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선 최대 실적, 안에선 허리띠 졸라매라"… 직원들 트럭 시위 나서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린 편의점 CU운영사 BGF리테일이 경영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직원들의 성과급을 30% 줄이자 이에 반발한 직원들이 트럭 시위에 나선다.
16일 관련 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BGF리테일 직원들은 트럭과 스피커를 이용해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시위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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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U직원들이 역대급 실적에도 성과급을 줄이자 단체 행동에 나섰다 |
사측의 성과급 축소 결정에 반발한 직원들은 지난달 19일 '조직문화 개선방'이라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만들었다. 익명 대화방으로 운영되는 이 대화방에는 이날 현재 1186명이 참여하고 있다.
앞서 민승배 BGF리테일 대표는 이메일을 통해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계열사를 제외한 BGF리테일의 영업이익·경상이익 등의 2023년 실적이 전년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면서 "이에 따라 조직 인센티브 지급 수준도 감소하게 됐다"고 전했다.
익명 채팅방서 직원들은 "대외적으로 사상 최대 실적 운운하면서 내부적으로는 위기라며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고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면 누가 회사를 믿을 수 있겠냐"며 "달성 가능성이 희박한 경영 목표를 주고 경영 목표 미달성으로 성과급을 줄이면서 오너가 배당을 늘리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BGF리테일은 지난해 8조1948억원의 매출과 253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7.6%, 0.3%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1958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늘었다. 내수 불황에도 회사 실적은 괄목할 만큼 성장했으나 직원 성과급은 오히려 줄었다.
반대로 배당금액은 대폭 늘어났다. BGF리테일은 지난해 1주당 3000원 배당금액을 올해 4100원으로 대폭 인상해 배당하는 안건을 이사회에 상정했다. 주주총회에서 확정되면 홍석조 회장과 오너가, 주주들은 수백억 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받게 될 전망이다.
BGF리테일의 1주당 배당액은 2021년 2400원에서 2022년 3000원, 2023년 4100원으로 큰폭으로 증가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홍석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주사 BGF와 BGF리테일 지분은 53.39%다. 주총에서 배당금이 확정되면 오너가는 213억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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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대 최고 실적에 따라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이 받을 배당금은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사진=연합뉴스] |
지주사인 BGF도 올해 1주당 배당금을 지난해보다 9.1% 올렸다. BGF는 홍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지분율 69.62%를 보유 중인데, 배당안이 확정되면 지주사에서도 80억원을 배당받는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당사는 경영 계획 달성률 등을 기반으로 모든 임직원에게 공통된 성과급 지급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면서 "올해 성과급의 경우, 지난해 경영 목표 미달 등으로 인해 전년 대비 소폭 낮아졌을 뿐 업계 최고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배당 성향 역시 모든 주주를 대상으로 적용하는 것이며, 당사는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업계의 일반적인 수준의 배당 성향을 유지하고 있다"며 "배당 규모 결정 시 회사 수익, 투자 요인, 자금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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