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디지털세 23년 본격 도입..."초과이익배분 25%·최저법인세율 15%"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1-10-10 17: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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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1, 매출발생국에 과세권 배분...필라2, 글로벌 최저한세 도입
필라1 적용대상, 연결매출액 27조원·이익률 10% 이상 다국적 기업
필라2 적용대상, 연결매출액 1조1천억원 이상 다국적 기업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주요 20개국(G20)의 포괄적 이행체계(IF)는 8일 국제적인 법인세 개혁 규범 마련을 위한 제13차 총회를 화상으로 개최하고 거대 IT기업 등 다국적기업의 세금 포탈을 막는 디지털 과세 도입과 각국 공통의 최저 법인세율을 15%로 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IF는 이날 총회에서 OECD 비가맹국을 포함한 140개국 중 136개국의 지지를 얻어 두 필라(기둥)를 큰 틀로 하는 디지털세 도입 최종 합의문 및 시행계획을 공개했다. 디지털세의 ‘필라(pillar) 1’은 ‘매출발생국(시장소재국)에 과세권 배분’이고, ‘필라 2’는 ‘글로벌 최저한세 도입’이다. 140개국 중 케냐,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스리랑카 4개국은 참여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2023년부터 디지털세가 본격 도입될 예정이다.

디지털세 필라 1·2 136개국 합의...글로벌 조세 개혁 골격 최종 완성
 

▲ 디지털세 합의안 주요 내용 및 디지털세 도입 향후 일정. [그래픽=연합뉴스]

앞서 지난 7월 G20의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는 구글과 애플 등 국경을 넘어 디지털 서비스를 전개하는 글로벌 기업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국제적인 과세 룰를 만들기로 합의했다.

이후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총재회의에서 디지털세의 개괄적인 틀이 마련됐고, 이번 IF 총회에서 이를 토대로 한 최종 합의문이 확정돼 공개된 것이다.

글로벌 디지털세 도입은 디지털 기업의 영위 방식이 종전의 전통적인 기업 방식과는 전혀 달라졌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각국이 다국적 기업에 매력적인 거래를 제공하기 위해 경쟁했다. 다국적 기업이 들어오면 공장이 세워지고 일자리도 늘어나는 것이 순리였다. 그들은 유치하는 국가에 틀림없이 뭔가 되돌려 주었다고 할 수 있다.

디지털 기업들은 공장이나 직접적인 영업망이 없어도 전세계 어디서나 온라인으로 원거리 영업이 가능하다. 새로운 디지털 시대의 대기업은 사업하는 국가로부터 세금이 가장 낮은 지역으로 이익을 이동시키는 데 능숙하다.

세계적인 규범이 부재한 가운데 거대 IT기업들은 조세피난처나 법인세가 저렴한 국가에 본사를 두는 경우가 흔해졌다. 점차 디지털 기업에 부가 집중되고 있는 현실이지만 각국의 금고를 채우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지면서 새로운 글로벌 세제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글로벌 디지털세 도입은 이익전환의 기회를 최소화해 대기업이 본사를 둔 장소가 아니라 사업장이 소재한 국가에서 최소한의 세금을 내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그래서 거대 디지털 기업을 대상으로 한 매출발생국 과세원칙과 법인세 최저 세율 도입이 골자다.

하지만 디지털세가 도입되면 세수입 증가가 기대되는 국가가 있는 반면, 지금까지 세제 우대로 기업을 유치해온 나라들에서는 세수 감소가 예상돼 최종합의문 도출은 결코 쉽지않은 과제였다.

이번 IF총회에서는 매출발생국 초과이익 배분비율과 최저 법인세율 등 국가간 이견이 컸던 정치적 쟁점 사항이 모두 합의돼 136개국이 사인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차원의 과세원칙은 일대 전환점을 맞게 됐다.

국제법적 과세 룰의 대폭적인 손질은 약 100년만에 이뤄지는 것ㅇ로 2023년부터 실시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각국은 국내법의 개정이나 타국과의 조약 체결 등의 수속을 가속시킬 예정이다.

<필라 1> 매출발생국(시장소재국)에 과세권 배분...초과이익 배분율 25%

▲ '필라1' 매출발생국에 과세권 배분 기본 개념. [기획재정부 제공]

최종합의된 글로벌 디지털세의 두 기둥 중 하나인 ‘필라 1’은 초과이익 배분비율과 분쟁해결 절차다.

지난 7월 배분비율을 20~30%로 하기로 했던 합의를 구체화해 최종 합의에서는 배분총량을 25%로 결정했다. 적용대상은 연결매출액 200억 유로(27조원) 및 이익률 10% 이상 기준을 충족하는 글로벌 다국적기업이며, 일부 업종(채굴업, 규제된 금융업)은 적용에서 제외한다.

매출액기준은 실제 집행경험 등을 고려해 시행 7년 후 100억 유로로 축소하기로 했다.

해당 관할권 내 매출액이 100만 유로 이상일 경우 과세연계점을 형성(GDP가 400억 유로 이하인 국가의 경우 25만 유로 이상)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과세연계점’이란 해당 기업에 대한 과세권을 배분받을 자격이 있는 시장소재국을 판단하는 기준이다.

배분총량은 글로벌 이익 중 통상이익률 10%를 넘는 초과이익에 배분율(시장기여분) 25%을 적용해 시장소재국에 과세권을 배분하기로 했다. 과세권을 배분받는 국가가 다수이므로 논의상 30% 비율이 우세했으나 우리나라를 포함한 소규모 선진국들의 20% 비율 지지 입장을 반영해 절충안인 25%로 결정됐다는 게 기획재정부의 설명이다.

또한, 기업매출은 재화·서비스가 사용·소비되는 최종 시장소재국으로 귀속되며, 특수한 거래에 대한 기준은 추후 정립하기로 했다. 원칙적으로 기업 상황에 따라 가장 신뢰할만한 방법의 사용을 허용하기로 했다.

기업이 시장소재국에 배분하는 초과이익 부분에 대해 해당 국가에 이미 납세하고 있는 경우 세이프하버 규칙을 통해 그 국가에 배분될 과세권 규모(Amount A)를 제한(cap)하기로 했다. 세이프하버(안전항) 규칙이란 규제당국이 제시한 요건이나 기준을 충족하면 해당 규범을 준수한 것으로 보아 더 이상 위법한 것으로 보지 않는 원칙이다.

아울러, 잔여이익이 있는 법인이 조세채무를 부담하되, 소득공제 혹은 세액공제 방식을 이용하여 중복과세를 조정해 이중과세를 제거하기로 했다.

‘어마운트 A(Amount A)’와 관련된 모든 이슈는 의무적·강제적인 분쟁해결 절차로 조정되며 디지털세를 도입·운영하는 모든 국가는 해당 조정 결과에 구속된다.

다만, 분쟁대응역량이 낮은 개도국에 대해서는 강제적 분쟁해결 절차 적용을 선택할 수 있도록 특례 부여하고, 주기적 재심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기본적인 마케팅 및 유통활동에 관한 정상가격원칙의 단순화·일원화 작업인 ‘어마운트 B(Amount B)’는 2022년 말까지 논의할 예정이다.

다국적기업 내 하나의 법인이 필라1 관련 절차를 일괄수행하고, ‘국가별 단독과세’ 원칙에 따라, 필라1 시행 시 기존 디지털서비스세 및 유사 과세는 폐지하며 향후에도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시행 전에도 8일 합의 시점부터 필라1 다자협정의 발효 혹은 2023년 12월 31일 중 이른 시점 사이의 기간에, 마찬가지로 새로운 디지털서비스세 및 유사 과세가 부과되지 않고, 기존에 운영 중인 제도의 철폐 방안에 대해서는 회원국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적절히 조율할 예정이다.

관련 다자협정에 2022년 서명한 후, 2023년 발효를 목표로 한다.

기재부는 “필라1을 통해 시장소재국에 과세권을 재배분함으로써, 각국은 자국에서 매출은 발생하지만 그간 충분히 과세하지 못했던 거대 디지털 기업에 대한 과세권 확보가 가능해지게 됐다”고 평가했다.

<필라2> 글로벌 최저한세 도입...연결매출액 1조1천억 이상 다국적 기업에 ‘15% 적용’


▲ '필라2' 글로벌 최저한세 도입 기본 개념. [기획재정부 제공]


최종합의된 글로벌 디지털세의 두 기둥 중 또 하나인 ‘필라 2’는 글로벌 최저한세율과 관련한 확정 기준이다.

7월 합의에서 최소 15% 이상으로 합의했던 글로벌 최저한 법인세율은 이번 10월 최종합의에서 15%로 확정됐다.

다만 최저한세율은 실질활동지표인 급여 및 유형자산 장부가치의 일정률을 과세표준에서 공제하기로 했다.

적용대상은 연결매출액 7.5억 유로(1조원) 이상의 다국적기업이다. 다만, 소득산입 규칙의 경우 각국은 7.5억 유로 미만 다국적기업에 대해서도 적용이 가능하다.

정부기관, 국제기구, 비영리기구, 최종모회사인 연금펀드·투자기구 등은 적용에서 제외된다.
 

다국적기업의 소득에 대해 특정 국가에서 최저한세율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시(실효세율<최저한세율) 다른 국가에 추가 과세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자회사가 저율과세되는 경우 최종모회사가 해당 미달세액만큼 최종모회사 소재지국 과세당국에 납부하는 '소득산업규칙'이 적용되고, 최종모회사가 저율과세되는 경우 반대로 해외 자회사들이 미달세액만큼을 자회사 소재지국 과세당국에 납부하는 '비용공제부인규칙'에 적용된다.


기재부는 “필라2 글로벌 최저한세의 도입으로 국가 간 무분별한 조세경쟁을 방지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다국적 기업의 조세회피를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해외진출 초기단계의 다국적기업은 비용공제부인규칙 적용을 제외하며, 이러한 제외는 5년 간 적용된다. 해외진출 초기단계 다국적기업이란 5천만 유로 이하의 유형자산이 외국에 소재하며, 5개 이하의 다른 관할국에서 활동하는 기업을 뜻한다.

‘5년간 적용’은 해당 다국적기업이 필라2 대상 범위에 처음 포함된 이후 5년 간이며, 이미 필라2 대상 범위에 포함된 다국적기업이라면 비용공제부인규칙이 시행된 시점부터 5년 간을 말한다.

이번 최종합의에서는 원천지국과세 규칙 최저한세율과 관련해서는 7월 합의 7.5%~9%에서 9%로 결정했다.

실효세율 계산은, 국가별로 계산한 실효세율(=대상조세/필라2 과세표준)을 기준으로 최저한세율에 미달하는 만큼 추가세액을 부과한다.

최저한세율에는 ‘실질기반 적용제외’와 ‘최소기준 적용제외’가 적용된다.

‘실질기반 적용제외’ 원칙에 따라, 실질 사업활동 지표(유형자산 순장부가치 및 급여비용)에 고정율을 적용하여 필라2 과세표준에서 공제한다.

유형자산 장부가치 및 급여의 5%를 과세표준에서 공제하는 고정율은, 경과기간 10년 동안은 유형자산 장부가치의 8%, 급여의 10%를 공제하되, 이 공제비율은 첫 5년간은 연간 0.2%포인트(p)씩 감소하고, 마지막 5년간은 유형자산은 연간 0.4%p씩, 급여는 연간 0.8%p씩 감소한다.

또한, ‘최소기준 적용제외’ 원칙에 따라, 한 관할국에서 ▲ 매출액 1천만 유로 미만 ▲ 이익 1백만 유로 미만 다국적기업의 경우 그 관할국에서 적용을 제외한다.

실제 이익이 아닌 선박의 순톤수와 운항일수를 기준으로 과세표준을 산출하는 ‘톤세 제도’를 적용하는 해운업계의 특성을 감안해 국제해운소득은 필라2 적용대상에서 제외한다.

소득의 원천이 자국내인지 여부에 따라 과세하는 ‘원천지국 과세규칙’에 따라, 저세율국 소재 국외관계사에 대한 이자·사용료 등 지급금에 대해 특정 세율수준보다 낮은 명목세율 적용 시 양자조약에 기반하여 원천지국에 추가 과세권을 인정하기로 했다. 원천지국 과세규칙에 적용되는 최저한세율은 9%이다.

최저 법인세율은 공통접근(common approach) 방식으로 실효성을 보하기로 했다.

각국은 반드시 필라2를 도입해야하는 것은 아니나, 도입할 경우에는 IF에서 합의된 방식을 준수할 의무가 있으며, 다른 국가가 필라2 적용하는 것을 수용할 의무가 있다.

이번 최종합의에서는 또 비용공제부인규칙 시행시점과 관련해선, 1년을 유예해 2024년부터 발효하기로 했다. 7월 합의에서는 이 규칙의 유예 가능성을 검토하기로 했었다.

이와 같이 글로벌 최저한세율이 그간 논의되었던 범위 중 가장 낮은 수준인 15%로 확정됐고, 조세회피 관련성이 낮은 제조업 등 실질 활동을 수행하는 기업들에 대해 최저한세 적용 부담을 완화함으로써, 지난 7월에는 반대 입장을 표명했던 아일랜드, 헝가리 등 저세율국들의 동참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또한, 해외진출 초기단계에 있는 다국적기업그룹에는 일정 기간 비용공제 부인규칙 적용을 제외하여, 해외진출로 인한 급격한 세부담 증가 우려를 완화했다는 평가다.

또한 비용공제 부인규칙의 발효를 1년 유예함으로써,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새로운 제도를 준비하고 이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확보했다.

기재부는 이번 합의의 의미와 성과와 관련, “4년 간의 치열한 다자 협의 끝에 역사적인 글로벌 조세개혁의 골격을 최종 완성했다”고 평가했다.

기재부는 또한 “필라 1·2를 2023년부터 조속히 시행하겠다는 도전적 목표를 재확인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작업 계획을 확정·발표함으로써 각국에서의 실제 디지털세 시행을 위한 모멘텀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국가간 이견이 커 7월 합의시 결정되지 못하고 10월로 유보되었던 주요 쟁점사항들에 대한 결론이 도출됐다”고 밝혔다.

향후 일정...22년까지 각국 법제화·23년부터 시행

▲ 글로세 도입 향후 일정. [기획재정부 제공]

이번 최종합의안은 오는 13일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되는 G20 재무장관회의에 보고될 예정이며 이후 이달 30일과 31일 이틀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추인될 예정이다. G20 재무장관회의에는 홍남기 부총리가 참석할 예정이다.

G20에서 원만히 채택된다면 해당 합의문은 법적 효력이 있는 ▲ 다자협정 및 각국 국내법 개정의 가이드라인인 ▲ 모델규정으로 구현될 예정이다. 또한, 그간 논의하지 못한 기술적 세부사항도 동시에 논의되어 다자협정·모델규정에 반영될 계획이다.

2022년 초까지 기술적 세부사항 논의를 마무리한 후, 2022년 중 필요한 제도화 과정을 거쳐 2023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필라1은 2022년 초까지 다자협정 및 모델규정을 마련한 뒤 2022년 중 각국 서명·비준 및 국내 법제화를 완료하고 2023년 발효된다. 각국은 모델규정 내용과 일치하게 내국세법을 개정할 의무가 있다.

필라2는 올해 11월 중 모델규정을 마련하고 2023년 중 국내 법제화를 거쳐 2023년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기술적 쟁점사항들은 향후 OECD IF를 통해 지속 논의될 예정이며, 우리 정부는 모든 회의에 참여해 합리적 세부기준 마련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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