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류수근 기자]'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임명안이 미래통합당 전국위원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비대위원장의 임기 제한 규정을 없애려던 당헌 개정이 상임전국위원회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이뤄지지 못하면서 김종인 전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일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통합당은 28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재적위원 639명 중 323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위원회(전국위)를 개최해 과반의 찬성으로 김 위원장 임명안을 가결했다. 찬성이 177명, 반대가 80명이었다.
이에 따라 심재철 당 대표 권한대행이 이 임명안을 결재하면 통합당은 김종인 비대위 체제로 전환된다.
다만 당헌 개정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당장 비대위가 출범하더라도 김종인 비대위원장 임기는 4개월여에 그치게 됐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전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광화문 인근 자신의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news/data/20200428/p179566190697250_820.jpg)
전국위원회에 앞서 통합당은 상임전국위원회(상전위)를 열어 당헌 개정안을 발의하려고 했지만 불발됐다.
정원 45명 중 과반에 못 미치는 17명만 참석해 의결정족수가 미달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사태가 벌어진 것은 비대위원장 추대에 대한 당내 반발 기류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헌 개정안에는 비대위가 출범할 경우 오는 8월 31일 전당대회를 열도록 한 경과규정을 적용하지 않는 내용이 담겼다.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상정해 비대위원장의 임기 제한을 없애기 위한 사전 조치였다.
통합당은 지난 2월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등이 통합 출범할 당시, 차기 전대를 8월 31일까지 개최해 새 지도부를 꾸리는 경과규정을 당헌 부칙에 뒀다.
하지만 이날 당헌 개정 불발로 경과규정은 일단 유효하게 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심 권한대행은 전국위가 비공개로 전환되기 전 "이 당헌 개정은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국위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그는 "김 위원장에게 투표 내용을 다시 말하고, 비대위원장을 수락해달라 요청할 생각"이라며 "수락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종인 측 최명길 전 의원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김종인 대표는 오늘 통합당 전국위에서 이뤄진 결정을 비대위원장 추대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임기 4개월짜리 '관리형 비대위'는 맡지 않겠다는 의미의 사실상 거부로 읽힌다.
심 권한대행은 김 내정자가 취임 이후 당헌 개정을 다시 추진해 임기 제한 삭제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김 내정자는 자신의 임기를 스스로 늘리는 모양새에도 강한 거부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김종인 위원장이 전국위 의결 결과만을 받아들여 비대위원장직을 최종 수락할지 여부는 현재로서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