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수소전지 시스템, 후속 모델 개발 필요
세계 수소차 시장 성장세가 다소 위축된 가운데 현대자동차의 넥쏘가 글로벌 점유율 1위를 지켰다.
국산 수소차의 높은 시장점유율에 긍정적인 반응도 있으나, 4년여간 넥쏘 단일모델로 버텨온 만큼 세대교체‧다양화 등 추가적인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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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차 넥쏘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
3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소연료전지차의 전 세계 등록 대수는 총 9769대로 1년간 8.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시기 약 2배 확대된 것에 비해 성장세가 크게 꺾인 것이다.
이 가운데 현대차 넥쏘는 전년 동기 대비 16.7%의 성장률을 보이며 수소차 시장 1위 자리를 수성했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불투명한 사업성과 여러 대외 악재 속 시장 위축에도 현대차가 1년 전보다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며 선전했다”고 설명했다.
SNE리서치는 세계 수소차 시장 성장둔화의 요인으로 기업들의 전기차 중심 전략과 반도체 수급난, 원자재 가격 상승, 우크라이나 사태 등을 꼽았다.
넥쏘의 대표적인 경쟁모델인 토요타 미라이 2세대의 경우 성장률이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38.3%나 떨어지며 고전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글로벌 시장점유율에서 넥쏘는 56%, 미라이는 23.4%로 두 차종의 점유율 차이가 약 33%포인트 벌어지게 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 타사 모델과의 비교는 조심스럽다”면서도 “넥쏘는 첨단 편의사양 등에 경쟁력이 있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선두를 이어가는 동안 토요타는 일본 내 공급망 이슈와 자연재해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며 물량 공급에 타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혼다는 두 자릿수의 고성장세로 전년 동기 대비 점유율이 0.5%p 소폭 상승했으나 이번 6월에는 2대가 집계되어 매우 낮은 판매량을 나타냈다. 이 회사는 지난해 6월 자사 수소차 클래리티를 단종한다고 밝혀 시장에서 사실상 철수한 상태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현대차가 시장을 이끌며 선전하고 있으나 시장 불확실성 요인에 대한 글로벌 수소차 업체들의 차별화된 대응 전략 수립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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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상반기 수소전지차 판매대수 [SNE리서치 제공] |
한편 전문가는 이번 현대차의 수소차 시장점유율 1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넥쏘의 국내 판매량 의존도와 후속 모델 부재를 지적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세계 수소차 시장에서 국산 모델이 높은 점유율을 차지한다는 점은 긍정적인 결과”라면서도 “점유율의 큰 부분을 내수 판매량이 차지한다는 점은 관점에 따라 아쉽다고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차세대 스택(수소연료 전지 시스템) 개발이라는 난관으로 아직 넥쏘의 다양한 차종이나 후속 모델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수소차 시장 축소에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재 넥쏘에 탑재되고 있는 2세대 스택은 지난 2018년 넥쏘의 첫 출시부터 적용돼 이제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이다. 업계는 넥쏘 후속 모델 출시에 맞춰 3세대 스택이 개발될 것으로 예상 중이지만 현대차는 스택 수명 개선이라는 과제를 아직 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측에서 공식적으로 밝힌 2세대 스택의 수명은 대략 16만km다. 업계는 다음 세대 스택이 최소 50만km 이상 수명을 목표로 개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 넥쏘의 후속 모델에 대해선 공식적인 계획이 없는 상태”라고 일축했다.
이 가운데 토요타 미라이가 지난해 2세대로 변경되며 더욱 경쟁력이 높아진 점도 현대차를 긴장하게 만든다.
미라이는 토요타 고급 브랜드 렉서스의 GS를 기반으로 개발된 준대형 후륜 세단 수소차다. 전륜 SUV 기반의 넥쏘와 비교해 북미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는 차종이다. 항속거리도 넥쏘보다 길다. 미라이의 공식 항속거리는 650km로 넥쏘의 609km보다 40km가량 길다.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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