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사년 뉴뱅크①] 이환주 KB국민은행장, "ELS신뢰회복·리딩 탈환"속도

문혜원 / 기사승인 : 2025-01-17 16:3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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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적 성과보다 "KB팬클럽, 고객신뢰 회복 특명"
양종희 회장과 그룹차원 영업,재무 시너지 기대
글로벌사업 강화·이익 제고 '효율경영'중점과제
책무구조도 도입 발맞춰 내부통제 3중망 '고삐'

[메가경제=문혜원 기자] 올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 수장들이 새로 교체됐다. 이번에는 예상치 못한 파격적인 교체가 이뤄지면서 이들의 향방에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해에는 금융사고 사건이 많은 만큼 은행장들은 내부통제에 고삐를 죄며 신뢰회복 청사진을 걸었다. 을사년을 맞아 새 은행장들의 신년사 및 경영전략회의 통해 발표한 중점과제를 통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은 KB금융그룹 내에서 영업과 재무 경험을 두루 쌓인 인물로 알려진다. 양종희 KB금융회장의 고객·주주·직원을 향한 '견고한 신뢰'라는 가치에 힘입어 '함께 성장' '동행'을 핵심 가치로 내세우며 이를 구체화할 방안을 제시했다. 조직 구성원 및 고객과의 신뢰를 중시하는 소통형 리더라는 평가를 받는 만큼 양종희 회장과 함께 그룹을 이끌어 가며 리딩금융 위상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이 고객 신뢰를 강조한 만큼 내부통제에 고삐를 죈 모습이다. 아울러 영업통으로 정평이 난 현장경험이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리딩뱅크에 힘을 줄 것으로 보인다. [사진=KB국민은행]

 

KB그룹 내 영업·재무통 정평...글로벌사업 이익 제고 기대

 

이환주 은행장의 경우 비은행 계열사 대표(KB라이프생명)가 국민은행장에 오른 첫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이 행장은 그간 30년간 KB에 근무하면서 현장에서 쌓은 탁월한 성과를 입증해 은행장 자리에 올랐다. 

 

KB금융은 이 행장을 차기 은행장으로 추천할 당시 "은행과 비은행간 시너지 극대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KB금융의 인사 철학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현재 KB금융은 중장기적으로 은행과 비은행의 이익·사업 비중을 6:4 수준으로 재편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이러한 KB금융그룹의 지속가능성 제고 전략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중점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이 행장은 올해 사업 차별화와 수익성 제고를 통해 리딩뱅크를 이어가야 한다. KB국민은행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6719억원으로 전년동기(2조8554억원) 대비 8.3% 감소했다. 경쟁사인 신한은행(3조1028억원)에 뒤쳐지는 수준이다. 

 

여기에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지난해 2분기 1.84%에서 3분기 1.71%로 0.13%포인트(p) 급락했다. 공격적인 대출 확대가 제한되는 상황에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까지 단행될 경우 이자 부문을 중심으로 한 이익 둔화는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아울러 글로벌 사업면에서 두각을 내야 한다. 특히 2018년 인수한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인 KB뱅크(옛 부코핀은행) 정상화가 최우선 과제로 지목된다. KB뱅크는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약 278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디지털혁신을 추구하고 있는 KB국민은행은 올해에는 생성형 인공지능(AI) 등 신기술과 비금융 사업, 디지털 전환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AI 강화 전략은 국민은행 경쟁력 제고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은행권 최초로 부수업무에 알뜰폰 서비스 ‘리브엠(Liiv M)’을 등록했으며 은행 모바일뱅킹 ‘KB스타뱅킹’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은행권 최대 수준인 1262만명을 기록했다. 

 

'고객 신뢰 취우선'...KB 팬클럽 특명

 

이환주 은행장은 올해 경영목표는 단순한 금융상품 판매를 넘어 '신뢰를 파는 은행'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은 새해인사에서 "마치 'KB 팬클럽' 같은 다정하고 끈끈한 신뢰관계를 만드는 것이 KB국민은행의 가치이자 참모습"이라고 당부한 바 있다.

 

이환주 은행장이 이처럼 '고객 신뢰'를 강조한 까닭은 KB국민은행의 '리테일은행'이라는 기본적인 이념과 맞닿아 있다. 무엇보다 지난해 1분기 발생한 홍콩 ELS펀드 사태에 대한 책임을 느끼고 고객에게 사과가 담긴 뜻으로도 해석된다.  

 

이 행장은 신년사에서도 "리테일, 기업금융, WM, CIB, 자본시장, 디지털 등 각 비즈니스가 지향하는 목적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을 본질적인 측면에서 통찰하며 재정의 하고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1일 2025 경영전략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이환주 은행장은 내년 목표로 고객과 직원, 비즈니스로 이어지는 '2025 KB국민은행의 새로운 동행'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고객과의 동행 ▲직원과의 동행 ▲비즈니스의 재정의를 통한 동행의 가치 확장을 목표로 했다. 기업금융 중심으로 고객 기반을 강화하고, WM·CIB·자본시장 부문의 질적양적 성장을 추구해 고객 가치 중심 비이자 Biz를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내부통제 고삐'...책무구조도 도입에 발맞춰 전담부서 설립 

 

이환주 은행장은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첫 번째 약속으로 내부통제 고삐 업무를 시작했다. 

 

1월 조직개편에서 금융사고 예방 전담조직 신설 및 영업망 중심 매뉴얼 구축에 이어 내부통제위원회(내통위) 가동 등 내부통제 '3중망' 가동 조치를 마련했다.  

 

KB국민은행은 앞서 지난해 10월30일부터 최고경영자(CEO) 등 내부통제에 대한 각 임원의 책무가 명시된 책무구조도를 제출한 뒤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이때 신설된 책무관리실은 세부적으로 ▲책무 관련 제도의 기획·운영 ▲책무 이행점검 및 책무 관리시스템 운영과 관리, ▲내부통제위원회 운영 및 지원 등을 맡게 된다.

 

임원 인사 단행에도 내부통제를 전담할 인력들로 배치했다. 우선, 내부통제 담당 임원이 준법감시인 산하 조직으로 배속됐다. 구체적으로 기업상품부장과 기관영업본부장을 역임한 이수진 부행장을 준법감시인에 선임함에 따라 책무관리실을 비롯한 올해 전사적인 내부통제의 방향성은 영업망 관리 강화 쪽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책무구조도 시범 운영에 맞춰 도입한 내부통제 매뉴얼도 달라졌다. 현장 금융사고 대비해 영업망 관리 강화에 초점을 맞추었다. 일례로, 부점장급에 맞춰 제작한 매뉴얼에는 부점별 내부통제 가이드라인과 주요 점검항목 등을 담았다. 총괄 관리는 담당 임원이 수시로 이행 여부를 확인한다.

 

또 부장급 라인에는 '책무관리유닛'을 주축으로 변호사 등 전문성을 보유한 인력들로 배치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금융당국과의 소통 창구 역할도 수행하는 등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다각적인 업무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 산하의 내부통제위원회(내통위)도 마련됐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해 12월 26일 지배구조내부규범을 개정해 내통위 설치 및 운영 등에 대한 근거를 마련한바 있다. 내통위는 최소 3인 이상의 위원으로 구성하고 사외이사 수가 과반수가 넘도록 한다. 위원장은 사외이사인 위원 중 한명이 맡게 된다. 

 

내통위는 임원이나 은행장이 내부통제 관리의무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를 점검, 평가하고 미흡한 사항이 있을 경우 이에 대한 개선도 요구할 수 있다. 반기별 1회 개최를 기본으로 하되, 필요한 경우 수시로 개최해 내부통제를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이환주 은행장은 지난해 말 출근길에서 "30여 년 넘게 KB와 함께 하면서 금융의 기본은 신뢰"라며 "엄격한 윤리의식을 갖고 다시 한 번 신뢰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히며, 내부통제 강화를 1순위 과제로 꼽은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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