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늘어나는 '1인 가구' 겨냥 소규모 신선식품 '뜬다'

정호 기자 / 기사승인 : 2025-04-23 08:2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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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개당, 1인 가구 손님 337명...근거리 쇼핑 선호
신선식품 취급 매장 강화, 점포별 규모 경쟁 '양극화'

[메가경제=정호 기자] "퇴근 후 장을 보러 가면 들고 오기 힘들고 사 온 식재료들도 남을 때가 많아 처리가 곤란하다. 최근 편의점 매대에 소분한 식재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먹을만큼만 살 수 있어 음식물 쓰레기 양도 줄었다."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미혼 남성 A씨의 말이다. 편의점이 가장 많은 점포수를 강점으로 소규모 가구를 겨냥한 장보기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 전국 편의점 수는 2023년 기준 약 5만개를 넘어섰다. '한 블록 건너 편의점이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도 편의점 점포 하나당 950명 고객이 이용하는 수준이다.

 

▲ 한 서울시 편의점에 위치한 신선특별시 매대.[사진=메가경제]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20~40대 비중이 전체 고객 비중의 80.7%를 차지한다. 통계청에서는 '통계로 보는 1인가구'를 통해 2023년 기준 1인 가구가 782만9000개로 전체의 35.5% 차지한다고 집계했다. 인당 편의점 이용 고객에 대입해 보면 편의점 하나 당 337명의 1인가구 손님이 이용하는 셈이다. 

 

창고형 할인 매장이 3~4인 규모 단위의 가족들을 공략한다면 편의점은 반대로 소규모 가구를 정조준하고 있다. 실제로 1~2인 가구들은 편의점을 통해 근거리 쇼핑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 '담배가게'에서 퇴근 후 간편 장보기 '맛집'으로 성장 

 

'담배가게'라는 인식이 강하던 편의점이 1인 가구에 맞춘 소용량 제품들을 출시하면서 매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 지표누리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을 살펴보면 편의점 매출 비중은 오프라인 전체 44.4% 비중에서 16.6%로 가장 많았다. 다음 순위인 대형마트 10.1%와 비교해서 6.5% 앞선다. 

 

편의점 별 성장세도 증가세다. 'GS25는 지난해 256%의 신선식품 매출신장률을 거뒀다. 식재료를 제한했을 때 CU의 매출 신장률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각각 21.4%, 19.1%, 24.2%, 18.3%의 두 자릿수 성장폭을 기록했다고 강조한다. 

 

GS25는 지난해부터 '신선특별시'라는 장보기 코너를 마련해 채소와 과일, 삼겹살 등을 판매해 왔다. 100여종의 계절별 농산물을 선별하고 할인행사 '프레시위크(Fresh Week)' 행사를 통해 고객 유입 또한 늘렸다.

 

CU에서는 '장보기 특화점' 점포수를 2023년 9월부터 운영 중이며 이번해를 기준으로 100여점 가까이 점포수를 늘렸다. 고물가 시대를 겨냥한 990원 채소 등의 상품을 내세우며 일부 제품은 45만개를 팔기도 했다. 

 

세븐일레븐은 업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롯데그룹 계열인 롯데마트·슈퍼와 협력체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올해 1월부터 지난 21일까지 신선 야채 매출은 전년 대비 25% 늘었기에 사업을 강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오는 23일부터 기존 제품 대비 최대 10% 가격을 낮춰 가격 경쟁력 또한 확보할 예정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편의점 내에서 1인 가구의 선호도가 증가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롯데마트·슈퍼가 가진 품질력과 대형마트라는 신뢰도를 앞세워 사업 부문을 강화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 편의점 품목 수가 늘어나면 편의점 규모의 양극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신선식품 매출 신장 '뒷면' 점포 간 규모 경쟁 '심화'

 

신선식품 분야의 강화는 청사진만 있는 것은 아니다. 품목 수가 늘어나는 것은 편의점 규모의 양극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불거지고 있다. 서울시 상권분석 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편의점을 비롯한 서비스업·외식업 '생활 밀접 업종'에서 폐업한 업체는 7만4897개로 조사됐다. 개점업체 6만307개 대비 24.19% 많은 숫자다. 

 

편의점은 최근 점포를 늘리며 경쟁력을 강화해가는 모습이다. GS25가 신규 출점한 평균 점포 면적을 분석한 결과 2019년 62㎡에서 2023년 83㎡ 늘었다. 지난해 신규 출점한 CU의 165㎡ 이상 대형점포 수 또한 2.6배 증가한 300여개로 알려졌다. 

 

크기가 커진 만큼 판매할 수 있는 품목 수도 신선식품 취급 품목을 늘린다. 기존 규모가 작은 편의점은 상대적인 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은 국내에서도 가장 많은 점포 수를 가지고 있는 만큼 점포끼리의 경쟁도 심화하는 모양새"라며 "신선식품이 하나의 경쟁력으로 성장하는 지금 매장 규모 면에서 취급 품목이 적은 점포들은 자연스럽게 경쟁력을 상실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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