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규제 입법 시급"
[메가경제=노규호 기자] “최근 미국에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도입을 배제하고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활성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 방향은 우리나라 금융시장에도 중요한 변화를 예고하기에 금융·산업계의 능동적인 역할과 의견 제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근주 한국핀테크산업협회 회장)
![]() |
▲5일 오전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간담회의실에서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을 위한 국회포럼’이 열렸다. 이근주 한국핀테크산업협회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 메가경제] |
5일 오전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간담회의실에서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을 위한 국회포럼’이 열렸다.
이날 포럼은 ‘스테이블코인 규제 도입을 위한 제언’을 주제로 최근 미국 공화당을 주축으로 새로운 전송 수단으로 스테이블코인이 떠오르면서 글로벌 규제 흐름과 한국에서의 도입 및 과제 등이 논의됐다.
발제에 나선 서병윤 DSRV 미래금융연구소장은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와 1대1 가치로 연동한 가상자산”이라며 “가격 변동성이 적고, 간소한 절차와 빠른 속도 때문에 결제·송금 분야에서 적극 활용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하면 해외 송금 시 시간·비용적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개자를 거치지 않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활용해 기존 2~5일이 소요되는 해외 송금을 수 분 내로 마칠 수 있고 수수료도 0.5% 이하라는 것이다.
서병윤 소장은 “기존 카드결제 과정의 복잡성을 고려하면 스테이블코인은 신흥 시장과 영세 상인의 결제망 진입이 용이해 그간 결제 수수료 등 비용 문제로 구현이 어려웠던 초소액 결제 모델을 현실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반면 김효봉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가 민간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법정화폐와 같은 신뢰성 담보 장치를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스테이블코인과 같은 경우 시장안정화 장치가 없어 다층적 레버리지 활용에 따른 연쇄 청산이 짧은 시간 내 발생할 수 있다”며 “또 내재적 가치 산정이 어렵고 상호 담보로 제공되는 가상자산 특성상 코인 간 가격의 상관관계가 매우 높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테라-루나 사태를 예시로 들어 충분한 자기자본을 갖추고 내부통제 등 신뢰할 수 있는 주체가 발행인 자격을 얻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발행량을 상회하는 준비자산을 갖추고 언제라도 유동화할 수 있어야 하며 파산 시에도 상환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
▲김효봉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가 민간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법정화폐와 같은 신뢰성 담보 장치를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사진= 메가경제] |
종합토론에서는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해 스테이블코인 규제 도입의 방향성과 한국 시장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논의했다. 투자성 자산과 결제성 자산을 구분한 규제 접근 필요성도 나왔다.
정구태 인피닛블록 대표는 “기존 은행에는 신뢰성과 경험이라는 강점이 있지만, 혁신성이 떨어진다는 문제도 있다”며 “이를 융합하는 차원에서 스테이블코인 입법을 추진하면 변화하는 글로벌 금융 패러다임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정수 서울대 교수는 “스테이블코인의 투자성 자산과 결제성 자산을 분리해서 봐야 한다”며 “적어도 결제성 자산에 한해서는 금융안정이라는 차원에서 탄탄한 규제의 적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금융당국의 입장도 공유했다. 이석 금융감독원 가상자산감독국장은 국내외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급격한 성장과 함께 한국 가상자산 규제 체계가 외환거래법, 자금세탁방지(AML) 규정 등과 조화를 이루도록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외에서 활성화되는 부분들을 보며 국내에선 이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고민이 많다”며 “현재로서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2단계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과정이고 국회 입법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준비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