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시장 보선 방식 "여론조사 단일화" 제안...국힘 "야권 분열책 악용 우려"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2-02-13 22:4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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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판세 단일화 블랙홀 속으로...윤석열 “고민하겠지만 아쉬운 점 있어”
安 “이것이 유일한 제안” 담판 단일화엔 선 그어...막판 급물살 가능성도

대선후보 등록 첫날인 13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전격적으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여론조사 경선’ 방식의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전격 제안하면서 이번 대선 판세에 격랑이 예고됐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후보 등록 절차를 마친 뒤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한 특별기자회견에서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해, 즉 정권교체, 구 체제 종식과 국민 통합의 길을 가기 위해,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13일 유튜브로 생중계된 특별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 야권 후보 단일화를 공식 제안하고 있다. [안철수 후보 유튜브 캡처]

 

안 후보는 “먼저 차기 정부의 국정 비전과 혁신 과제를 국민 앞에 공동으로 발표하고 이행한 것을 약속한 후, 여론 조사, 국민 경선을 통해 단일 후보를 정하고, 누가 후보가 되든 서로의 러닝 메이트가 되면 압도적 승리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제시했다.

이어 “승리 후에 차기 정부가 성공한 정부가 될 수 있도록 서로의 부족한 점을 메워 주며 함께 노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누가 더 미래를 이끌 적임자인지는 오롯이 국민의 판단에 맡기면 경선은 복잡할 일도, 시간 끌 일도 없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의 여론조사 경선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모든 조건을 수용하기로 결단함으로써 정권교체의 기반을 만든 사람”이라며 “그때 합의한 방식과 문항이 있다. 따라서 단일화 경선 방식을 두고 다시 원점에서 논의할 이유는 없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상식에 기반해서,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양당이 합의했던 기존 방식을 존중하면, 윤 후보님 말씀대로 짧은 시간 안에 매듭 지을 수 있다”며 “제 제안에 대한 윤 후보님의 진정성 있는 화답을 기대한다”고 요청했다.

안 후보는 단일화 제안 배경과 관련해서는 “제가 완주한다고 그렇게 계속 이야기를 해도 정말 집요하게 단일화 꼬리만 붙이려고 하니, 그렇다면 차라리 선제적으로 제안해서 국민의 판단과 평가에 모든 것을 맡기고 제 길을 굳건하게 가는 것이 안철수의 이름으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오세훈 당시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당시 후보는 여론조사 기관 2곳이 각각 1600명을 대상으로 ‘적합도’와 ‘경쟁력’을 절반씩(800명) 물어 조사한 결과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단일화를 결정했다.당시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 성향 지지자들이 일부러 ‘약체’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역선택’을 방지하기 위한 조항은 넣지 않았다.

안 후보의 이같은 여론조사 단일화 방식과 관련, 국민의힘은 야권 연대 입장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구체적인 단일화 방법론에 대해선 거부감을 보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양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입장문에서 “윤 후보와 안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큰 상태에서 정권교체를 바라지 않는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의 농간에 넘어가 야권 분열책으로 악용될 우려가 크다”며 여론조사 경선에서의 ‘역선택’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 수석대변인은 “야권 통합을 위한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려주길 기대한다”며 여론조사보다는 안 후보의 ‘양보’에 무게를 두는 듯한 입장을 보였다.

윤 후보도 “정권교체를 위한 대의 차원에서 제안하신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를 한다”면서도 “여론조사 이야기를 들었는데 고민해보겠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 후보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제안”이라며 “더 이상 제가 할 말은 없다”고 여론조사 방식에서 물러날 뜻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여론조사에 대한 담판이면 몰라도 뭘 포기하라는 식은 안 된다”며 국민의힘에서 거론되는 ‘담판’ 방식 단일화에도 거듭 선을 그었다.

후보 간 담판에 의한 정치적 합의는 사실상 안 후보의 ‘양보’를 의미한다.

양측의 선명한 입장 차에도 불구하고 공식선거운동 돌입을 이틀 앞두고 단일화 논의가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물밑 의견 교환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윤 후보 간 박빙 구도가 계속된다면, 윤 후보와 안 후보가 전격 회동 등의 방식으로 단일화 논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특히 양측 모두 정권 교체에 대한 대의에 공감하고 있어 단일화가 막판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두 후보의 단일화 ‘1차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후보등록(13~14일) 기간이 지난 만큼, 단일화의 2차 데드라인은 투표용지 인쇄일(28일) 하루 전인 27일까지로 꼽힌다. 이때까지도 단일화가 이뤄지지 못하면 마지막 데드라인은 사전 투표 개시일(3월4일)까지로 여겨진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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