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컨틴전시 플랜' 마련 주문…시장 변동성 대응 최적화
증권사 잇따른 사고에 CEO 중심 내부통제 관리 요청
[메가경제=노규호 기자] 금융감독원이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금융시장 변동성과 관련해 전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를 소집해 시장상황 급변에 대비한 '종합 컨틴전시 플랜(상황별 대응 계획)'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최근 증권업계에서 발생한 거액의 금융사고가 내부통제 부실 및 단기실적 위주의 성과보수체계에서 비롯됐다며 CEO 책임 하에 내부통제 및 인센티브 구조의 적정성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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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금융감독원] |
금감원은 5일 국내 36개 증권사 CEO 등과 긴급 현안 간담회를 개최하고, 최근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관련한 전 증권사의 대비 상황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국내 증시의 외국인 자금 유출은 제한적이고 시장이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우리 증권시장의 체력이 주요 선진국 증시와는 달리 그 어느 때보다 약화돼있고 향후 국내외 추가적인 충격이 가해질 경우 금융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 전이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날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CEO를 중심으로 유동성, 환율 등 리스크 요인별로 시장상황 급변 등에 대비한 종합 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해달라"며 "금융감독당국과의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해 시장 변동성 대응 역량을 최적화할 수 있게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또 "투자자 보호에 소홀함이 발생하지 않도록 이상거래 적출 등 자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철저한 내부통제를 CEO가 직접 챙겨달라"고 주문했다.
금감원은 이와 함께 증권사에 전사적 차원의 수직‧수평적 내부통제를 강화하라고 당부했다.
최근 신한투자증권에서는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 공급자(LP) 업무 부서에서 목적에서 벗어난 장내 선물 매매를 해 1300억원으로 추정되는 손실을 냈다.
금감원 검사 결과 관련 임직원은 손실을 감추기 위해 내부관리 손익을 조작하고, 허위 스와프 계약을 작성했다. 회계부서에서도 조작된 내부관리 손익 자료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아 작년 실적에 대한 성과급이 부당하게 지급됐다.
함 부원장은 "이 같은 사고는 본부장, 부서장 등 책임자의 관리감독 태만 또는 위법 행위 가담 등으로 수직적 내부통제가 붕괴한 영향"이라며 "리스크, 준법 등 관리부서가 영업부서의 불법행위를 인지하지 못해 장기간 방치, 확대되는 등 수평적 내부통제도 작동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각 증권사에 내부통제 기능이 실질적으로 작동하는지 여부를 CEO 책임 하에 정밀진단하라고 요청했다.
증권사 CEO들은 "비상대응계획에 따라 주식시장 급락, 급격한 자금인출 등에 대비하고 리스크 관리 및 모니터링 강화 등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전사적인 차원에서 내부통제와 성과평가 체계를 철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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