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공세에 무너진 케이블TV, LG헬로비전 '희망퇴직' 단행

이동훈 / 기사승인 : 2024-11-08 15:5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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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50세 이상, 근속 10년 이상 직원 대상 희망퇴직 단행
LG유플러스와 시너지 부재, 핵심사업 부진에 실적 하락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LG헬로비전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 되는 가운데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해 주목받고 있다. 회사 측은 케이블 사업의 어려움을 이유로 희망자에 한한 퇴직 프로그램이라고 주장한다.


8일 LG헬로비전 및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LG헬로비전은 올 3분기 매출 3천233억원, 영업이익 3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3.7% 감소한 수치이다.  

▲ LG헬로비전 [사진=LG헬로비전 제공]
이처럼 실적부진이 장가화되면서 LG헬로비전은 만 50세 이상 또는 근속연수 1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18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퇴직위로금은 연봉의 2년치 금액이다. 단, 임금피크제 대상의 경우 퇴직까지 잔여 연봉의 50%금액이다. 퇴직성과급은 2024년 연봉의 11.8%로 선정됐다. 사직서 제출 후 2025년 1월31일까지 유급휴가를 부여한다.

LG헬로비전이 희망퇴직을 단행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이같은 회사측의 만성화된 실적 부진은 국내 케이블TV업계의 침체와 궤적을 같이 한다.

케이블TV 방송 부문 영업이익률은 2018년 12.6%(2334억원)에서 2022년 1.2%(193억원)로 급전직하했다.

업계 관계자는 “티빙, 쿠팡플레이 등 OTT가 케이블 방송을 밀어내면서, 업계는 생존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별다른 뾰족한 수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OTT 서비스의 급성장과 함께 유료방송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케이블TV 사업자들은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케이블TV 업계는 생존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OTT 서비스와의 차별화를 위한 고품질 콘텐츠 확보, 인터넷 서비스와의 결합 상품 출시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케이블TV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한 형편이다.

전문가들은 케이블TV의 시장에 대해 유료 방송 시장과 콘텐츠 시장의 동반붕괴가 우려되는 수준이라고 진단한다.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전문위원은 지난 9월 “케이블TV 사업 실적은 2013년~2014년을 정점으로, 하락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방송사업매출의 감소분을 일부 비방송사업에서 보전하고 있지만, 최근 고금리 추세에 따라 이 역시 지속 가능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수석전문위원은 또한 향후 5년간(2023년~2028년) 가입자는 1.2% 감소한 1179만5134명, 방송수신료 매출액은 연평균 6.7%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케이블TV 업계를 덮친 이 같은 불황 직격탄은 LG헬로비전도 피해갈 수 없었다.

2020년 LG헬로비전의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69.7% 감소한 20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5.6% 줄어든 1조1122억원, 당기순손실은 1008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다행히 2021년 비용 절감 효과 등에 힘입어 영업이익은 103억 증가했고, 2022년 매출 1조 1,683억 원과 영업이익 522억 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8.16%, 17.83%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2023년 전년 대비 영업이익은 64억원으로 12%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454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분기 64.8%, 2분기 46.8%, 49.6% 줄었다.

LG헬로비전도 자구책 마련에 공을 들였다. 이를 위해 디즈니플러스의 독점제휴와 새채널 21개를 편성하는 고급화 전략 등 케이블 서비스 강화 뿐만 아니라 메타버스 바탕의 지역 문화 관광서비스, 전기차 충전시설, 의료가전을 포함한 렌탈 영역을 확장하는 등 신사업 다변화에 힘썼다. 또한 알뜰폰 사업을 통해 모기업 LG유플러스와 시너지 창출에 힘썼다.

그러나 8천억 원을 들인 LG유플러스와 LG헬로비전 간의 시너지 효과는 아직까지 크게 보지 못하고 있다는 말을 듣는다. LG유플러스의 인터넷TV사업, LG헬로비전의 케이블TV사업을 따로 운영하는 지금의 방식에서는 시너지 창출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시선이 많다. 여기에 케이블TV와 알뜰폰 등 핵심 사업의 동반 부진도 뼈아팠다.

LG헬로비전의 실적 부진은 단기적인 문제가 아닌, 케이블TV 업계 전반의 구조적인 위기에서 비롯된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기에 내년에도 이어질 공산이 크다.

LG헬로비전 관계자는 메가경제와의 통화에서 “케이블 방송 사업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희망자를 대상으로 퇴직프로그램도 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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