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사년 뉴뱅크⑤] 강태영 NH농협은행호, "금융사고 리스크 벗고 새 도약 준비"

문혜원 / 기사승인 : 2025-02-17 15:4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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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서 기획력·영업력 겸비한 '육각형 인재' 정평
'금융사고 예방 재정립'방향 제시, 내부통제 고삐
작년 충당금 축소로 순익 성장…건전성지표는↓
'슈퍼플랫폼'·AI활용 등 디지털 도약 혁신 주도

[메가경제=문혜원 기자] 올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 수장들이 새로운 얼굴로 교체된 가운데 예상치 못한 파격적인 인사쇄신이 이어지면서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잇따른 금융 사고로 인한 여파로 은행장들은 내부통제에 고삐를 죄며 신뢰 회복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을사년을 맞아 새 은행장들의 신년 경영 전략 회의의 중점과제들을 살펴보며 이들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5대 은행장 중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은 가장 늦게 은행장에 내정되면서 금융권 쇄신 흐름에 동참한 인물로 주목받았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복심으로 불릴 정도로 최측근으로 알려진다. 지난해 각종 금융사고로 인해 은행권 전반 인적쇄신 바람이 불면서, 인사 경험과 변혁적 리더십을 갖춘 강태영 은행장의 향후 행보에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 강태영 NH농협은행장 [사진=NH농협은행] 
 

금융권 '쇄신'바람 속 '변혁적 인물'주목

 

강태영 농협은행장은 농협 내부서 기획·영업력을 겸비한 육각형 인재로 정평났다. 1966년생으로 진주 대아고, 건국대를 졸업한 이후 1991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했다. 농협은행 서울강북사업부장과 디지털전환(DT)부문 부행장 등을 거쳐 농협캐피탈 지원총괄 부사장을 역임한 후 이번에 극적으로 농협은행장으로 선임됐다. 

 

강 은행장은 여신 전문가인 동시에 인사부 경력을 두루 갖춘 전통 농협은행 출신이다. 강 은행장은 이러한 다양한 인사경험과 변혁적 리더십을 기반으로 내부통제를 고도화할 수 있는 적임자로 낙점돼 이번 은행장 자리까지 올라섰다.

 

농협은행은 작년 횡령, 부당대출 등 다양한 금융사고 인한 내부통제 부실 리스크로 도마에 오른 바 있다. 이에 강 행장은 신년 초부터 취임 일성으로 강조한 '신뢰', '내부통제'강화에 무게를 두고 구체적인 경영방향 방안을 제시했다.

 

크게 경영 좌표는 ▲고객 신뢰 및 동반성장 ▲원리원칙 재정립 및 내부통제 혁신 ▲디지털 리딩뱅크 도약 ▲미래 금융 선도 등으로 집약된다. 

 

내부통제 강화 추진 과제로는 구체적으로 ▲디지털 내부통제 고도화 ▲내부통제 취약점 전면 재정비 ▲책임체계 및 조직문화 혁신▲ 내부통제 인프라 강화로 요약된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7월에는 금융사고 조기 적발을 위한 상시 감시 탐지 고도화를 도입했고, 올해부터 자점감사 본부 집중화 및 디지털화 등에 나선다.

 

준법감시 인력은 전년 보다 두배 수준인 백여명대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종전 수기검사 방식으로 진행하던 순회감사제도는 폐지하고 관제센터인 '자점감사모니터링반'도 신설했다. 수기검사에서 디지털 상시 감시로의 전환이다. 

 

여신 리스크 관리를 위해 모든 여신 단계를 분석해 금융사고 취약점을 파악한 후 15개 테마별 과제를 도출할 계획도 수립했다. 비여신 부서의 금융사고를 막기 위해 업권 최초로 '금융사고 위험지도'를 작성해 취약지점 뿐만 아니라 금융사고 사각지대를 해소할 예정이다. 

 

특히 금융사고에 대한 임원 및 임직원들에 대한 관리책임도 강화됐다. 일례로, 영업 본부장이 관할하는 사무소에서 10억원 이상의 금융사고가 발행하면 해당 본부장은 직권정지 및 대기발령을 받을 수 있다. 영업점장 역시 재임 사무소에서 금융사고가 생기면 직권정지, 대기발령을 받는다. 

 

강 행장은 "은행의 모든 업무 프로세스를 재설계하고 내부통제를 한 층 더 강화해 금융사고 예방에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작년 실적 선방...건전성 등 기초체력다지기 과제

 

NH농협은행은 지난해 대손충당금을 큰 폭으로 줄이며 실적 성장에 성공했다. 그러나 4대 은행 대비 높은 연체율과 무수익여신 비중 탓에 대손비용 부담이 늘어 건전성 면에선 ‘경고등’이라는 진단이 나와 우려를 낳았다.

 

NH농협금융지주에 따르면 지난해 농협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5% 증가한 1조807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5대 은행(신한·하나·KB국민·우리·NH농협) 가운데 당기순이익 2조원을 넘지 못한 곳은 농협은행이 유일하다.

 

다만, 농협은행 호실적의 배경은 다른 은행들과 비교시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 감소효과가 기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농협은행의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9696억원으로, 전년 대비 42.4%나 줄었다. 2023년 1조6843억원에 달했던 충당금 전입액이 7000억원 넘게 줄어들면서 기저효과 덕을 본 셈이다.

 

지난해 4대 은행의 합산 순이익은 13조3430억원으로 전년 대비 8.38% 급증했다. 리딩뱅크를 탈환한 신한은행은 지난해 3조6954억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 대비 20.5%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의 순이익(3조394억원)도 21.30% 증가했다.

 

지난해 농협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1.88%로, 전년 대비 0.08%포인트(p) 하락했다. 카드를 제외한 NIM은 이보다 더 낮은 1.74%다.

 

금리인하에 따른 NIM 축소로 이자이익이 감소한 가운데 타 은행 대비 비이자이익도 늘리지 못했다. 7454억원에 그친 수수료이익은 전년 대비 0.3% 감소했고, 유가증권 및 외환파생이익(5873억원)은 16.0%나 급감했다.

 

건전성 지표 역시 낮아졌다. 지난해 말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68%로, 9월말보다 0.04%P 올랐다. 자본적정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도 지난해 15.37%로, 1년 전보다 0.54%P 낮아졌다. 이는 고금리 지속 및 경기 불안정성 증대 등의 영향으로 한계차주가 증가하고 이에 비례해 부실채권이 늘어난 탓으로 분석된다.

 

이에 강태영 행장의 지휘아래, 농협은행은 올해 기초체력을 다지고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농협은행의 경우 충당금 부담이 줄지 않았다면 역 성장 할 수도 있었기에 핵심 이익인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의 고른 성장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플랫폼 전환, 혁신금융서비스 앞장

 

강 행장은 디지털 혁신에 힘을 쏟아 은행 경쟁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강 행장은 특히 DT부문 부행장 재임 시 농협금융지주 디지털금융부문 부사장을 겸임하며 지주 회장과 함께 뱅킹 앱을 그룹 슈퍼플랫폼으로 전환하는 데 앞장섰던 이력이 있어 기대를 모은다. 

 

최근에는 NH농협은행이 정보기술(IT)부문, 정보보호부문 임직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디지털 리딩뱅크 도약을 위한 구체적인 사업추진 방안 등을 최근 논의했다.

 

농협은행이 내년 디지털 혁신을 기반으로 한 고객 맞춤형 서비스 제공, 영업력 강화 등을 주요 경영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강 후보가 이를 실현할 적임자로 꼽혔다.

 

구체적으로 IT부문은 IT기반 사업 혁신으로 지속가능한 은행 실현을 목표로 인공지능 전환(AX) 가속화, 고객중심 플랫폼 최적화, 혁신금융 서비스 주도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보보호부문은 혁신과 안전성 기반의 정보보호 체계 구현을 위해 금융보안 규제 패러다임 전환에 대한 선제 대응, 능동적 사이버 보안 위협 대응체계 고도화 등을 각각 추진한다.

 

최근 국내 가상자산 원화거래소 빗썸과 제휴 은행을 맺으면서 가상자산 관련 앱 경쟁력을 확보하고, 고객을 유입하기 위한 방안에 나설 전망이다. 

 

아울러 모바일 은행앱 ‘NH올원뱅크’ 개편 또한 농협은행의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힘을 더할 예정이다. 이번 개편으로 ▲전체 상품군의 계좌관리 서비스 확대 ▲비대면 판매 상품 확대 ▲증권·카드·보험 종합금융 서비스 제공 ▲부동산·모빌리티·헬스케어 등 생활서비스 연계와 같은 서비스를 확대해 고객 편의를 강화했다.

 

이밖에도 농협은행은 NH올원뱅크의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재정립하고 앱 아이콘과 슬로건을 새롭게 변경하며 슈퍼플랫폼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했다.

 

강태영 농협은행장은 "IT가 견고한 안정성을 바탕으로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혁신금융서비스 활용 등 신기술 대응에 앞장서야 한다. 설 명절 이행을 앞두고 있는 디지털플랫폼 전환 프로젝트의 안정적인 이행을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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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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