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면세점 임대료 전쟁...법원은 누구 손 들어줄까?

심영범 기자 / 기사승인 : 2025-08-28 14:14:34
28일 법원 조정 2차 기일 열려
인천공항, 형평성 등 이유로 불참석 의견 고수
조정 결렬시 사업 이어가거나 재입찰 열려

[메가경제=심영범 기자]신라·신세계면세점과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인천공항)가 임대료를 두고 줄다리기를 하는 가운데 법원의 판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지방법원은 이날 오후 신라·신세계면세점이 인천공항을 상대로 청구한 임대료 인하 2차 조정기일을 연다. 인천공항은 이번 조정기일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밝혀 협상 진척 여부는 미지수다.

 

▲ 신라·신세계면세점과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인천공항)가 임대료를 두고 줄다리기를 하는 가운데 28일 법원의 판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4월 인천공항 제1·2터미널 내 화장품·향수·주류·담배 매장의 임대료를 40% 인하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인천공항 이를 거절하면서 법원에 조정을 신청한 바 있다. 공사는 지난 6월30일 열린 첫 조정기일에 출석해 해당 제안을 거절했다.

 

이후 2차 조정기일이 이달 14일로 잡혔으나 일정이 28일로 연기됐다. 이는 면세 사업자 요청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은 삼일회계법인 등에 적정 임대료 관련 감정촉탁을 의뢰했다. 감정촉탁은 법원이 구체적 판단을 내리기 위해 전문성을 지닌 외부 기관에 사실 확인 등을 의뢰하는 절차다.  

 

인천공항은 감정촉탁 결과에 상관없이 14일로 예정된 2차 조정 기일 출석에 불응하겠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국제 입찰까지 거쳐 확정한 계약을 변경하는 건 배임 소지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신라·신세계면세점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대륙아주는 최근 삼일회계법인이 감정서를 통해 신라·신세계 면세점과 인천공항간 조정사건의 감정인은 재입찰시 임대료 수준이 현 수준 대비 약 40% 하락한다고 밝혔다. 

 

면세점 구역의 오는 2033년까지 매출 실적 추정치와 임대료, 임대보조금 납부에 따른 이자 비용등을 고려했다.

 

이런 의견에도 불구하고 인천공항은 완고한 입장이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2차 조정기일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2023년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업권 계약 당시 두 면세점이 객단가를 책정하고 계약했다"며 "만일 임대료를 인하하면 배임의 소지가 있다는 법무법인의 의견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2023년 당시 신라는 객당 8987원, 신세계는 9020원의 임대료를 내는 조건으로 10년짜리 사업권을 따냈다. 

 

인천공항 여객 수가 2022년 800만 명에서 지난해 3500만 명까지 증가하며 임대료가 급증했지만 매출은 예상보다 부진했다. 

 

2019년 25조원에 달하던 국내 면세 시장 규모는 코로나19가 발생한 이듬해인 2021년 15조5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14조2249억원 수준에 그쳤다. 중국 단체 관광객 감소와 더불어 소비 패턴의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각각 697억원, 35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두 면세점은 몸집줄이기에 나섰다. 신세계면세점은 작년 11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했고, 올 1월엔 시내면세점인 부산점을 폐점했다. 신라면세점도 지난 4월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싱가포르 창이공항과 중국 상하이 국제공항은 면세 업황의 악화를 고려해 면세사업자의 임대료를 감면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창이공항은 입찰로 선정된 면세점 사업자의 임대료를 30% 이상 감면했다. 상하이 공항도 기존 면세점 사업자의 임대료 최소 보장액을 4분의 1 수준으로 내렸다.

 

태국 역시 지난 5월 면세 사업자가 임대료 재협상을 요청했으며 홍콩도 기존 입점 업체들이 임대료 인하를 요구해 공항 측이 관련 사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법원의 조정이 최종 결렬되면 두 면세점은 오는 2033년 6월까지 계약대로 영업활동을 이어가거나 회사별로 1900억원에 이르는 위약금을 내고 사업을 정리해야 한다. 사업을 정리한다고 해도 6개월은 의무이행 조건에 따라 정상적으로 영업하며 관련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철수가 결정되면 인천공항은 신규 사업자 재입찰을 진행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2023년 인천공항 입찰에서 물러난 롯데면세점과 중국 CDFG 역시 인천공항 진출을 검토할 것으로 보고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업황이 어려운 만큼 임대료 인하가 필요한 실정"이라며 "조정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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