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공방] 법 앞에서 멈춘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길어지는 수사에 '안갯속'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1-14 16:01:00
이그니오 인수·순환출자·자사주 매입까지 얽힌 쟁점들, 결론은 '아직'
검찰·금감원 조사 장기화에"시간이 리스크"…지배구조 신뢰 시험대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둘러싼 최윤범 회장 측과 영풍·MBK파트너스 연합 간 갈등이 주주 간 지분 경쟁을 넘어 법적·제도적 판단을 둘러싼 '법리 공방' 국면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수사가 장기화되는 게 아니냐는 일각에서의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다만 고소·고발건과 관련해 검찰 및 금융감독 당국의 조사가 동시에 진행 중임에도 아직 뚜렷한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서 일각에서 이러한 평가가 나오는 것이다.

  

▲[사진= 각 사]

 

14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과 영풍·MBK 양측의 관련된 법적 논쟁 사안은 현재 수사기관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인데 업계에서는 수사가 장기화되면서 다양한 해석과 관측이 뒤따르고 있으나 아직까지 양측의 여러 가지 사안에 대한 법적 결론이 내려진 사안은 없다.

 

여러 가지 분쟁들 중에서 고려아연이 지난 2022년 미국 전자폐기물 수집·유통업체 이그니오홀딩스(Igneo Holdings)를 약 5800억원에 인수한 거래를 계기로 본격화됐다. 

 

당시 영풍 측은 해당 인수가 자본잠식 상태였던 기업을 고가에 매입한 사례라며 문제를 제기해왔다.

 

인수 이후 이그니오의 초기 투자자들이 단기간에 큰 투자수익을 거둔 사실이 알려지자, 영풍 측은 “정상적인 기업가치 평가로 보기 어렵다”며 최 회장을 배임 혐의로 고발하고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글로벌 폐기물·환경 산업의 성장성과 장기 전략에 기반한 투자였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해당 사안은 현재 수사기관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업계에서는 수사가 장기화되면서 다양한 해석과 관측이 뒤따르고 있으나 아직까지 법적 결론이 내려진 사안은 없다.

 

분쟁의 또 다른 축은 지배구조와 순환출자 논란이다. 검찰은 2025년 1월 주주총회를 전후해 형성된 지분 구조를 들여다보고 있다. 최 회장 측이 호주 손자회사인 SMC(선메타코퍼레이션)를 통해 영풍 지분 10.33%를 취득하면서 결과적으로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일부의 의결권이 제한되는 구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이 사안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고발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사건으로 분류돼 현재 서울남부지검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다. 영풍 측은 공정거래법상 상호주 규제를 우회한 탈법 행위라고 주장하는 반면 고려아연 측은 관련 법령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고려아연이 지난해 10월 진행한 2조원 규모의 자기주식(자사주) 공개매수를 두고도 양측의 시각은 엇갈린다. 

 

영풍 측은 주당 89만원이라는 높은 가격으로 자사주를 매입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고려아연 측은 경영권 방어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합법적 판단이었다고 맞서고 있다.

 

감독 당국의 조사 역시 양측의 입장이 다소 엇갈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고려아연이 국내 사모펀드사인 원아시아파트너스에 투자와 이그니오홀딩스 인수 관련 회계 처리, 그리고 영풍의 환경오염 관련 충당부채 회계 문제를 함께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은 1년 이상 이어지고 있으며, 아직 감리 결과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앞서 금감원은 2022년 개정된 외부감사법은 감리 기간을 원칙적으로 1년 이내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조사가 장기화되며 불확실성만 커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감독 당국은 사안의 복잡성과 양측 모두에 대한 조사가 병행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영풍 측은 현재 미국 내 통합제철소 건립과 관련해서도 사법 당국의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과 맞물려 전반적인 수사 속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법적 근거와는 별개로 인식적으로 다소 불균형하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는 것이 영풍 측 내부의 시각이다.

 

또한 영풍 측은 공정거래법상 상호주 탈법 의혹과 관련해 2026년 1월 고려아연 측을 배임 혐의로 고발했으나 해당 사건 역시 같은 해 서울남부지검으로 이첩된 이후 현재까지 수사가 진행 중인 상태다. MBK파트너스와 관련된 홈플러스 사안이 최근 법원에서 기각 결정이 내려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 점도 함께 거론된다.

 

이그니오, 원아시아파트너스, 폐기물 관련 투자 이슈와 관련해 고려아연 측은 당시 이사회 및 주주총회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쳐 투자를 집행했으며, 장기적인 사업 전략 차원에서 판단한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감리 결과가 주주총회나 향후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감리 일정이 시장의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분쟁은 어느 한쪽의 위법 여부를 단정하기보다, 수사와 감리 결과가 언제, 어떤 방향으로 나오느냐가 관건"이라며 "결론이 지연될수록 기업 지배구조와 자본시장 신뢰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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