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소비자물가지수 5.7%↑ "7개월만에 상승세 둔화"...채소 값·외식비는 '고공행진' (종합)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2-09-03 11:47:36
  • -
  • +
  • 인쇄
소비자물가지수 7월 6.3%→8월 5.7%...공업제품 7월 8.9%→8월 7.0%
국제유가 하락에 석유류 상승률 ‘7월 35.1%→8월 19.7%’로 둔화
채소 7월 25.9%→8월 27.9%...외식 7월 8.4%→8월 8.8% 확대
‘배추 78.0%↑·오이 69.2%↑’...농산물, 전월보다 상승폭 커져
정부 “할당관세 적용·유류세 인하 등 효과…정책 노력 이어갈 것”

국제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개월 만에 다소 무뎌지긴 했지만 채소를 비롯한 농산물과 외식 등 개인서비스는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5%대를 기록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62(2020=100)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5.7% 상승했다.

지난달 물가 상승률은 7월(6.3%)에 비해 0.6%포인트(p) 낮아지며 3개월 만에 5%대로 내려왔다.
 

▲ 2022년 8월 소비자물가동향. [통계청 제공]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월보다 낮아진 건 지난 1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지난 1월 물가 상승률은 3.6%로 직전 달인 지난해 12월(3.7%)보다 상승률이 소폭 둔화한 바 있다.


전년 동월 대비(전년동월비)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4월(2.5%)부터 9월(2.4%)까지 6개월 연속 2%대를 보이다 지난해 10월(3.2%) 3%대로 올라선 뒤 올해 1월(3.6%)까지 다섯달 동안 3%대를 기록했다. 이후 4월(4.1%)과 5월(5.4%)에 이어 6월(6.0%)까지 급상승한 뒤 7월(6.3%)에는 두 달 연속 6%대를 보였다.

6월과 7월의 물가상승률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 월별 소비자물가지수 동향. [통계청 제공]

8월까지의 전년 누계비 물가 상승률은 5.0%로, 올해 처음 5%대에 도달했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0년 0.5%, 2021년 2.5%였다. 상반기 추세대로라면 연간 누계비로 지난해보다는 두 배, 재작년보다는 무려 10배가 오른 셈이다.

다만 8월 물가가 전월 대비(전월비)로는 0.1% 내렸기에 전월비 하락이 지속되면 물가 상승률이 연간으로는 5%대에 미치지 않을 수 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물가 상승률이 전월보다 떨어진 것은 지난 2020년 11월 이후 21개월 만이다.

▲ 소비자물가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8월 물가 상승률의 둔화는 국제 유가 하략으로 인해 석유류 등 공업제품의 상승폭이 한풀 꺾인 데 따른 영향이 컸다.

공업제품 전년동월비 상승 폭은 7.0%로 전월 8.9%보다 1.9%포인트 내려갔다. 전월비로는 1.4% 떨어졌다. 기여도도 전월 3.11%포인트(p)에서 2.44%포인트로 하락했다.

석유류는 전년동월비 19.7% 상승했다. 오름폭은 여전히 큰 수준이지만 전월(35.1%)보다는 큰 폭으로 줄었다.

석유류 상승률은 올해 2월 19.4%에서 3월 31.2%로 껑충 뛴 뒤 7월까지 다섯달 동안 30%대의 높은 상승세를 유지해왔다.전월비로 보면 석유류는 10.0% 떨어져 1998년 3월(-15.1%)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 소비자물가지수 주요 등락률 추이. [통계청 제공]


8월 석유류 상승률을 품목별로 보면, 전년동월대비로 경유 30.4%, 휘발유가 8.5%, 등유 73.4%, 부탄가스 28.4%, 취사용LPG 19.6%, 자동차용LPG 14.2%가 올랐다.

7월의 경우, 1년 전보다 경유는 47.0%, 휘발유는 25.5%, 등유는 80.0%, 부탄가스는 30.9% 상승했었다.

공업제품 중 가공식품은 전년동월비로 8.4% 상승해 전월(8.2%)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국수(35.2%)·밀가루(35.1%)·빵(15.0%) 등 밀 가공식품들의 상승폭이 두드러졌고, 식용유 47.1%. 소금 20.9%, 설탕 18.9% 등도 많이 올랐다.

가공식품은 전월비로도 0.7% 상승했다.

전기·가스·수도 상승률은 15.7%로 전월(15.7%)과 같았다. 전월비로는 0.1% 올랐다.

1년 전보다 전기료(18.2%), 도시가스(18.4%), 지역난방비(12.5%), 상수도료(3.5%)가 일제히 올랐다.

7월과 8월 전기·가스·수도 상승률은 통계 조사를 시작한 2010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공공요금이 인상된 여파다.


▲ 주요 품목 소비자물가 상승률. [그래픽=연합뉴스]

 


농산물과 개인서비스는 여전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다만 농축수산물은 비축물량 방출, 할당관세 도입 등으로 축·수산물의 가격 상승폭이 축소되며 가격 오름세가 소폭 둔화했다.

농축수산물은 7.0% 올라 전월(7.1%)보다 상승률이 소폭 낮아졌지만, 이 중 농산물은 10.4%로 전월(8.5%)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농산물 상승률은 지난해 6월(11.9%) 이후 최고 수준이다.

특히 배추(78.0%), 무(56.1%), 열무(54.3%), 오이(69.2%), 파(48.9%). 호박(83.2%), 가지(46.4%) 등 채소류가 27.9% 올라 전월(25.9%)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2020년 9월(31.8%)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축산물(3.7%)과 수산물(3.2%) 상승폭은 전월보다 낮아졌다.

수입쇠고기(19.9%), 닭고기(15.9%), 명태(10.6%), 굴(11.9%) 등은 올랐으나 달걀(-10.0%), 게(-4.8%) 등은 내렸다.


▲ 품목성질별 등락률 및 기여도. [통계청 제공]

개인서비스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6.1% 상승해 1998년 4월(6.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전월보다도 0.6% 올랐다.

외식은 여름 성수기 수요 증가 등으로 오름세가 소폭 확대됐고 외식 외(外)도 대면업종 중심으로 상승세를 지속했다.

외식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8.8% 상승했다. 1992년 10월(8.8%) 이후 약 30년 만에 최고치였다. 전월비로도 0.7% 올랐다.

치킨(11.4%), 햄버거(11.6%), 피자(10.1%), 생선회(9.8%), 삼겹살(11.2%), 돼지갈비(10.3%), 쇠고기(8.9%), 칼국수(11.2%), 라면(11.2%), 김밥(12.2%), 갈비탕(13.0%) 등의 외식 가격이 1년 전보다 많이 올랐다.

▲ 주요 등락품목. [통계청 제공]

외식 외 개인서비스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4.2% 올랐다. 전월비로는 0.4% 상승했다.

1년 전보다 보험서비스료(14.9%), 국내항공료(15.0%), 여객선료(16.0%), 국내단체여행(20.3%), 호텔숙박료(10.6%) 등이 많이 올랐다.

집세는 1.8%, 공공서비스는 0.8% 1년 전보다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집세 중 전세는 2.6%, 월세는 0.9% 올랐다. 전월과 비교해 집세는 0.1%포인트 낮아졌고, 공공서비스는 보합이었다.

생활물가지수와 근원물가는 모두 상승 폭이 전월보다 둔화했으나 신선식품지수는 전월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구입 빈도와 지출비중이 높은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더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6.8% 올랐다.

다만 휘발유·경유 등 식품 이외 가격 오름세 둔화 영향으로 7월(7.9%)보다는 1.1%포인트 둔화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 상승률은 4.4%였다. 전월(4.5%)보다는 0.1%포인트 낮다.

신선어개(생선・해산물), 신선채소, 신선과실 등 계절 및 기상조건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품목의 가격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신선식품지수는 전년동월대비 14.9% 상승했다.

집중호우 등 기후 악화로 인한 작황부진으로 신선채소·과실 가격이 상승하는 등 상승폭이 다소 커진 데 따른 영향이다. 전월(13.0%)보다는 1.9%포인트 낮아졌다.

기획재정부는 “8월 소비자물가 하락은 연중 물가상승을 견인해온 석유류 가격이 하락한 데 주로 기인한다”며 “이는 국제유가 하락과 함께 유류세 인하 등의 노력이 결부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상반기 중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밥상물가 오름세를 견인했던 축산물도 6~7월 할당관세 적용 이후 다소 안정화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명절 성수기 수요 증가,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성 확대 등 물가 불안 요인이 계속 잠재된 만큼, 경계감을 늦추지 않고 계속해서 모든 정책노력을 다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성수1지구 조합 “재입찰 한다”
[메가경제=이준 기자] 하반기 서울 강북권 최대 재개발 사업인 성수전략정비구역1지구(이하 ‘성수1지구’) 조합이 재입찰을 실시한다고 이달 6일 밝혔다. 성수1지구 조합은 이달 4일 대의원 회의에서 ‘기존 입찰지침 유지’ 결정에도 불구하고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대승적으로 입찰지침을 변경, 다수의 건설사들이 입찰에 참여토록 할 방침이다. 조합의 재입찰

2

KT&G 상상마당, 전자음악 주제 전시 ‘전율’ 개최
[메가경제=심영범 기자]KT&G는 상상마당 춘천 아트센터에서 오는 10월 19일까지 전자음악 장르의 전시회 ‘전율’을 진행한다고 5일 밝혔다. KT&G 상상마당 춘천은 관객들에게 다양한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음악을 주제로 한 전시회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에는 사운드 아티스트 4인의 작품이 공개됐으며, 전자음악 특유의

3

CJ CGV, 대학생 대외활동 ‘Campus Crew' 3기 성료
[메가경제=심영범 기자]CJ CGV는 대학생 대상 대외활동 프로그램인 ‘CGV Campus Crew(이하 ‘캠크루’)’ 3기 활동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고 5일 밝혔다. 캠크루는 CGV에 관심 있는 대학생을 선발해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 지난 2023년 1기를 시작으로 올해로 3기째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총 19명이 선발돼 한 달간 활동에 나섰다. 특히 지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