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인상 시기 최대한 미뤄와, 500ml 캔은 가격 유지"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오비맥주가 19개월 만에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음식점과 마트 등에서도 맥주 가격이 오를 전망이다. 그간 맥주 값 인상을 억제하려던 정부의 노력이 원자재와 물류비 상승 등 외부 요인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진단도 나온다.
오비맥주는 지난 11일부터 카스‧한맥 등 주요 맥주 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평균 6.9% 올렸다. 이전 오비맥주의 가격 인상은 지난해 3월이 마지막이었다. 다만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자사 모든 브랜드의 500ml 캔 제품들은 기존 가격을 유지한다는 게 회사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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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오비맥주] |
오비맥주는 이번 가격 인상의 배경으로 환율과 유가 영향이 크다고 밝혔다.
맥주 제조의 주원료를 대부분 수입하는 업종 특성상 환율 변화로 인해 원재료 가격이 올랐다는 게 이 회사의 설명이다. 또한 국제적인 유가의 상승으로 물류비가 오르게 된 점도 이번 맥주값 인상에 주효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재룟값과 물류비 상승 등 가격 인상 요인은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인상을 최대한 미루고 있었다"며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성수기인 연휴 이후를 인상 시기로 정했고 인상률 자체도 가중평균으로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 등 경쟁사들은 아직 제품값을 올릴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주류업체들이 재룟값‧물류비 등 가격 인상 요인을 공유하는 만큼 전반적인 맥주 가격 상승은 시간문제라는 게 업계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아울러 업계 1위 기업의 가격 인상 이후 경쟁사들이 이를 따르는 관례상 오비맥주의 이번 가격 조정이 업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곧 식당가 맥주 7000원 시대가 열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통상 공장 출고가가 100원 오를 때 식당은 술값을 1000원 단위로 올리기 때문이다. 현재 식당가의 평균 맥주 가격은 병당 5000원~6000원 선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번 가격 인상으로 인해 맥주값 상승을 억제하려던 정부의 노력에도 실효성 의문이 제기되는 실정이다.
올해 초 정부는 주요 주류업체에 가격 인상 자제를 강력히 요청했고 이에 각사는 인상을 보류한 바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달 초 맥주와 소주 등 가격 담합 혐의와 관련해 수도권 지역 주류 도매업 협회에 대한 현장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공정위는 이들 협회가 담합을 벌인 정황 유무에 대해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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