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 홍원식 회장, 눈물의 자진 사퇴…"모두 내 잘못"

김형규 기자 / 기사승인 : 2021-05-04 12:3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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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경영권 물려주지 않을 것”
전날 사임 발표한 이광범 대표에 이어 책임지고 물러나기로
2013년 밀어내기 사건, 황하나 사건 직접 언급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결국 눈물을 보이며 사퇴했다.

홍원식 회장은 4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소재 남양유업 본사에서 열린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통해 자진 사퇴의사를 밝혔다. 자식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입장도 강조했다.
 

▲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대국민 사과를 하던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남양유업은 최근 불가리스 제품의 코로나19 억제 효과와 관련해 논란을 빚으며 바로 전날 이광범 대표가 사임을 발표한 바 있다.

이날 홍 회장은 “책임을 지고자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최종 의사를 밝혔다.

홍원식 회장은 “당사의 불가리스와 관련된 논란으로 실망하시고, 분노하셨을 모든 국민들과 현장에서 더욱 상처받고 어려운 날들을 보내고 계신 직원, 대리점주와 낙농가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이번 사과문에서 지난 2013년 불거졌던 대리점 밀어내기 갑질 논란을 의식해 대리점주와 낙농가를 함께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남양유업은 영업사원이 지역 대리점주에게 폭언하며 자사 제품을 강매(밀어내기)한 사건으로 곤욕을 치렀다. 이 사건은 녹취록이 공개되며 파장이 더 커졌고, 남양유업에 대한 대중의 부정적 인식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계기가 됐다.

홍 회장은 2013년 밀어내기 갑질 사건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외조카 황하나 사건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논란들이 생겼을 때 회장으로서 더욱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서 사과드리고 필요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는데 부족했다”고 입장을 설명했다.

황하나는 홍원식 회장의 막내 여동생 홍영혜의 장녀로 최근 몇 년간 마약 투약 혐의와 관련해 잇따른 물의를 빚은 바 있다.

홍원식 회장은 끝으로 “모든 잘못은 저에게서 비롯됐다”며 “저의 사퇴를 계기로 지금까지 좋은 제품으로 국민의 사랑에 보답하려 묵묵히 노력해온 남양유업 가족들에 대한 싸늘한 시선은 거두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허리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남양유업 사태가 여기까지 오게 한 원인으로는 불가리스 코로나19 예방 효과 발표의 후폭풍이 주요했다.

남양유업은 지난 13일 불가리스를 공동 개발한 한국의과학연구원(KRIBS)과 함께 서울 중림동 소재 LW컨벤션센터에서 '코로나19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한국의과학연구원은 불가리스 항바이러스 효과에 대해 감기 바이러스인 인플루엔자바이러스(H1N1)를 99.999%까지 사멸했다고 밝혔다. 충남대 수의대는 불가리스의 중증급성호흡기 증후군 억제 효과 연구에서 77.8% 저감 효과를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남양유업은 당시 이 결과에 대해 동물이나 인체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 아닌 세포 실험이었음을 밝혔다.

국내 최초로 소재 중심이 아닌 완제품 형태로 항바이러스 효과를 규명한 점이 의미가 있다고 판단해 발표했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제대로 된 검증을 거치지 않고 발표했다는 논란이 커졌다. 이후 질병관리청은 "실제 효과가 있을지를 예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지난 28일 식품의약안전처는 이에 대해 남양유업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이라고 판단하고, 영업정지 2개월의 행정처분을 내리고 형사 고발했다.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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