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다.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대신에 걷고, 최신 전자기기를 사기 위해 멀쩡한 전자기기를 버리는 행위를 삼가는 것이 진정 지구를 구하는 길이다. 예를 들어 병을 수집하여 재사용하는 경우에도 병을 수집하여 운반하는 과정에서 화석 연료가 소모되고, 재사용을 위해 병을 세척하는 단계에서도 정수된 물이 사용된다. 만약 병을 재활용하기 위해 부수거나 녹이는 경우에는 더 많은 물과 화석연료가 사용될 것이다. 

 

따라서 재사용이나 재활용이나 어떤 공정을 거치게 되면 화석 연료를 사용하든, 별도의 다른 에너지를 사용하는 대가를 치러야만 한다는 점을 알아야만 한다.


최근 지속 가능한 성장이라는 개념은 근본적으로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본래의 취지인 지구 환경을 보호하자는 의미는 많이 퇴색하고 있다. 사실 지구 환경을 완전히 지키면서 성장을 한다는 것은 이룰 수 없는 꿈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지속 가능하다’는 용어와 ‘성장’은 근본적으로 양립할 수 없는 속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산업이라고 부르는 행위에는 화석 연료 사용 등 환경에 해로운 행위가 필연적으로 수반되게 되는데, 어떻게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겠는가?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려면 자연의 순환 원리에 인간이 순응하고, 그 범위 안으로 인류의 욕망을 줄이는 방법밖에 없다.

[김송호 과학칼럼니스트]

■ 칼럼니스트 소개= 서울대학교 공대를 졸업하고 미국 퍼듀(Purdue)대학교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공학한림원 회원, 한국공학교육인증원 감사, 한국산업카운슬러협회의 산업카운슬러로 활동 중이다. 과학 기술의 대중화에도 관심이 많아 5000여 명에게 다양한 주제의 글을 써서 매주 뉴스레터를 보내고 있고 약 20권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저술하였다. 주요 저서로는 ‘인공지능AI 공존 패러다임’, ‘신의 존재를 과학으로 입증하다’, ‘행복하게 나이 들기’, ‘당신의 미래에 취업하라’, ‘신재생 에너지 기술 및 시장 분석’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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