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F리테일 홍석조 일가만 배불려, 뿔난 직원들 노조 설립 '잰걸음'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4-04-22 16: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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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실적에도 성과급 30% 줄고, 오너가만 수백억대 배당 잔치
홍 회장 아내 신영균씨와 조카 홍승연씨 배당으로만 수억원 받아
임직원 오픈채팅방 개설 1300여명 가입... "노조가입 독려"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CU 편의점을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임직원들이 노조 설립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에도 직원들의 성과급 규모를 30%가량 줄이는 대신 홍석조 회장 일가만 고배당을 챙기게 되자 대거 반발한 직원들이 노조 설립을 본격화한 것이다. 노조 설립이 이뤄지면 편의점 업계 첫 노조 탄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BGF리테일 일부 임직원은 노동조합 설립 추진과 함께 지난 19일부터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노조 가입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이들은 민주노총 전국사무금융서비스 노동조합에 가입 후, BGF리테일 지회 설립에 나서는 중이다.  

 

▲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BGF리테일이 임직원 성과급을 줄이자 이에 반발한 직원들이 노조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미지=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BGF리테일] 

앞서 일부 임직원은 오픈채팅방을 개설하고 노조 설립의 당위성과 직원들의 노조 가입을 독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픈채팅방에 가입된 직원 수는 1300여명에 달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BGF리테일의 전체 직원 수는 3003명이다.

BGF리테일 임직원들은 지난 2월 일부 직원의 반발이 불거지며 노조 결성 움직임을 예고했다. 사측의 불공정 행태에 맞서 트럭시위를 진행, 트럭 전광판에 '두 얼굴의 영업이익, 밖으로는 자랑거리 안에서는 핑계거리, 지원 감축은 BGF'라는 문구로 회사의 '잇속 챙기기'가 노골적이라 비난했다.

지난해 BGF리테일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홍석조 회장 일가는 수백억원대 배당금을 수령했으나 임직원들의 급여는 소폭 증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홍 회장 일가는 BGF리테일에서 1주당 4100원을 받아 약 161억원의 배당금을 수령했다. 최대주주인 홍 회장이 52억원(7.36%), 그의 형인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이 22억원(3.17%), 여동생 홍라영 전 리움미술관 부관장 37억원(5.33%), 남동생인 홍석준 보광인베스트먼트 회장 24억원(3.53%), 조카인 홍승연‧홍정환씨가 각각 10억원(1.46%)과 9억원(1.40%), 홍석현 회장의 아내인 신연균씨가 7억원(1.04%)로 나타난다. 지주사인 BGF의 BGF리테일 지분율은 30%며, 배당액은 212억원이다. 경영참여 없이 지분만 보유한 특수관계인들은 수억원대 배당금을 거머쥐게 됐다. 

홍 회장 일가는 지주사인 BGF에서도 배당액을 받는다. BGF는 지난해보다 배당액을 9% 올렸다. 이에 따라 BGF 지분 32.4%를 보유한 홍 회장은 37억원의 배당금을 수령했으며, 장남인 홍정국 부회장은 24억원, 차남인 홍정혁 사장은 12억원을 받는다. 친인척 7명도 총 6억8000만원을 받는 등 합산 배당금이 약 80억원으로 나타난다. 홍 회장 오너일가가 BGF리테일과 BGF에 받은 배당금 총액은 약 241억원이다.

문제는 이러한 오너 일가의 배당액과 무관하게 임직원들의 급여는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BGF리테일의 임직원 평균급여는 6500만원으로 전년 6600만원보다 100만원 줄어들었다.
BGF리테일의 지난해 매출은 8조2000억원, 영업이익은 2532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2022년 대비 7.6%, 영업이익은 0.3% 각각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1958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늘어났다. 반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직원들의 성과급은 30%가량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일부 임직원은 회사의 최대 성과와 함께 오너 일가의 수백억원대의 배당금 집행, 성과급 축소는 이해하지 못할 처사라며 상대적 박탈감을 성토하고 있다.

BGF 한 임직원은 "달성하지 못할 수준의 경영 목표를 높게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성과급을 줄이겠다고 압박하고 있다"며 "오너가의 욕심이자 현실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민승배 BGF리테일 대표는 "임직원들의 노력에도 BGF리테일의 영업이익·경상이익 등의 2023년 실적이 전년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면서 "부득이하게 조직 인센티브 지급 수준도 감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4년 우리 앞에 놓인 길도 순탄하지만 않지만,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BGF의 정신으로 다시 도약할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직원들의 노조 설립 움직임에 대해 BGF리테일 측은 "노조 설립과 관련 공식적으로 언급할 내용이 없다"면서 "임직원들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며 함께 성장해 가는 기업 문화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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