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누진제 원성, 언제까지 마이동풍이려나

유원형 / 기사승인 : 2016-08-07 17:13:40

유례를 찾기 힘든 장기간의 폭염이 이어지면서 전기요금 누진제가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덥다고 해서 에어컨을 조금이라도 긴장을 풀고 켰다가는 몇배 또는 열 몇배의 폭탄 같은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아들게 되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일반 가정에서 원성이 자자하지만 전기요금 누진제 개선에 앞장서야 할 한국전력공사는 여전히 마이동풍이다.


한전의 무자비함은 익히 알려진 바다. 가정이든 상가든 주인이 바뀌는 과정에서 선 점유자가 밀린 전기요금을 내지 않고 나가버리면 한전은 무조건 뒤에 들어온 사람에게 전기요금 청구서를 보낸다.


바뀐 점유자가 누구인지 상관하지 않고 건물 주소로 청구서를 날린 뒤 일정 기간이 지나도 요금이 납부되지 않으면 해당 건물에 대한 전기공급을 차단한다.


결국 뒤에 들어간 사람은 앞선 점유자가 요금을 내주지 않는 한 울며 겨자먹기로 밀린 요금을 대신 납부할 수밖에 없게 된다.


전기요금 누진제도 힘없고 목소리 작은 서민들만 일방적으로 옥죄는 정책이라 할 수 있다. 상가에 적용되는 일반용과 공장에 적용되는 산업용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는 전기요금 누진제를 가정용에만, 그것도 무지막지한 방식으로 부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정용 전기의 경우 6단계로 나뉜 전기요금 체제로 인해 일반 가정에서는 요즘 같은 살인 무더위 속에서도 에어컨 켤 엄두를 잘 못내고 있다. 1단계 구간과 마지막 구간의 전기 요금 차이가 무려 11배 정도나 될 지경이니 에어컨 켜길 겁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실제로 웬만한 4인 가정에서 거실에 있는 에어컨 한대만 하루 대여섯 시간 정도 가동해도 한달 뒤엔 수십만원의 전기요금 폭탄이 날아들기 일쑤다.


이웃 일본의 경우 살인 무더위가 장기화되고 노약자들의 열사병 발병률이 높아지면 정부가 앞장서서 각 가정을 상대로 에어컨 가동을 독려하곤 한다. 그같은 외신보도를 보면 부러움을 넘어 울화가 치밀곤 하는게 일반인들의 정서일 수밖에 없다. 이웃 일본 역시 전기요금 누진제를 적용하고 있지만 우리처럼 무자비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정용 전기에 대한 무자비한 전기요금 누진제 적용은 명분상으로도 맞지 않다는 견해가 많다. 일반 가정에서 소비하는 전기의 비율이 전체의 10%를 조금 넘는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는 곧 한전이 정말로 전기 절약을 유도할 요량이라면, 그 주요 대상을 기업과 상점으로 바꾸어야 함을 의미한다.


한전이 전기요금 누진제를 고치지 않고 버티자 결국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당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국민들은 유별난 올해의 무더위에 이미 곤욕을 치른 다음이라 사후약방문이란 푸념을 거두지 않고 있다.


경제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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