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참사 후폭풍…날개 꺾인 '제주항공' 상반기 745억 적자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5-08-21 14: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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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공항 참사·운항 축소·환율 악화 '삼중고'... 매출 28%↓
‘안전’ 신뢰 회복 '난망'... "신종기단 도입, 원가경쟁력 확보"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제주항공이 2025년 상반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며 경영난 심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주항공은 2025년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 7171억원, 영업손실 745억원을 기록해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이 28.6% 급감한 것이다. 당기순손실도 4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8억원이나 확대되며 재무 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분기별로 살펴보면 1분기 매출 3847억원에 영업손실 326억원, 2분기 매출 3324억원에 영업손실 419억원을 기록해 2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2분기는 1분기 대비 매출이 더욱 줄어들면서 영업손실 폭도 확대됐다. 

 

▲ 제주항공이 상반기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사진=제주항공] 

실적 급락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지난해 12월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다. 179명의 사망자를 낸 이 사고로 제주항공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급격히 추락하면서 항공 수요가 위축됐다.

제주항공은 사고 이후 안전성 확보를 위해 전체 운항 편수의 10~15%를 감축했다. 국내외 주요 노선 1100여 편을 중단하거나 축소하면서 김포·부산·청주·무안 등 국내선과 일본·태국·말레이시아 등 국제선 운항이 크게 줄었다.

여기에 환율 상승과 원화 약세로 인한 항공기 임차료, 연료비 등 달러 표시 비용 증가가 수익성 악화를 가속화시켰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무안공항 참사가 제주항공의 재무 실적뿐 아니라 시장 경쟁력 전반에 치명타를 입혔다"며 "안전 강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단기간 내 브랜드 신뢰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제주항공은 정비 인력 확충과 안전 투자 확대 등 사후 대책을 잇따라 내놨지만, 추락한 소비자 신뢰도가 실적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제주항공은 하반기 실적 개선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가장 핵심적인 전략은 기단 현대화를 통한 원가 경쟁력 확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올 상반기는 운항 안정성 강화를 통해 신뢰도 확보에 집중했다"며 "하반기에는 기단 현대화를 통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운용 방식 변화를 통한 지속 가능한 이익구조를 갖춰 실적 개선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올해 들어 B737-8 항공기 4대를 구매 도입한 데 이어 연말까지 구매기 2대를 추가 도입해 여객기 평균 기령을 낮출 계획이다. 향후 계약 기간이 만료된 리스 항공기는 반납하고 신규 항공기를 구매 도입하는 방식으로 운용 체계를 전환해 연간 14% 가량의 운용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새로 도입한 항공기를 바탕으로 여름 성수기와 10월 황금연휴 기간에 기존 노선을 증편하고 신규 노선에 취항하는 등 효율적인 기재 운용과 탄력적 노선 운영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의 단기 실적 회복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무안참사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타격이 워낙 크고, 항공업계 전반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기단 현대화 등 구조적 개선책을 내놨지만, 소비자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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