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산 날개로 생색낸 '교촌치킨'...더 입 찢어지는 까닭

정호 기자 / 기사승인 : 2025-08-28 17:00:58
  • -
  • +
  • 인쇄
폭염·AI로 오른 원재료 부담에 점보윙, 윙박스로 재단장 '마진 추구'
날개 수급난 속, 주력 메뉴 대체한 '윙박스'..."영업이익 상승 영향"

[메가경제=정호 기자] 교촌치킨이 국내산 원육을 태국산으로 대체한 '윙박스'를 두고 꼼수 인상을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더욱이 교촌치킨은 이에 대해 제대로 공고조차 하지 않았다. 소비자들은 결국 냉동된 원육을 사용한 치킨을 국내산 원재료를 사용한 제품 가격 대로 주고 사 먹은 셈이다. 특히 태국산 닭날개는 수입량 증가로 가격이 더 내려갈 것으로 보여, 교촌치킨의 영업이익률 증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교촌치킨 운영사 교촌애프앤비의 2분기 영업이익은 93억원으로 지난해 영업손실 99억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교촌치킨에 따르면 허니갈릭, 후라이드, 양념치킨 등 신메뉴의 시장 안착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내다봤다. 

 

▲ 윙 박스 제품 이미지.[사진=교촌치킨]

 

제품군의 확장 과정에서 원재료 부담을 줄이기 위한 시도를 엿볼 수 있는데 대표적인 제품이 지난 5월 출시된 '윙박스'다. 최대 30% 차이가 나는 원재료 비용 절감 효과가 커지며 본사인 교촌에프앤비의 흑자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 메뉴는 기존 교촌윙, 레드윙 등 국내 날개 부분육을 사용한 제품 대신 태국산을 사용했다. 기존 교촌치킨에서 태국산 닭 날개를 사용한 제품은 '점보윙'이 있었다. 이 윙박스를 리뉴얼한 배경에는 기존 교촌치킨에서 수급 불안과 국산 원재료 가격 인상 등 요인을 살펴볼 수 있다.

 

일단 국내산 원육 가격이 올랐는데,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조사 결과 지난달 육계 산지 가격은 1킬로그램(kg)당 1954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5% 급등했다. 8월에도 같은 중량 당 1800원 수준으로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알려져 원가 부담은 심화한 상황이다. 

 

부분육은 생닭보다 해체 과정이 필요해 인건비와 작업 부담이 크며, 중량 당 원재료 비용이 더 높아진다. 한국육계 협회 관계자는 "부분육은 여러 부위로 해체 작업이 필요해 인건비 비용 부담이 증가하고, 폭염과 전염병 등 환경적인 영향을 그대로 받는다"고 말했다. 

 

올해는 폭염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기승을 부리며 국내산 원육이 가격이 더 인상된 것으로 파악됐다. 소비자 가격을 봤을 때 비교적 비선호 부위인 닭 가슴살은 8월 기준 1만3600원으로 지난달 동기 1만4844원과 비교하면 9.15% 올랐다. 반면 윙 부위 가격은 1만6624원으로 지난해 1만6624원 대비 16.7%로 더 높은 오름폭을 기록했다. 

 

교촌치킨은 이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존 제품을 '신제품'으로 다시 재출시하며 효율화를 꾀한 것으로 해석된다. 점보윙 시리즈의 판매 가격은 1만9000원으로 판매되는 반면, 가격은 기존 윙 시리즈와 동일한 오리지널 2만2000원, 양념 제품 2만3000원으로 형성됐다. 

 

한 닭고기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내 부분육은 당일 도축된 제품을 냉장으로 유통하기에 오히려 원재료가 중요한 치킨의 맛에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더욱이 해당 제품의 출시가 별도 공지 없이 이뤄지면서, 소비자들은 기존 윙 제품인 줄 알고 구매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메뉴 전환에 대한 불만은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한 커뮤니티를 살펴 보면 "가격 올리면 민심 안 좋을 까봐 이렇게 가격을 전환한다", "이왕 이렇게 할 거 저렴한 원재료로 다 바꾸고 가격도 올려라", "저러면서 국산 닭값 올리면 같이 올릴 거냐?" 등 반응을 보였다. 


◆ 부분육 수급 불안 속, 태국산 닭날개로 '메뉴 전환' 

 

원재료 수급 불안에 대해서는 앞서 점주들의 불만도 제기됐다. 지난 5월 27일 교촌치킨 가맹점주들은 성남시 판교 교촌에프앤비 본사 앞에서 시위를 통해 원재료 수급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논란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아 교촌치킨의 원재료 공급률은 아직 50%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부분육을 사용한 경쟁 업체들도 증가하며 원재료 수급 불안 상황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국육계협회 관계자는 "다리, 날개, 순살 등만 계속 요청하면서 균형이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교촌치킨의 윙박스 출시에는 원육 수급 불안을 잠재우고 본사 마진을 늘리려는 본사의 속셈을 엿볼 수 있다. 이에 교촌치킨 관계자는 "윙박스를 제외한 메뉴는 전부 국내산을 사용한다"며 "태국산이라도 당사는 품질 규격 및 스펙에 대한 오차를 최소화하고 전체 공정을 고려하면 국내산 윙과 가격 차이는 거의 없으면 이익률도 태국산 제품이 오히려 국내산보다 10% 가량 낮다"고 말했다.  

 

여기서 살펴봐야 할 점이 국내산 대비 10% 이상 낮은 영업이익률이다. 닭 날개에 대한 원재료 비용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이며 수입산은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부분육 시세표.[사진=한국육계협회]

 

한국육계협회 부분육 현황을 살펴 보면 28일 기준 1kg 당 전체 닭날개 가격은 7032원으로 월초인 약 8000원 대비 감소 폭이 커지고 있다. 이 감소 폭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며 전년에도 9월 25일에서 27일을 제외하고 6000원에서 7000원 초반 대 가격을 형성했다. 

 

올해도 수입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가격이 내려간 것으로 보인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의 수출입 현황을 봤을 때 날개 부위가 7월까지 4407톤(t) 수입되며 지난해 동기 2906t 대비 34.06% 증가했다. 결국 원재료 비용 부담이 낮아질 것으로 풀이되는 까닭이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당장 소비자 가격으로도 윙봉 가격이 크게 인상되며 늘은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교촌치킨은 해외산 재료 사용을 결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결국 이윤은 회사 영업이익 개선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성수1지구 조합 “재입찰 한다”
[메가경제=이준 기자] 하반기 서울 강북권 최대 재개발 사업인 성수전략정비구역1지구(이하 ‘성수1지구’) 조합이 재입찰을 실시한다고 이달 6일 밝혔다. 성수1지구 조합은 이달 4일 대의원 회의에서 ‘기존 입찰지침 유지’ 결정에도 불구하고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대승적으로 입찰지침을 변경, 다수의 건설사들이 입찰에 참여토록 할 방침이다. 조합의 재입찰

2

KT&G 상상마당, 전자음악 주제 전시 ‘전율’ 개최
[메가경제=심영범 기자]KT&G는 상상마당 춘천 아트센터에서 오는 10월 19일까지 전자음악 장르의 전시회 ‘전율’을 진행한다고 5일 밝혔다. KT&G 상상마당 춘천은 관객들에게 다양한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음악을 주제로 한 전시회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에는 사운드 아티스트 4인의 작품이 공개됐으며, 전자음악 특유의

3

CJ CGV, 대학생 대외활동 ‘Campus Crew' 3기 성료
[메가경제=심영범 기자]CJ CGV는 대학생 대상 대외활동 프로그램인 ‘CGV Campus Crew(이하 ‘캠크루’)’ 3기 활동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고 5일 밝혔다. 캠크루는 CGV에 관심 있는 대학생을 선발해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 지난 2023년 1기를 시작으로 올해로 3기째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총 19명이 선발돼 한 달간 활동에 나섰다. 특히 지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