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FEOC 리스크 차단·재무 유연성 확보…주주가치 제고 관건은 소통"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고려아연은 '전략적 해외투자와 기업가치 창출: 고려아연 미국 프로젝트 사례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한 전문가 토론회가 8일 서울 조선팰리스호텔에서 열렸다고 9일 밝혔다.
이번 토론회에는 경영학, 법학, 금융 분야 전문가들이 고려아연의 총 74억 달러(약 11조 원) 규모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 통합제련소 투자 프로젝트의 재무구조와 전략적 가치를 다각도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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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KED Global] |
발제를 맡은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 원장은 '미국 핵심광물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분석했다.
유 원장은 "미국은 지난 수십 년간 제련시설이 중국 등 해외로 이전되면서 자국 내에서 채굴한 광물조차 중국으로 보내 제련한 뒤 다시 수입해야 하는 비효율적 구조를 갖게 됐다"며 "현재 AI·반도체·전기차·방산 등 첨단산업의 폭발적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반면 노후 제련소 폐쇄와 환경규제 강화로 공급 제약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투자의 재무적 효율성을 강조했다.
유 원장은 "전체 투자비의 90% 이상을 미국 측이 부담하고 고려아연은 10% 미만만 투입하면서도 제련소를 100% 자회사로 소유하는 구조는 자본 효율성 측면에서 매우 합리적"이라며 "2029년 이후 연간 약 9억 달러(약 1.3조 원)의 EBITDA(감가상각 전 영업이익) 창출이 예상돼 현재 온산제련소와 맞먹는 규모의 수익원이 확보된다"고 평가했다.
윤혜선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투자 가치 평가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윤 교수는 "중국의 핵심광물 수출통제 등 글로벌 공급망 규제가 격변하는 상황에서 고려아연의 미국 제련소 투자는 전통적 재무지표가 아닌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칩스법, EO 14241(미국 내 핵심광물 신속생산 행정명령) 등 규제 혜택 수혜 자격 관점에서 평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미국 정부의 지분 참여는 FEOC(우려 대상 외국기업) 리스크를 차단하고 수조원의 세제 혜택 자격을 확정짓는 '행정적 담보'"라며 "이번 제3자 배정은 급변하는 안보 규제 환경에서 규제 적격성 확보를 통한 주주 가치 제고 수단이며 사법부가 이를 인정한 것은 시대적 요청에 부응한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이영민 서울대 경영대학 산학협력교수는 이번 투자를 기업가치 제고와 소액주주의 관점에서 바라봤다.
이 교수는 "미국 정부 투자를 받은 희토류 기업 MP머티리얼즈의 약 2배 증가한 선례가 있듯이 고려아연 역시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의 핵심 기업으로 전환되면서 주가 상승의 강한 모멘텀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투자가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활용되거나 대규모 투자로 주주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런 상황일수록 경영진은 투자 결정 과정과 목적이 기업의 지속 성장과 주주 이익에 부합한다는 점을 수치로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투자가 모든 주주가 공감할 수 있는 기업가치의 퀀텀 점프의 기회가 될 수 있음을 경영진의 진정성 있는 설득 노력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병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재무 리스크 관리 측면을 검토했다.
유 교수는 "약 47억 달러의 차입금은 15년 장기 분할상환 구조로 설계되어 제련소가 안정 가동되어 수익을 창출할 때까지 상환 압력 없이 충분한 시간을 확보했다"며, "미국 정부 정책 금융은 시장금리 대비 50~125bp 낮은 수준으로 조달되고, 현금 창출이 충분하거나 더 좋은 조건의 파이낸싱이 생기면 언제든 자발적 조기 상환이 가능해 재무 유연성도 확보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약 3조원이 자본으로 조달돼 과도한 부채비율 부담 없이 재무안정성 지표가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경규 동국대 경영대학 명예교수는 전략적 관점에서 투자를 평가했다.
최 명예교수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핵심광물 확보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핵심광물을 국가안보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고려아연을 신뢰할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한 것은 경쟁사가 모방할 수 없는 진입 장벽을 확보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재산업화 정책과 핵심광물 공급망 내재화 전략에 부합하는 이번 투자는 미국 정부의 정책적·정치적 이행을 확보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 창출과 기업가치 제고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한편 참석자들은 "단기적으로 지분 희석이 발생하지만, 총 투자비의 10% 미만 투입으로 연 1조3000억원의 EBITDA를 창출하는 자산을 100% 자회사로 확보하는 구조는 장기적 주주가치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기관투자자와 주주들은 법원의 가처분 기각 결정, 미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 검증된 투자 구조와 수익성 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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