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코로나19로 디지털화폐 도입 앞당기나

김형규 / 기사승인 : 2021-05-03 17: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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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 대응방안 모색
실시간총액결제 방식 도입 검토
사이버보안 관리 중요성 대두

한국은행이 올해 내로 가상환경 기반 CBDC 모의실험에 착수한다.

지난해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비대면‧비접촉 지급서비스가 확산되며 지급결제의 본격적인 디지털전환(DX)이 가속화됐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한국은행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도입에 대한 논의를 더욱 심화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한국은행이 지난달말 발표한 '2020년 지급 결제 보고서'를 통해 CDBC에 대한 모의실험을 예정대로 실시하겠다고 명시하면서 밝혀졌다. 하지만 한은 측은 디지털 화폐를 발행할 구체적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 [한국은행 제공]

 

CBDC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발행되는 중앙은행의 디지털화폐로 기존 화폐와 동일하게 통용될 수 있다.

실험은 가상환경에서 이뤄질 것이며 제조와 발행에서 유통, 환수, 폐기에 이르는 생애 주기별 처리 업무를 모두 다룬다. 이에 더해 송금, 대금결제와 같은 서비스 역시 확인할 예정이다.

CBDC에 대한 첫 국제적 논의는 현금이용 비중 축소와, 지난 2019년 6월 페이스북의 리브라(Libra) 발행계획 발표 등을 계기로 시작됐다. 그리고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디지털 금융 수요가 늘어나고 블록체인, 인공지능(AI), 등 관련 혁신기술이 대두되며 CBDC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성화됐다.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행은 민간 디지털화폐의 확산이 통화주권을 위협하고 통화정책 효과를 제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앙은행으로의 대응 필요성을 느꼈다고 전했다.

실제 중국과 스웨덴은 CBDC 발행을 적극 추진중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실제환경에서, 스웨덴 중앙은행은 가상환경에서 구현 가능성과 주요 기능들을 테스트 중이다.

미 연준은 지난해 8월 CBDC 발행 계획은 없으나, 미 달러화의 국제적 위상을 고려해 연구 정책과 개발에서 앞장설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유럽 중앙은행(ECB)은 작년 10월 회원국 중앙은행들이 참여해 ’디지털 유로‘ 의 필요성을 검토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번 한은의 보고서에서는 CBDC와 함께 스테이블코인도 중요하게 논의됐다.

스테이블코인은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된 민간 암호화폐다. 이 중 국가 간 거래에 이용될 가능성이 높은 스테이블코인을 ’글로벌 스테이블코인‘으로 통칭한다.

지난 2019년 6월 페이스북 주축의 리브라 협회가 여러 국가에서 폭넓게 사용할 수 있는 리브라 발행계획을 발표하면서 글로벌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관심이 증가해왔다.

글로벌 스테이블코인은 비트코인 등 기존 암호 자산에 비해 가격 변동성이 크지 않아 지급수단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전 세계에 걸쳐 구축된 인터넷을 통해 해외송금 등의 국가 간 지급에 활용될 수 있다.

보고서를 통해 한은은 소액결제시스템에서 향후 실시간총액결제(RTGS) 방식 도입을 검토중이라는 점도 밝혔다.
 

▲ [한국은행 제공]

 

우리나라의 소액결제시스템은 현재 이연차액결제(DNS) 방식이 도입되어 사용 중이다.

DNS 방식은 결제유동성 절감이 가능하지만 결제시점까지 신용리스크에 노출된다는 단점이있다. 반면 RTGS는 지급과 결제가 동시에 이뤄져 신용리스크가 원천 제거된다. 최근 다수의 해외 중앙은행들은 RTGS 방식으로 신속자금이체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번 발표를 통해 향후 사이버보안의 관리 중요성 역시 강조했다.

지난해 디도스 공격 등으로 인한 전산시스템 장애와 일부 핀테크 기업 간편결제 서비스의 개인정보 유출이 사이버범죄 피해의 주를 이뤘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원격근무를 원활히 하기 위한 정부의 전자서명법 개정 역시 보안취약점을 야기했다.

현재 각국 중앙은행들은 지난 2019년부터 BIS(중앙은행 협력 국제기구)를 통해 합동 사이버 모의훈련을 진행중이다.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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