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노선 다각화 통한 하늘길 넓히기
일부 기업은 M&A 등 통해 경쟁력 강화 전망
[메가경제=심영범 기자] 2분기에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은 국내 LCC(저비용항공사)업계가 노선다각화와 중국 등 관광객 유입 효과 등을 통해 반등을 기대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올해 2분기 79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 이후 5개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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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티웨이항공] |
같은 기간 별도 기준 매출은 378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16%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220억원에서 269.1% 늘었다.
진에어는 2분기 영업손실이 4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3061억원으로 0.7% 감소했다.
기후 영향, 환율 변동성 확대 등에 따른 여행 수요 증가세가 위축되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 사업량 증가, 단가 상승 등에 따른 비용 증가도 영향을 미쳤다.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한 7239억원, 영업이익은 83.9% 줄어든 160억원으로 집계됐다.
에어부산도 2분기에 11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171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2% 감소했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290억원으로 지난해 890억원보다 67.4% 감소했으며, 당기순이익은 599억원을 기록했다.
제주항공은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전년 동기 대비 366억원 늘어난 41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3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줄었고 순손실은 99억원으로 80억원 감소했다. 제주항공에 따르면 원·달러 평균 환율 증가에 따른 항공기 임차료, 정비비 등 결제 비용이 늘고 운항편수 축소로 인한 매출 감소와 여행 수요 증가세 둔화가 실적 부진의 요인이었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7월 LCC 국제선 이용객은 1856만명이다. 이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1820만명)보다 많다. 탑승객은 늘었으나 실적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고유가·고환율 부담과 더불어 가격 인하로 인한 출혈 경쟁이 심화된 탓이다. 달러 강세로 항공유 도입비와 항공기 리스료, 정비 비용 등 달러화 지출이 늘어났으나 한편으로 가격 경쟁에 요금을 줄였다.
여기에 LCC업계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하반기 파라타항공이 올해 안에 본격적으로 운항에 나서기 때문이다. 파라타항공은 최근 도입한 A330-200 여객기에서 진행한 비상탈출 시험을 통과했다. 파라타항공에 가세함에 따라 국내 LCC 사업자는 9개가 됐다. A330-200 기종을 도입했고, 올해 안에 일본과 동남아시아 노선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같은 흐름에 LCC업계는 수익 개선으로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단독 노선 다각화를 통해 하늘길을 넓힌다.
이스타항공은 10월 26일부터 부산발 오사카, 후쿠오카, 삿포로 노선 운항을 시작한다.
▲부산-오사카 ▲부산-후쿠오카 노선은 각각 매일 2회 왕복, ▲부산-삿포로 노선은 매일 1회 왕복 운항한다. 이에 따라 부산 출발 노선은 동계 스케줄 기준 총 10개로, 운항 노선의 30%로 늘었다.
제주항공은 인천발 노선 외에도 부산·제주·청주공항 등 다양한 지역거점 공항을 활용해 수요를 공력한다. 제주항공은 올해 8월 기준 일본·중화권·동남아 전역에 총 15개 단독 노선을 운영 중이다. 부산-스자좡, 제주-시안·마카오 등 지역공항들을 활용해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지방발 단독 노선의 운항도 재개해 지난 5월 제주-시안, 6월 제주-방콕/마카오 노선을 재운항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인천-자그레브(크로아티아), 비슈케크(키르기스스탄) 등 중장거리 단독 노선을 연달아 개설했다. 8월 기준 인천~사가, 인천~비슈케크, 대구~울란바타르, 인천~자그레브, 제주~오사카·가오슝·싱가포르 등 7개 단독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인천~시드니·로마·파리·바르셀로나·프랑크푸르트·타슈켄트·밴쿠버 노선을 띄우며 장거리·유럽·북미 시장 하늘길도 넓히고 있다.
에어부산은 부산-발리, 부산-마쓰야마, 부산-가오슝 등 영남권 기반 노선을 통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진에어는 현재 인천-미야코지마, 인천-이시가키지마, 인천-기타큐슈, 부산-클라크 노선을 단독 운항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M&A를 통한 구조조정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 대한항공 계열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 계열 에어부산·에어서울이 통합 LCC로 출범을 앞두고 있다. 이스타항공의 경우 대주주인 사모펀드 VIG파트너스가 투자금 회수를 위해 매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에어프레미아는 타이어뱅크의 김정규 회장이 법정 구속되며 경영권 지분 매각 가능성이 있다. 에어프레미아 대주주인 AP홀딩스는 오는 9월 말까지 2대주주 지분 22%를 사들여야 한다. 현재 잔금은 994억원이다.잔금을 납부하지 못하면 에어프레미아는 올해 말 경영권 지분 66%가 M&A 시장에 매물로 나오게 된다.
업계에서는 제주항공도 잠재적인 매각 후보로 분류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애경산업 거래가 애경그룹 눈높이에 맞지 않을 경우 지분 대부분이 담보대출에 묶인 제주항공이 시장에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AK홀딩스는 자금난을 겪는 과정에서 제주항공 보유 지분 4323만6018주 중 약 4168만주(96.4%)를 담보로 제공하고 대출을 받은 상태다.
중국 노선의 수요 회복도 기대하고 있다.
정부가 오는 9월29일부터 2026년 6월말까지 3인 이상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에게 무비자 입국을 허용키로 하면서 2017년 사드(THADD) 배치를 계기로 끊어졌던 유커의 ‘귀환’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오는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는 추석·개천절·한글날로 이어지는 최대 10일의 연휴와 더불어 중국 국경절(10월 1~7일)이 있어 여객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향후 유가 환율이 나아지고 경기 안정화가 이뤄지면 노선 다각화 및 중국, 대만, 일본 등 인바운드 관광객의 유입 증가에 따른 실적 개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여행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단독노선이나 소도시 활성화등을 통해 차별화를 노릴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 예정된 통합항공사의 운수권 배분에도 큰 관심을 가질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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