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iM증권·IBK투자·한화증권·현대차증권 신용도 주목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부동산 경기 부진이 장기화 되면서 재무구조 악화 가능성이 큰 증권사 신용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종합금융투자사업자(대형 증권사)뿐만 아니라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비중이 높은 중소형사들은 신용도 하방 압력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는 분석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사 3사는 최근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증권업계의 신용도 하방 압력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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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
중소형 증권사의 주 수익원인 부동산 금융의 수익성이 경기 둔화와 금융당국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으로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윤재성 나이스신용평가 수석 연구원은 “2020년 이후 고위험 익스포저(노출)를 중심으로 부동산 PF를 확대한 중소형사의 부정적인 충격이 크다”고 밝혔다.
올해 6월 말 기준 중소형 증권사 부동산 PF 중 중·후순위 비중은 61%로 대형사 53%, 종투사 22%보다 크다. 자기자본 대비 브릿지론 비중도 중소형 증권사(15%)가 대형사(12%)와 종투사(8%)를 앞섰다.
현재 종투사는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하나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등 9곳이다. 대형사는 비(非) 종투사 중 자기자본 1조원 이상, 4조원 미만의 증권사, 중소형사는 자기자본 1조원 미만의 증권사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올해 하반기 자기자본 1조~4조원대 증권사 가운데 BNK·iM·IBK투자·한화투자·현대차증권의 신용도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들 증권사는 부동산 금융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데다 수익 창출력도 약화하고 있어 수준에 걸맞는 수익창출력 회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연구원은 “2020~2022년 부동산 금융 호황기 때 등급이 상향 조정된 증권사는 그에 걸맞은 수익성을 보여줘야 신용등급을 유지할 수 있다”며 “수익 창출력 회복 지연으로 재무 안정성이 흔들리면 신용도 하향 압력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지민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신용등급을 부여하는 24개 증권사에 관해 “대형사는 1분기, 2분기 대손부담이 경감된 모습이나 중소형사는 대손부담이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한신평에 따르면 올 상반기 충당금 순 적립액(합산 기준)은 지난해 동기 대비 92%p 증가했다. 부실 우려가 높은 대출도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상승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국내 대형증권사 역시 부동산발 신용 리스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디스는 지난달 20일 한국투자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한국투자증권은 전통적으로 수익성이 높지만, 리스크도 큰 국내 부동산 PF와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S&P글로벌은 지난 3월 한국투자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한 바 있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국제 신용평가사는 앞으로의 실적 전망에 무게를 두는 경향이 있다”며 “해외 부동산 펀드 등 부실 위험이 있는 대체투자 분야에 비중이 큰 종투사에 대해 보수적인 평가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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