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직원들 허리띠 졸라메는데…오너 홍원식 회장 ‘연봉 잔치’

장주희 / 기사승인 : 2020-04-21 17:14:04
  • -
  • +
  • 인쇄
직원 급여 줄이고, 계약직 해고…오너 모럴 해저드 지적 심각
사진은 남양유업 뉴스룸의 '진심시리즈'와 홍원식 회장 모습.(사진=남양유업)
사진은 남양유업 뉴스룸의 '진심시리즈'와 홍원식 회장 모습.(사진=남양유업)

[메가경제= 장주희 기자] 최근 실적 악화에 따른 긴축 경영에 돌입한 남양유업이 오너 홍원식 회장의 ‘연봉 잔치’를 벌려 비판이 일고 있다. 실제 오너가 호주머니를 채우는 동안 나주공장에서는 대규모 실직이 예고 됐고, 일부 임직원들에게는 상여반납과 함께 급여 반납동의서도 요구하는 등 오너의 모럴 해저드(moral hazard·도덕적 해이) 지적도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경영합리화 조치의 하나로 이달부터 나주공장 포장 공정을 세종공장으로 이전하기 시작해 6월 이전을 마무리한다. 포장 공정에서 일했던 계약직 34명은 고용 승계가 되지 않는다.


현재 남양유업은 1조원 가까운 사내유보금을 쌓아두고도 비상경영을 이유로 최근 팀장급 이상 관리자직급 임직원 100여명을 대상으로 급여 반납동의서를 받고 있다. 급여 반납동의서는 이달부터 12월까지 9개월 간 월 상여의 30%와 하계 휴가비 50% 등을 회사에 반납하는 내용이다.


경영 활동을 위한 필요 경비를 제외한 기타 소모성 경비 지출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전 직원을 대상으로 경비 축소안도 공고한 상태다.


영업 부서의 업무추진식대를 줄이고 기존에 지급하던 업무회의식대와 차량유지비는 없애기로 했다. 공장 직원들의 복리후생비통신비 등도 줄였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해 홍 회장이 회사로부터 수령한 총 연봉은 16억1991만원이다. 이는 전년보다 오히려 60만원 오른 금액이다. 또 2009년부터 논란이 되어온 홍원식 회장의 노모인 지종숙씨의 등기임원 등재도 계속되고 있다.


지종숙씨는 올해 91세의 고령으로 실질적인 경영을 하기에는 어려운 상태다. 지난해 남양유업 등기이사 1인당 평균 보수액은 3억5794만원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살펴보면 지난해 남양유업 영업이익은 4억1735만원으로 전년(85억8740만원)대비 95% 급감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308억원으로 4.7% 줄었다. 반면 이익잉여금은 같은 기간 2.6% 늘었다. 부동산 매각 이익 등 매각예정비유동자산 처분이익으로 기타 영업외수익이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12월 중순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은 전 직원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오너로서 스스로 변화를 다짐하며, 임직원들에게도 남양인으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 하지만 100여 일이 지난 현재 일각에서는 회의적 방응을 보이고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홍원식 회장이 직원들에게 한 약속은 이미 빛이 바랬다”며 “오너일가의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의 경영위기는 오너와 경영진의 잘못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직원에게는 긴축경영을 실시하면서 동참을 요구하면서 오너는 연봉잔치를 했다는 점에 분개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 관계자는 “홍원식 회장도 이번에 직원들과 함께 상여금과 휴가비 반납에 동참한다”고 해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삭감 비율은 밝히지 않았다. 또 “노모인 지종숙씨의 경우 등기임원이 아닌 비상임 이라 따로 급여가 없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장주희
장주희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최태원 SK 회장 "AI 발전은 기술자립과 신뢰기반 협력서 시작"
[메가경제=황성완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기술자립과 신뢰기반 협력을 두 축으로 하는 인공지능(AI) 전략을 한국과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의 AI 발전 모델로 제시했다. SK그룹은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최고경영자(CEO) 서밋 부대행사 ‘퓨처테크포럼 AI’를 개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날 경북 경주시 경주엑스포

2

해태제과, '에이스데이' 맞아 대학 캠퍼스에 에이스 나눔
[메가경제=심영범 기자]해태제과가 오는 10월 31일 ‘에이스데이’를 맞아 고객에게 사랑의 마음을 전하는 전국 순회 커피차 이벤트를 진행했다고 28일 밝혔다. 에이스가 직접 캠퍼스를 찾아가 대학생 고객들에게 에이스와 커피를 나눴다. 지난해에는 서울 소재 대학에서만 진행했지만 올해는 지방 대학까지 확대해 10곳의 학교에서 총 3000개의 에이스와 커피를 전했

3

오뚜기, 제주 숙성도와 라면 한정 메뉴 선봬
[메가경제=심영범 기자]오뚜기는 제주 대표 숙성 흑돼지 브랜드 ‘숙성도’와 함께 ‘오뚜기 라면’을 주제로 한 특별 F&B 협업을 선보인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협업은 내년 4월 28일까지 진행되며, 제주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에게 신선하고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한정 컬래버레이션이다. 숙성도 제주 본점·중문점 2곳에서 오뚜기 라면&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