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주영래 기자] 패스트패션 확산으로 매년 전 세계에서 9,200만톤의 섬유 폐기물이 발생하지만, 재활용률은 12%, 의류로의 재생률은 1%에도 못 미친다. 환경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글로벌 섬유·패션업계가 폐의류를 새로운 원자재로 활용하는 ‘순환형 섬유경제’ 모델을 앞다퉈 제시하고 있다.
독일 친환경 기능성 소재 기업 심파텍스(Sympatex)는 ‘Fiber2Fiber’ 전략을 통해 폐의류에서 폴리에스터를 회수, 고품질 기능성 원단으로 재탄생시키는 기술을 공개했다. 최근 ‘뮌헨 퍼포먼스 데이 2025’에서 선보인 신소재 KYOTO F2F SPRING AS는 화학적 재활용 원사로 만든 3-Layer 라미네이트 소재로 주목받았다. 심파텍스는 2030년까지 전 제품을 100% 재활용 가능한 구조로 전환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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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파텍스가 폐의류를 활용해 고기능성 원단으로 재탄생하는 기술을 공개했다. |
국내 기업 효성티앤씨도 순환형 섬유경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캐나다 루프 인더스트리와 협력해 올 4분기부터 구미공장에서 버려진 의류를 재활용한 ‘리젠 T2T(Textile to Textile)’ 생산을 시작한다. 이는 기존 폐페트병 리사이클을 넘어 의류 자체를 다시 의류로 되살리는 방식으로, 글로벌 친환경 섬유 시장을 선도할 핵심 기술로 꼽힌다.
한편, 코오롱FnC의 업사이클링 브랜드 ‘래;코드(RE;CODE)’는 산업 폐소재의 순환 가능성을 탐구하는 전시 RE; COLLECTIVE: MATERIALS를 개최하며 패션업계 내 자원순환 담론을 확산시켰다. 2012년 출범한 래;코드는 소각되는 이월·재고 의류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글로벌 리사이클 섬유 시장은 현재 23조원 규모로, 연평균 12.5% 성장해 2030년에는 약 75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EU는 폐의류 매립·소각을 금지하는 ‘에코디자인 규정(ESPR)’ 입법화를 추진 중이며, 프랑스 역시 ‘Agec Law’를 통해 위반 기업에 벌금을 부과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폐의류는 더 이상 환경오염의 상징이 아니라 새로운 원자재 공급원”이라며 “글로벌 순환경제 전환 속에서 한국 기업도 적극적인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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