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포스증권 인수설 속 인사 이동 이목 집중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우리종합금융의 차기 대표로 남기천 현 우리자산운용 대표가 사실상 내정되면서 증권사 인수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사가 없는 우리금융지주는 최근 한국포스증권 등의 인수를 통해 중대형 증권사 설립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남 대표는 조만간 우리금융그룹의 자회사대표이사추천위원희 등의 절차를 거쳐 우리종금 대표직에 오를 예정이다. 현재 대표 자리를 맡고 있는 김응철 우리종금 대표는 우리은행이 인도네시아에 설립한 우리소다라은행 은행장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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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천 우리자산운용 대표 [사진=우리자산운용 홈페이지] |
남 대표는 여의도 증권가에서 경력을 쌓아온 '정통 증권맨' 출신이다. 1964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 옛 대우증권에 입사했다. 대우증권 런던현지법인장, 고유자산운용(PI)본부장, 대체투자본부장 등을 지냈으며, 대우증권이 미래에셋증권에 흡수합병되고 미래에셋운용의 자회사인 멀티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이후 남 대표는 지난해 3월 우리자산운용 대표이사에 취임해 현재까지 대표이사 사장직을 맡고 있다.
금융권에선 이번 인사가 증권사 인수를 통해 금융투자업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우리금융과 합병을 추진하기 위한 물밑 작업의 일환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재 우리금융은 온라인 펀드 판매에 특화된 한국포스증권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성공 시에는 우리종금과 포스증권을 합병해 중견급 증권사로 입지를 다질 수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8월 우리종합금융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했으며 지난달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유상증자에 따라 우리종합금융 자기자본은 1조1000억원을 상회한다.
업계에서는 우리종합금융이 이른 시일 내 한국포스증권을 인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포스증권은 2022년 말 기준 한국증권금융이 지분 51.68%를 소유한 증권사로, 오프라인 지점 없이 온라인펀드 플랫폼 ‘펀드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자기자본금은 약 699억원 수준이며, 한국증권금융 외 주요 주주로는 인공지능(AI) 투자기업 파운트(28.64%)과 미래에셋자산운용(1.87), 삼성자산운용(1.77%) 등이 있다.
우리금융은 은행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비은행, 특히 증권업 강화를 위한 행보를 추진해왔다. 앞서 2014년 우리금융지주는 민영화 추진 당시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NH농협금융지주에 매각했다. 당시 임 회장은 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서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직접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우리금융은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사가 없는 상황이다. 한편 우리종합금융은 서울 중구 소공로에서 오는 4월 준공을 앞둔 여의도 사학연금 빌딩(TP타워)으로 본사를 이전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이번 (남 대표) 인사와 본사 이전은 증권사 진출 신호탄으로 보인다. 한국포스증권이 부각된 상황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향방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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